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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흐름 중단 느껴지는 ‘대한민국’
2016년 사실상 전무, 28번째 국산신약 출현 언제쯤
[ 2017년 01월 04일 11시 39분 ]

[기획 上]2016년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신약 허가는 단 한 건에 그치고 있다. 허가를 받은 약품도 ‘조건부 허가’이기 때문에 신약은 사실상 한 건도 없는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 허가된 국내 개발 신약은 한미약품의 ‘올리타정’ 단 한 건에 그쳤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올리타정은 3상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2상 자료만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조건부 허가’는 항암제나 희귀의약품 등 대체 불가능한 신약에 한해 시판 후 3상 임상시험을 조건으로 2상 단계 자료만으로 우선 허가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이마저도 임상중단 소식이 들리면서 2009년 이후 7년 만인 2016년은 국내 제약사의 독자 개발 신약이 한 건도 없는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5년에는 국내 개발 신약이 5건이나 허가됐다. ▲ 아셀렉스캡슐(크리스탈지노믹스) ▲자보란테정(동화약품) ▲ 시벡스트로정(동아에스티) ▲ 시벡스트로주(동아에스티) ▲ 슈가논정(동아에스티) 등이다.

신약뿐만 아니라 개량신약 허가도 예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8개 품목의 개량신약이 허가를 받았으나 2016년에는 10월 말까지 8개만 허가를 받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2015년 한미약품 기술 수출 성공 이후 국내 출시보다는 일단 해외시장부터 두드려 보자고 판단하는 제약사가 늘어나 임상 등 과정이 더 걸린다”면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대됐던 국산 신약, 연이은 임상 실패 ‘쓴맛’

지난해 한미약품은 ‘올리타’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임상시험 수행 과정에서 ‘중증피부 이상반응’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한 것 등이 이유다.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고무적인 치료 효과를 보였지만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예기치 못한 심각한 피부 독성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계약금 8500억 원에 향후 수익금도 기대되는 블록버스터급 기술수출이었기에 더욱 화제가 됐다.

녹십자도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 3상 중단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지금까지 4년 넘게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진행해 왔다.

2010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A형 치료제 그린진에프는 계획보다 지연된 임상기간, 투자 비용 증가, 출시 지연 등의 문제에 봉착했다. 사업성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유한양행도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인 YH14618 임상에서 쓴 맛을 봐야했다. YH14618의 적응증인 퇴행성디스크는 수술을 통해 증상을 완화했을 뿐,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었다.

안타깝게도 ‘YH14618’는 ‘통증완화’와 ‘디스크 재생’ 효과를 목표로 개발 중이었으나 임상 2상 결과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유한양행은 3분기까지 964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사 최대 매출 달성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매출의 적잖은 부분이 수입약품 유통으로 벌어들인 돈이다. 국내 1위 제약사가 판매 대행료만 남기는 의약품 도매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매출 2위인 녹십자의 경우 46.4%, 3위 종근당은 35.5%가 직접 개발하지 않은 도입 의약품 매출이다.

상위 11개 제약사 전체로 보면 3분기까지 매출 중 도입 약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4.7%나 된다.

3분기 누적 매출액 상위 20위 의약품에서 국내 회사의 제품은 동아제약의 자양강장제 박카스D가 유일했다. 순수 전문의약품으로 따지면 순위권에 국산 약이 없는 것이다.

119년 역사의 한국 제약산업이 지금까지 개발한 신약은 27개에 불과하다. 세계 시장에서 블록버스터급으로 성공한 신약은 하나도 없다.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LG생명과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가 올해 연 매출 500억원을 바라볼 뿐이다. 나머지 약품들의 매출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제약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 수출로 제약업계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잠시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신약 수출 무산과 늑장 공시를 둘러싼 악재가 겹치자 곧바로 시장은 싸늘하게 식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를 늘려 신약을 개발하겠다던 제약사들도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제약사별 연구개발비 증가·전문인력 확충

다행히 주요 제약 상장사의 연구개발 비용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 투자비용은 73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나 늘었다.

주요 상장 제약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기준으로 종근당이 전년 동기대비 연구개발 비용이 125억원 가량 늘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유한양행(96억원), 동아에스티(84억원), 녹십자(63억원), LG생명과학(59억원 증가), 대웅제약(55억원), 부광약품(40억원) 순으로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늘었다.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삼일제약은 간(肝) 전문 제약사 파마킹 사장을 역임한 곽의종 박사를 고문으로, 공석이던 중앙연구소장에는 이정민 박사를 영입했다.

곽의종 고문은 1979년 한독약품 개발부에서 시작해 1996년부터 SK케미칼의 수석연구원으로 국산 1호 신약 선플라 출시에 기여했으며 SK 케미칼 연구개발실장 등을 거친 연구개발 전문가다.

이정민 연구소장은 영진약품, 신일제약, 진양제약 등에서 천연물신약, 개량신약 등 의약품 개발에 20년간 전념했다.

신풍제약 역시 연구소장으로 주청 박사를 새롭게 영입했다. 신풍제약은 이번 영입으로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주 소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려대 의대 의과대학 신경약리학 수석연구원을 거친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 허혈성 뇌졸중 치료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인재다.

녹십자 계열 녹십자엠에스는 유전자진단 전문가 이찬효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이찬효 소장은 바이오니아 유전자진단연구소장을 거친 전문가로 녹십자엠에스에서 감염병 질병 진단, 혈당센서 기반 기술·제품 연구개발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제품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제약사들이 가장 먼저 느끼고 있다”며 “결국 R&D를 통한 의약품 개발에 힘을 쏟게 되는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백성주,김진수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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