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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영업사원 지향점 제시 ‘지식기부맨’
코오롱 손재현 과장
[ 2016년 12월 31일 08시 30분 ]

흔히들 제약사의 꽃은 영업사원이라고 한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영업사원이 제대로 일을 못한다면 좋은 매출을 낼 수 없다.

최근 청탁금지법(김영란법)으로 제약업계가 상당히 위축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제약사 영업사원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제약 영업사원 중 가장 유명한 코오롱제약의 손재현 과장[사진]을 만났다. 사실 그는 본명보다 필명이 더 유명하다. 그의 필명은 ‘한별’.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되길 꿈꾸는 청년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2006년 ‘코오롱제약’에 입사한 그는 10년 간 회사를 옮기는 일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 제약사가 아니기에 영업사원으로서 더 많은 역량을 드러낼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음으로 일하는 손재현 과장을 만나 최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제약회사 영업 방침이나 변화된 측면과 제약영업사원으로서의 자부심과 애환에 대해 들어봤다.
 

Q. 제약 관련 블로그 운영하는 이유는
제약영업 사원의 일상을 전하고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2013년 일기형식으로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점점 사람들이 모이며 ‘한별이의 제약영업 나눔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하루 방문자수는 3000명, 누적 220만명 정도다.
 

Q. ‘한별’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이유는
아무래도 개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약영업에 대한 실질적인 모습에 대해 글을 올리다 보니 필명을 사용하게 됐다. 이름에 큰 의미는 없지만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제약영업 분야에서 ‘하나의 별’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별’을 사용하게 됐다.
 

Q. ‘한별’이 본인임이 밝혀졌을 때 주변 반응은
처음에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주변에서 아무도 몰랐는데 책이 나오면서 점점 정체가 드러나며 초반에는 선배들에게 쓸 데 없는데 힘쓰지 말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는 말도 조금은 들었다. 그러나 곧 회사에서 TOP PERFORMER MR로 뽑혀 주변에서 특별히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 3개월 전에는 회사에서 블로그와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회사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줬다며 홍보 공로상까지 받았다.
 

Q. 취업준비생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이유
작지만 취업준비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도움이 되고 싶어 교류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글을 쓰다 보니 질문이 하루에도 20~30개씩 온다. 어떤 취업준비생이 ‘오프라인 모임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건의해 2013년 첫 모임을 가졌다. 첫 회에 50~60여명이 오는 등 성공적인 시작을 했다. 지금까지 40회 모임을 진행했고 대략 1300여명이 참여했다. 참여하는 사람 대부분은 취업준비생이고 영업 노하우를 알고 싶어 하는 신입 영업사원들도 있다. 매달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진행하는데 실제로 제약회사영업사원이 된 경우도 많고 코오롱제약 신입사원으로도 많이 들어왔다.
 

Q. 이직이 잦은 직종인데 코오롱제약에만 다녔다. 이유가 있나
코오롱제약은 내가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곳이기 때문이다. 신입사원부터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도록 선배, 팀장, 본부장 등 많은 좋은 분들이 계셨다. 또 다른 이유를 하나 찾는다면 지금의 아내를 코오롱제약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아내도 코오롱제약 영업사원이다. 사내커플이었는데 현재는 육아휴직 중이다.
 

Q. 일반적으로 하루 일정은
오전에 외래진료 시작 전 교수님과 면담을 하고 중간에는 외래가 시작되면 연구실·의국·약제과를 다닌다. 오전 외래 끝나면 다시 교수님과 면담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다. 오후 외래 시작 전후로 교수님들과 면담을 한다. 6~7시가 되면 공식적인 일정은 끝난다. 면담 때는 주로 제품 세부사항과 업무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Q. 본인만의 영업 노하우는


영업을 하려면 일단 고객과 가까워져야 한다.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품 세부사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친해지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어느 정도 친해지고 나서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훨씬 대화하기가 편하다. 블로그에 보면 제약영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사실 나만의 비법이라고 하기엔 누구나 다 하고 있는 영업방법이기도 하다.

Q. 청탁금지법 이후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워지지 않았나
이미 교수들과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어 딱히 어렵다는 느낌은 없다. 특히 개원의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 달라진 점이 없다. 그러나 종합병원에서는 방문 제품 설명 후 제공됐던 소액 판촉물, 간식도 받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제품설명회 조차 잡기가 쉽지 않아졌다. 아직까지 면담을 거절하는 교수님은 없었지만 외부 제품설명회를 합법적인 수준에서 진행하려고 해도 조심스러워 한다. 제품설명회를 통해 제품 홍보를 하고 싶은데 아직까지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아 제품설명회를 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병원 내에서만 만나서는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쉽지 않다. 새롭게 시작하는 영업사원은 아마 꽤나 어려움을 겪을 거다.
 

Q. 청탁금지법이 영업에 장점으로 작용하는지
모든 제약사가 동등한 영업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공격적 영업을 하는 제약사 제품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영업을 해 개인의 영업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Q. 청탁금지법 3·5·10 규정과 제도에 대한 생각은
식사 3만원을 제외하고 큰 어려움은 없다. 그동안은 약사법 기준으로 제품설명회 후 10만원의 식사가 가능했지만 1/3 수준으로 줄어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다. 선물이나 경조사 비용은 평소에 하는 수준이라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권해석이 각각 다르다는 점은 골칫거리다. 법 위반인지 애매모호한 부분이 여전히 많아 빨리 정확한 해석을 통해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Q. 청탁금지법 이후 캐쥬얼 복장의 영원사원도 있다고 들었는데
청탁금지법 시행 후 초기에는 캐쥬얼이나 세미 정장 스타일로 옷을 입는 영업사원들도 있었다. 10명 중 3명은 그랬던 것 같다. 각 회사별로 복장 규정을 ‘자율’로 바꾸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전부 정장을 입고 다닌다. 캐쥬얼이나 세미정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차피 아는 사람은 다 알기 때문에 캐쥬얼로 입는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사실 병원에서 제약영업사원이 교수를 만나 제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기 때문이다.
 

Q. 미국 제약사는 이미 비(非)대면 방식 영업을 진행하고 있고 국내도 일부 제약사가 활용하고 있는지
아직 시도해 보지는 않았지만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의사들과 제품에 대한 1:1 상담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약영업 사원 역할이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제 영업사원 모습도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다.
 

Q.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겠지만 꼭 묻고 싶다. 가장 좋은 의사와 가장 싫은 의사를 꼽는다면
가장 좋은 의사는 나를 업무적 관계가 아닌 인간적 관계로 대해주는 의사다. 현재 위치로 옮기기 전 양천구에서 10년 가까이 영업을 했는데 아직도 먼저 연락을 주시며 보고 싶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싫다고 표현할 수는 없고 조금 서운하거나 아쉬운 경우라면 아무래도 노력한 만큼 처방이 나오지 않았을 때다.
 

Q. 제약영업사원으로서 자부심과 애환은
단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의사에게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전달해 사용되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아무래도 영업사원이다 보니 갑과 을의 관계처럼 대우 받을 때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 어려움이 있다. 또한 실적에 대한 압박 역시 힘든 점이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나는 나의 직업으로 지식기부를 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취업준비생, 현직자들과 제약영업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계속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 업무적으로도 종합병원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싶고 앞으로 코오롱제약 관리자가 돼 리더로서의 역할도 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쓴 책에 가장 좋아하는 문구가 있다. ‘제약영업은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보물섬’이라고. 제약영업을 잘 모르고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제약영업 자체가 최악이 될 수도 있고 스트레스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제약영업은 보물섬 같은 존재고 실제로도 많은 보물을 안겨줬다. 제약영업에 도전하는 취업준비생이나 신입 영업사원들에게도 제약영업이 보물섬으로 다가 왔으면 좋겠다.

김진수기자 kim8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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