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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피할 곳 없다. 일차의료 무조건 살려야”
변태섭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現 울산시의사회장)
[ 2017년 05월 15일 06시 00분 ]

울산에서 서울까지, 또 서울에서 울산까지 이동시간만 왕복 5시간이 넘는다. 모든 일정을 완벽하게 소화하려고 하니 5월은 한달 내내 하루 24시간이 빠듯하다 못해 부족하다. 그렇다고 피곤할 틈도 없다. 전국 동네의원들의 아쉬운 한숨을 안도의 한숨으로 전환시켜야 하는 중차대한 업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처녀 출전이라는 부담감은 크지만 베테랑보다 더 치열하고 철저한 논리도 맞서겠다는 각오다.


최근 데일리메디는 대한의사협회 변태섭 수가협상단장(現 울산시의사회장)[사진]과 만나 5월16일부터 5월31일까지 진행되는 ‘2018년 수가협상’의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다.
 

변태섭 단장은 “준비는 철저하게 하고 있다. 누구나 공감하는 일차의료 중요성 대비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대응 논리를 충분히 갖췄다”고 밝혔다.


이어 “말뿐인 일차의료 살리기는 끝내야 한다. 보험자도 진정성을 갖고 일차의료의 역할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야 할 때다. 동네의원들은 한발자국만 더 내딛으면 낭떨어지다. 의료서비스 질 하락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의협은 타 공급자단체보다 일찌감치 변태섭 단장을 중심으로 수가협상단을 꾸렸고, 이미 3월말부터 수가협상을 대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수차례 수가협상을 경험해 온 베테랑이 아니고 첫 협상에 들어가는 소위 ‘신입’이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변 단장은 “물론 경험자가 아니니까.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고 미리 알아둬야 할 부분도 많다. 그렇다고 미숙한 수가협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고 강력한 논리를 구축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번 수가협상은 2015년 대비 2016년 진료비 인상률 11.4%라는 수치가 나와 공급자 측에는 불리한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이 이뤄져 내년부터 2조3000억원의 재정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보험자 측 주장에 맞서야 한다.


이와 관련 변 단장은 “전체 요양기관의 진료비 인상률이 11.4%로 제시됐지만, 의원은 6.9% 수준이다. 평균보다 매우 낮은 진료비 인상이 이뤄졌다는 결론이다. 전반적으로 어렵겠지만, 그게 의원에 통용되는 근거는 아니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부과체계 개편으로 인한 재정손실을 주장하는 보험자 측 의견을 수용하기는 어렵다. 본질적으로 의료전달체계 속에서 일차의료의 역할을 강화해야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의원은 전체 진료비 중 점유율이 19.5%에 불과하다. 원가에 근거한 적정수가를 보전해 주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언급했다. 


특히 “지난해 의원급 진료비 평균이 2만3619원으로, 병원급은 10만5828원 대비 약 5배가 낮다. 고령화, 만성질환의 해결사 역할을 원하면서 이러한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다”라고 진단했다. 

변 단장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보건의료 공약에도 일차의료 살리기와 적정수가 보장이라는 가치가 설정됐다. 사회적으로도 인식된 문제인 만큼 이번 수가협상은 전년대비 더 큰 폭의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의미한 수가협상 공방전, 올해 기점으로 변화할 것”


수가협상은 무의미한 협상을 7~8차 동안 이어가다 5월31일 자정을 기점으로 마무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5월 중순부터 약 2주 동안 공급자와 보험자는 서로의 패를 숨긴채 분위기를 살피다 마지막날 릴레이 협상을 거쳐 수가인상율을 확인한 후,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으로 끝난다. 


그간 무의미한 ‘간 보기’ 협상을 없애고 실질적 협상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는 모습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변 단장은 “건보공단 협상단과의 첫 상견례에서 이 문제에 대해 건의했다. 본질적 협상이 아닌 인사치례로 끝나는 협상 절차가 너무 길어 제대로 된 고민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보험자 측에서 환산지수 연구보고서 중간보고 결과를 수가협상에 앞서 공개해 애초에 추가소요재정(벤딩, bending)을 알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벤딩 폭이 사전에 공개되면 공급자 단체 간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미리 수치를 알고 대응하는 것이 진정한 협상이 될 것이라는 것에 이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아쉽게도 이번 협상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협상기간 동안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건보공단도 현재와 같은 협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은 갖고 있다. 2019년 수가협상부터는 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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