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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3차기관 집중과 1차의료 질(質)"
이동욱 대한평의사회 대표
[ 2017년 05월 02일 08시 36분 ]

5월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각 후보 캠프 저마다 차기 의료정책을 내 놓고 있다.

현 시대는 모든 분야에서 생존이 아닌 삶의 질과 행복하고 아름다운 웰빙을 찾는 시대다. 또한 해외여행 2000만명 시대, 근로시간 단축, 삶의 질의 국민적인 욕구가 대두되는 시기다.

하지만 유독 한국의 의료분야는 철저한 사회주의 주장이 각 캠프마다 판을 치고 있다. 

물론, 사회주의 의료를 강제해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한 계층도 여전히 존재한다. 

반면, 웰빙시대에 내 몸과 가족이 최상의 치료, 최고의 치료를 받고 싶어하는 국민적 욕구도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으로 존중받아야 하고 발전돼야 할 시대적 과제다.
 

우리나라가 공산주의가 아닌 이상 기본적 식량 배급도 중요하지만 특별한 날, 호텔에서 스테이크를 먹고 싶은 국민적 욕구도 존중받아야 한다.
 

최근 환자단체 토론회에서 예방의학 L교수는 의료전달체계 붕괴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가지 주장을 한 바 있다.
 

1. 대다수 환자가 상당한 진료비와 시간을 들여 1차기관보다 상급종합병원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열망하고 원하는 것은 의료의 질이다. (2014년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의료서비스에 불만족한 이유는 비용문제가 25%였고 나머지 75%는 의료 질에 관한 불만족이었다)

2. 국민들은 1차의료기관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3차 의료기관으로 가는 것이다.

3. 그래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가 1차의료기관의 질을 높여야 한다.


한 마디로 이제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돈보다는 '의료의 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위 사례와 같은 L교수의 3차병원과 의료전달체계의 전제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첫째, 의료전달체계 확립이란 과연 무엇이고 왜 국가의료에서 필수적 과제인가. 1차 의료기관과 3차 의료기관이 특정 중환자 치료분야의 질경쟁을 하는 경쟁관계인가라고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의료전달체계란 1차,2차,3차 의료기관의 각각 국가의료에서 맡은 역할과 기능이 다른 것이고 3차의료기관은 중증환자 진료, 1차의료기관은 경증질환, 1차 환자 진료를 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다.


하지만 가벼운 경증환자조차 환자의 이기심과 무지에서 3차기관 외래로 몰리니 3차의료기관 본연의 중증환자의 진료차질과 국가의 의료전달체계 자체가 붕괴돼 결국 국가의료제도의 근간이 무너진다는 것이 현재 의료전달체계문제의 본질이다.
 

상식적으로 내가 경증질환인지 반드시 3차병원에서 진료해야만 하는 중증질환인지 판단은 일반 국민이 아니라 전문가인 의사가 당연히 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국민의 선택권이 왜 거론돼야 하는가. 이 대목에서 선택권의 주장은 의사를 원천적으로 못 믿을 존재라는 비이성적 주장과 국민의 무지와 이기심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포퓰리즘 이다.

 

수 십 년간 위암수술만 해 온 대학병원 교수가 위암 이외 일반적 1차 진료분야에 대해 수 십년 간 해 온 1차의료기관 의사보다 진료수준이 더 높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단지 자신의 주진료분야를 다른 의사보다 더 아는 것이지 의학의 모든 분야를 질 높게 폭넓게 잘 알 것이라는 것은 매우 잘못된 편견이다.
 

특정 분야 전문의가 1차의료 모든 분야에서 일반의보다 진료 수준이 높을 것이라는 잘못된 사회 편견과 2류 의사로 남을 수 없다는 의대 졸업생들의 울며 겨자 먹기식 지원과 대학병원의 값싼 노동력의 경영상 사유 때문에 1차의료기관 의사의 80%가 전문의라는 의료인력양성 제도의 왜곡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에 맞는 2년의 1차의료의사 (General physician) 양성제도 도입이 외면되고 있다.


다양하고 가벼운 1차 질환을 보게 되는 동네병원 외과의사와 위암 수술 한 가지만 잘 하면 '명의'라는 소리를 듣는 3차 병원 외과의사가 4년간 획일적 수련과정을 강요받는 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 일이다.
 

사람 중심이 아닌 3차 병원의 경영상 필요와 저수가 극복을 위한 값싼 인력 수요의 공급 입장에서 운용되고 있는 현재의 잘못된 수련제도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국가적 손실이며 현재의 의료전달체계를 더욱 왜곡시키고 있고 그 비효율성이 심각하다.
 

최근 저수가에서 기인한 3차병원 대리수술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역시 저수가에서 기인한 3차병원의 비의사 PA의 무면허 의료행위와 의사면허를 딴 지 1~2년된 전공의들의 '졸음' 진료가 1차의료기관에서 수십년 진료한 의사보다 의료의 질이 높다는 막연한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의료의 질을 주장하면서 3차병원에서 경영상 사유로 이뤄지고 있는 비의사 PA에 의한 무면허 의료행위 방치와 전공의 노동력 착취 수준의 졸음진료가 아닌 수가를 높여 양질의 전문의를 더 많이 뽑아야 한다는 상식적인 주장이 왜 시민단체 토론회에서는 나오지 않는 것일까.
 

1차 진료의사의 80%가 전문의라는 기현상, 3차병원의 경영이라는 왜곡된 목적의 수련제도, 값싸고 질좋은 의료라는 OECD 최저의 원가 이하 수가라는 허상 모두 시기상조의 논의가 아니다.

2000만명 해외여행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그 동안 국민을 속여온 획일화된 의료제도 허상에 대한 전면적 수술이 필요하다.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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