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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대책과 분만 전문의 기피 대한민국
김성미 기자
[ 2017년 06월 16일 18시 00분 ]

[수첩]정부가 '초저출산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자문기획위원회는 지난 6월8일 초저출산 문제를 국가재난적 위기로 진단하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주문했다.
 

인구절벽 위기는 눈앞에 다가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저출산 대책에 100조원을 투입했지만 아기 울음 소리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63만5000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2000명으로 급감했다.


지난 해 출생아 수는 40만6000명으로 떨어졌다. 올해 1~3월 3개월 동안의 출생아 수는 9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2%나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신생아 수는 35~36만명 수준으로 40만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출산 문제 해결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중점을 뒀던 공약이다. 국정자문기획위원회는 일자리 창출, 주거 지원, 보육·교육 지원 대책 등 사회 구조와 문화를 개혁하는 과감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져가는 우리나라 분만 인프라다.

저출산 해소책으로 출생률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아이를 안전하게 낳을 곳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늘고 있는데, 고위험 임신 관련 전공을 택하는 의사는 한 해 20명 정도에 불과하다. 


분만기관 수 역시 2004년 1311곳에서 2015년 619곳으로 10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산부인과 개업 대 폐업 비율은 2013년 1대 2.23으로 폐업이 2배 이상 많고, 전국 228개 시·군·구 중 분만기관이 전무한 곳이 무려 56곳에 달한다.


분만기피 현상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사명감만으로 버틸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24시간 응급 대기를 하려면 운영비가 상당하다. 하지만 분만 수가는 31만원으로, OECD 평균의 20%에 불과하다. 분만 1건 당 위험수가도 2만6000원에 그친다.


법적 분쟁에 대한 부담은 더하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료분쟁 사건에서 10억원 이상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민사책임도 모자라 '인천 자궁 내 태아사망 금고형 판결' 처럼 태아를 살려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사로 전과자로 낙인 찍혀 사회에서 격리되는 상황에까지 내몰린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의료분쟁 자동조정 개시로 의료소송 위험이 높아지면서 분만 기피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쯤 되면 젊은 의사들이 분만을 포기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2001년 270명이었던 신규 배출 전문의가 2016년 96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서울 유명 대학병원의 산부인과 교수는 답답함을 토로한다. 그는 "요즘 아이들 받는 교수들 연령대가 매우 높다. 그리고 밑으로 내려가면 여교수 몇명 있는데 그나마 이 명맥도 제대로 유지될 지 모른다"며 매우 착잡해 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분만 기피를 부추기는 규제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다. 산부인과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분만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실을 지켜야 태아가 안전하게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분만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저출산 대책은 사실상 절름발이 해법에 불과하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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