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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회 미국당뇨병학회를 다녀와서~
전 숙 교수(경희대학병원 내분비내과)
[ 2017년 08월 11일 19시 20분 ]

“당뇨병 중요성 더 많이 알려, 시민들 자발적 참여 활성화 유도”


매년 6월초 개최되는 미국당뇨병학회(ADA)가 지난 6월 9일~1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다. 필자는 내분비내과 의사에 입문한 이후 운 좋게도 거의 매년 ADA에 참석해 공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미국당뇨병학회는 전세계 당뇨병 연구자 및 의료진, 산업체,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모여 당뇨병과 관련된 최신 지견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가장 대표적인 학술대회다.

금년에도 다양한 신약 개발 결과와 심혈관질환에 대한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1형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돼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병아리 의사로서 이 엄청난 규모의 학회에 처음 참석했을 때는 전세계 연구자들이 발표하는 새로운 연구결과에 놀라면서 자극을 받았다.

또한 다양한 병태생리 기전의 발견과 이런 새로운 기전에 근거한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 및 새로운 첨단 기기의 개발을 접하면서 “이제 당뇨병 치료는 정말 수준이 높아 지겠구나!”라고 막연한 기대를 한 적도 잠시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또한 필자가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과 진료실에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과연 우리가 당뇨병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되는지, 과연 우리의 당뇨병 관리 시스템은 적절한지, 그리고 우리가 하고 있는 연구들은 진정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부족함을 점점 더 절실히 느끼게 됐다.

그러던 참에 이번 ADA에서 듣게 된 회장 알빈 파워 교수의 강연은 진정으로 공감을 불러 일으킨 내용이었기에 소개한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파워 회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당뇨병과 관련된 많은 연구들, 새로운 약제와 첨단 시스템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당뇨병은 여전히 증가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환자들의 혈당관리도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처한 진정한 상황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고 공개(disclosure)했다.

1. 우리는 1형 당뇨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2. 우리는 2형 당뇨병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
3.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유형의 당뇨병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4. 우리는 고혈당을 현명하게 분류할 수 없다.
5. 우리는 지속적 체중감소 또는 행동변화요법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다.
6. 당뇨병 관련 연구의 지원은 문제 범위와 일치하지 않는다.
7. 임상적 관리상태는 종종 부적절하고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파워 회장은 “당뇨병 치료를 위한 ‘Diabetes Ecosystem’을 제안하면서 당뇨병 환자를 중심으로 친구, 가족, 지역사회 및 전문가 집단이 지원 및 소통을 하고 더 크게는 경제/정책적 부분, 산업기관, 공공기관 및 학술연구기관이 서로 소통과 협업을 통해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ADA 학회의 정책적 계획도 발표했는데 “새로운 발견을 위한 협업을 추진하고,계획이 아닌 사람에 대한 충분한 지원 및 당뇨병과 관련된 올바른 정보를 알릴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료·연구 매진하면서 환자·사회와 소통 확대”

그는 “이런 목적을 위해 당뇨병 관련 여러 연구자, 의료진, 종사자들 모두가 당뇨병 지지자(advocate)로서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한 걸음 더 밖으로 나아가 환자와 지역사회와 소통해서 당뇨병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자발적 참여와 연구를 위한 지원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워 회장은 이런 노력들이 현재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최근 우리나라 당뇨병학회도 이런 고민들을 바탕으로 환자, 지역사회, 공공기관 및 산업체와의 협업, 홍보, 교류 등을 시도하고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업무를 개인이 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개개인이 모인 집단은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당뇨병을 진료하고 연구하는 한 개인으로서 지금까지 이런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반성의 시간이자 좀더 소통하고 참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복잡 다단한 현대사회는 소통과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대이다. 특히 적극적인 참여와 우리의 주장을 밖으로 표현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당뇨병을 진료하는 의료진 및 연구자로서 묵묵히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만약 당뇨병 지지자로서 한발을 내딛는 다면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좀 더 큰 영향력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자주 갖고자 한다.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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