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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과 건강보험
조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세승)
[ 2016년 01월 17일 20시 00분 ]

질병의 진단 및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은 그 효능과 부작용 발생에 유전적·환경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제약사나 연구자들은 단일 국가에서 소수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던 관행에서 탈피해 최근에는 가능한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인종과 환경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2000년대 초반부터 개별 의료기관별로 다국적 제약사의 임상시험에 참여했으며, 2000년대 중반부터는 정부도 관심을 갖고 임상시험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수행되는 임상시험은 꾸준히 증가해 2010년대에는 연간 500건 이상이 수행되고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은 각종 검사를 포함한 진단 및 치료행위는 진료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야 하며 연구 목적으로는 불가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구 목적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조항도 있다.

 

그렇지만 임상시험의 경우 연구의 목적도 있지만 진단 또는 치료 목적을 겸하는 경우가 있음에도 건강보험 요양급여대상이 아닌 ‘연구 목적’의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즉 의료기관이 임상시험 피험자 대상 진료시 건강보험 적용여부를 적절하게 판단할 수 없고, 이로 인해 경우에 따라 임상시험 피험자 대상 진료임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에서의 임상시험 수행건수가 늘면서 피험자 수가 증가했고, 더불어 피험자 진료비용 규모 역시 늘어났음에도 ‘연구 목적’의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임상시험 관련 진료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이는 개별 의료기관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임상시험의 건강보험 적용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2015년 6월 30일자로 행정해석을 내렸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①임상시험 지정요건을 갖춘 기관이 ②영리가 아닌 연구, 리서치 등 학술적 목적으로 ③임상시험위원회의 승인과 환자의 동의를 받은 후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경우 ④시판 중인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에 한해 ⑤임상시험의 시험군과 대조군 환자의 통상적인 요양급여 비용 전체에 관해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위와 같은 요건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①신의료기술 평가대상이 되는 임상시험이나 ②임상시험 시험약을 제외한 외부 영리기관에 경제적 지원을 받은 경우는 건강보험 적용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임상시험 피험자 진료라고 해도 연구 목적 뿐만 아니라 진단 및 치료 목적일 경우가 있고, 임상시험과 무관한 진료행위 였음에도 피험자 대상 진료행위라는 이유만으로 환수가 될 우려가 있다.

 

더불어 관련 행정해석이 공지되지 전까지는 요양급여 대상이 아닌 ‘연구 목적’의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의료기관이 피험자 진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한 사례임에도 행정해석을 근거로 급여비용을 환수하는 사례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소지가 있음에도 임상시험 피험자 진료에 관한 급여비용 환수가 진행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임상시험 참여 의료기관들의 재정적 부담이 커질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국내 임상시험 여건이 악화돼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의 흐름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임상시험 피험자 진료라 하더라도 진단 및 치료의 목적인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하고, 행정해석이 나오기 전 진료행위에 관해서는 환수를 하지 않는 등 제도 운영의 유연성을 갖는게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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