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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환영 - ‘파격 문재인 케어’ - 의료계 반발
증세 촉발·이해 당사자 미흡한 보상 등 불안 요소 수두룩
[ 2017년 08월 10일 05시 37분 ]
결국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직접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국민 의료비 절감이라는 큰 방향성과 함께 이를 실현시킬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내용만으로는 파격에 가깝다. 역대 정부가 추진해 온 점진적 보장성 강화의 틀을 깨는 정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건강보험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이번 보장성 강화 대책의 핵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병원비 걱정없는 든든한 나라를 실현시킬 야심작이라는 평가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어 반길 일이지만 의료기관들로써는 여간 걱정이 아니다. 그동안 늘 보장성 강화로 인한 희생을 강요 받아왔던 만큼 새 정부가 제시한 정책을 대하는 분위기는 우려감이 가득이다. 물론 정부는 향후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의 반감을 감안하면 험로가 예상된다.

<사진제공 청와대>
 
전면 급여화의 함정
 
앞서 언급했듯 이번 보장성 강화 대책의 핵심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미용, 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건강보험이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모든 비급여가 급여권에 편입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 보장률이 100%가 돼야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향후 건강보험 보장률은 70% 정도로 상향 조정된다. 정부가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인 보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전면 급여화의 함정에는 예비급여라는 항목이 존재한다. 모든 비급여를 일괄 급여화 하는 게 아니라 진입 여부를 따져 보는 중간단계를 둔 셈이다.
 
비용 효과성이 떨어지는 비급여는 본인부담률을 3090%까지 차등해 예비급여로 적용하고, 35년 후 평가해 급여 편입 예비급여 잔류 퇴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새 정부가 제시한 전면 급여화에는 의약품이 빠져 있다. 약제비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전면적인 급여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판단이다.
 
결국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문구는 허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다.
 
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건강보험 체제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모든 비급여를 보장해 주는 것으로 오인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시행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이 다소 경감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비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식의 현혹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두루뭉술한 보상 방안
 
이번에 공개된 정책 대부분은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담겨 있다. ‘국민 의료비 절감이라는 또렷한 명제 하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도 제시됐다.
 
반면 이 정책들을 직접 수행해야 하는 의료공급자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빈약한 수준이다. 그나마 제시된 방안도 두루뭉술한 표현이 전부다.
 
그동안 진행됐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면면에는 의료계의 희생이 자리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실제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급여화 과정에서 관행수가는 무시되기 일쑤였고, 시술의 횟수나 치료재료의 개수 제한 등이 어김없이 되풀이 됐다.
 
정부는 급여화로 인한 빈도수 증가가 의료기관 손실을 보전해 줄 것이란 논리로 설득했지만 의료기관들의 반응은 늘 냉담했다.
 
이번 보장성 강화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비급여가 의료기관들의 수익 보전으로 활용됐던 현실 등을 감안해 적정한 수준에서 수가를 책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적정 수준에 대한 시각 차가 워낙 큰 만큼 전면 급여화 과정에서 의료계의 반발이 적잖을 것이란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보장성 강화에 따른 의료기관 보상책으로 내놓은 방안이 의료질 평가 지원금 강화, 재정 절감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 기존과 유사한 수준이다.
<사진제공 청와대>
 
험난한 분류 작업
 
예비급여 추진 대상은 초음파와 디스크수술 등 의료행위 800여개와 치료재료 3000여개 등 총 3800개에 달한다.
 
정부는 이들 비급여 중 전문가 의견과 국민참여위원회 등을 통해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급여화 일정 등을 설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1년에 1000개씩 향후 4년에 걸쳐 의학적 비급여의 옥석 가리기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빈도가 높은 MRI와 초음파는 별도 로드맵을 마련했다. MRI는 디스크를 시작으로 복부, 염증성질환에 이르기까지 단계적 급여화가 진행된다.
 
초음파 역시 심장과 흉부질환부터 급여화를 시작해 갑상선, 근골격계질환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 설정됐다.
 
하지만 MRI와 초음파를 제외한 나머지 비급여의 경우 각 진료과와 직능 등에 따라 관점이 워낙 상이해 급여화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가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그 판단 기준이 입장에 따라 갈릴 수 있어 진료과 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병원계 한 관계자는 스텐트 급여화 등 보장성 강화 과정에서 진료과 간 갈등이 초래된 사례는 수 없이 많았다“3800개의 급여화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급여 풍선효과 덫
 
규제는 늘 또 다른 전략을 수반한다. 정부가 사실상 비급여 원천봉쇄에 나선 만큼 일각에서는 또 다른 비급여 양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즉 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러한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신포괄수가제 적용 의료기관 확대 카드를 꺼내 들어다.
 
신포괄수가제는 환자가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 발생한 진료비를 묶어 미리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기관별 비급여 총량 관리에 효과적이다.
 
현재 공공의료기관 42곳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 수가제를 향후 200개 이상으로 늘려 새로운 비급여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실제 신포괄수가제는 7개 질병군에 적용되는 포괄수가제와 달리 의료기관 자율 참여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기관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적정 수가 보전과 함께 비급여 감축 목표를 달성한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유인책을 내놨지만 포괄수가에 대한 의료계의 반감 정서는 여전한 상황이다.
 
또한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한 항목이 새로운 비급여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급여로 편입시키고, 남용 우려가 있는 경우 제한적 실시를 원칙화 한다는 계획 역시 풍선효과 억제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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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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