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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 참석 산부인과 여의사 감정 복받쳐 '눈물'
"분만 관련 1인실·초음파 급여화에 산부인과 생존 좌우" 호소
[ 2016년 05월 27일 06시 10분 ]


한 산부인과 여의사가 방청석에서 분만의 어려움을 얘기하던 도중 감정이 겪해져 흐느낀다. 이제는 출구가 보일 법도 한데 어찌된 일인지 가면 갈수록 늪으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산부인과 의사들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정부 정책에 맞서지도 못한 채 이 여의사는 동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울음섞인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오는 9월 1일부터 분만 1인실 급여화를 통한 산모 부담 경감 정책이 시행되지만 정작 분만 병·의원 부담은 가중되고 산부인과 폐업률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의료계 내에선 암울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26일 의협 회관 3층 동아홀에서 개최한 ‘분만 관련 1인실 및 초음파 급여화 공청회’에서는 일련의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보는 의사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초음파 행위는 원래 비급여 항목으로 돼 있었으나 지난 2012년 10월 19일 제2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급여화가 의결됐다.


당시 초음파 급여화는 상병별 기준이 명확한 중증질환 필수 초음파 검사부터 단계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다가 그 중 산전초음파도 2016년 포함하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관행수가에 비해 너무 낮게 책정된 급여수준으로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재정 역시 추산 금액의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의료계 내 거부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결국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산모 초음파 검사 및 상급병실 급여화는 지난해 2월 3일 건정심을 통과했다.


의협 서인석 이사는 “초음파 급여화에 대해 전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이미 4대 중증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초음파 급여 수준이 정해져 있던 상황에서 오히려 미루다가 초음파 급여가 전체 질환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회고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산모 ‘쏠림’ 심화···소규모 산부인과 몰락 우려

하지만 김재유 산부인과의사회 의무이사는 “잘못된 정부 분만 관련 정책이 도무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며 “불가항력적 분만 사고에 대한 국가의 떠넘기기 방식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차별 선심성 무료 산전검사로 산부인과 경영이 악화됐고, 불가항력 의료사고 시 의사 부담은 30%로 정해놓으면서 압박감은 두배로 커졌다. 여기에 이번에는 1인실 상급 병실료까지 급여화시킨 것이다.

김재유 이사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제대로 된 출산정책 수립 없이 '짜깁기식' 생색내기 정책 남발의 예”라면서 “출산 환경이 파괴되고 산부인과 존폐 위기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만 시 상급병실을 급여화할 경우, 상급병원으로의 산모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무이사는 “소규모 산부인과 병의원의 몰락이 뻔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분만 환경의 악화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산모들의 1인실 수요를 더욱 촉발시킬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급여화 이전에 종별, 시설 및 지역 환경 등을 면밀히 파악 후 충분한 유예기간을 설정해 의료계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상급병실 차액은 분만 저수가로 인한 손실의 일정 부분을 상쇄하는 수단으로 상급병실료 급여화에 앞서 반드시 현실적인 수가 책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문 닫는 산부인과 그리고 고개 떨구는 산부인과 의사들


사실 1년에 43곳이 개업하면 96곳이 폐업을 하는 진료과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2013년 진료과목별 개업 대비 폐업 비율에서 산부인과는 무려 223.3%를 나타냈다.


일본이 10년간 25% 감소했던 속도의 2배로 분만실이 줄어들고 있는 대한민국 산부인과의 현 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산부인과의사회 이홍주 학술전문위원은 “의원급(30병상 미만)은 2001년 1161개의 분만요양 기관 중 45%에 이
르는 521곳이 지난 2007년 분만실을 폐쇄했다”고 언급했다.


그나마 산부인과 운영이 필수여서 종합전문병원은 2001년 43곳에서 2008년 43곳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위원은 전국 232개 시군구 중 46개 시군이 분만 취약지역(2013년 6월)으로 농어촌 산모의 합병증 발생률이 도시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문제는 분만 기피 현상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위원은 “지난 2004년 56.5%에서 2007년 62.3%로 5.8% 증가했다”며 “남성 산부인과 의원의 49.1%, 여성의
93.6%가 외래 환자만 진료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는 산부인과 전공의 감소 현상으로 직결됐다. 전국 107개 종합병원 야간 분만실 운영 현황을 보면 산부인과 전공의가 담당하는 비율은 32%에 그쳤다.


44%는 일부 경우에만 전공의가 담당했으며 24%는 간호사·조산사 등이 담당했다.


다만, 의협은 새로운 분류체계로 가장 먼저 급여화를 앞둔 산모초음파에 대해 오는 27일 예정된 총괄협의체에 참여해 어려운 개원가의 현실을 고려해 급여화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 서인석 보험이사는 “수가 수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상대가치체계상 관행가의 평균을 구할 때 하급 의료기관이 좀 더 높이 보상되는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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