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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고령화 감당 못해 한국 의료 붕괴”
"현 의료체계는 급증 노인진료 대응 불가능, 20년 멈춘 의료계획 재설계 시급"
[ 2017년 05월 24일 05시 31분 ]

급증하는 노인의료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는 인식하고 있는데 실질적인 대안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 시점, 고령화 대응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병원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20년간 중지됐던 의료계획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복지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의료비 효율적 관리방안(연구책임자 이규식)’ 연구에 따르면 "현행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할 경우 고령화 대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경고가 담겼다.


그 근거는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 중 외래는 2005년 6784억원에서 2015년 2조5431억원으로, 입원비는 1조9634억에서 9조691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중 75세 이상 노인 의료비는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고 있는데 현 병원 중심의 의료체계를 유지한다면 2030년대에는 사회 모든 자원을 노인들의 병원 뒷바라지에 쏟아 부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이를 관리하기 위한 큰 틀의 의료계획도 수립하지 않아 일선 의료기관과 의료공급에 대한 견해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향후 의료난민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의료서비스 가격을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공급자와 협의 및 결정(사실상은 정부가 결정)함에도 불구하고 ‘공공성이 강한 사적 재화’로 간주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구조 탓에 의료기관은 생존하기 위한 과잉 진료와 같은 공급행태가 일반화되고, 경쟁 병원에 이기기 위해 큰 효과도 없는 장비를 구입하는 등 국가 전체 의료비를 낭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의료기관 판단과 국가 전체가 필요로 하는 병상 수가 차이나기 때문에 급성기 병상뿐만 아니라 만성기 병상도 남아도는 등 불필요한 과잉이 초래된다. 


여기서 제시된 대안이 바로 20여 년 유지된 의료계획을 다시 설계 및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도 사회의료보험 보험을 도입하면서 소극적이지만 전반적인 국민건강 관련 보건의료계획을 수립해 의료자원이나 재정에 대한 설계를 진행했다.


사회의료보험은 지난 1977년 제4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하던 해 도입됐는데, 이 당시부터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중 하나로 제7차 5개년 계획 때까지 지속됐다.


그러나 7차 계획기간 중 세계화가 대두돼 정부 계획과 세계화라는 글로벌 시장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1995년 모든 정부계획을 폐기하면서 보건의료에 대한 부문계획도 사라진 상태다.  

병원 중심 아닌 지역사회 및 일차의료 기반 의료 확충


보고서는 “현 병원 중심체계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의 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계획이 만들어져야 급증하는 노인의료비 등 고령화를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서비스 제공이라는 방향을 분명히 하고, 건강증진을 포함한 공중보건에 대한 계획을 의료계획에 포함시켜 ‘국민들이 건강한 가운데 장수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큰 틀에서 일차의료, 급성기의료, 재가 및 지역사회서비스가 중심 축을 이루고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지속적 연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유럽에서는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 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료와 사회서비스를 통합(integrated health and social care)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연계,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역사회 통합의료 핵심 역할은 일차의료기관과 일차의사가 해야 하므로 그 숫자가 많아져야 할 뿐만 아니라 가정전문의 수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럽 국가들의 경우, 일차의사의 자격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면허만 취득한 사람으로 하지 않고 2~3년의 실습 교육을 시키는 것도 모두 이와 같은 이유에서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지역사회 중심으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차의사 양성 방법부터 개선해 가정전문의로 전환하든가, 아니면 임상 수련을 최소 2년간 요구해 만성질병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차의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개업 전문의 숫자는 크게 줄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일차의사 증가와 전문의 감축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당장 판단할 수 없다. 정부가 의료계획을 수립해 지금부터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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