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12월14일thu
로그인 | 회원가입
OFF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심평원이 암환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네이버면역항암카페 김태준 운영자
[ 2017년 09월 04일 05시 20분 ]

“낭떠러지 앞이다. 살려면 어떤 끈이라도 잡고 몸을 지탱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끈을 잡았다. 잘 버틸 수 있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질지 그건 아직 확실치 않다. 물론 선택권은 없다. 버텨주길 바라는 간절한 바람으로 끈을 잡아보는 것이 낭떠러지 앞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결정이다.”


4기 이상의 말기 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를 선택하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위 에비던스(evidence. 근거)나 오남용, 그리고 부작용은 이들에게 추후 문제다. 생과 사의 영역에서 버티고 싶은 마음이 클 뿐이다. 적어도 면역항암제 급여화 이전, 비용적 부담은 컸지만 선택은 가능했다. 끈을 잡고 싶다면 잡을 수 있는 기회는 존재했다. 시간이 지나 건강보험을 통해 제도적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결정이 났고 많은 환자들은 기뻐했다. 그런데 그 제도적 혜택은 일정범위 내에서만 적용했고 그 선 안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에게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잡고 싶던 끈은 바람에 휩쓸려 너무 멀리 가버렸다.


“제도가 환자들의 벼랑 끝 희망 꺽지 말아야”


면역항암제 오프라벨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나름의 조치를 통해 기존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예외적 조항을 만들어놨지만, 실제 환자들이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은 판이하게 달랐다. 신규 환자 진입 통로 역시 매우 좁았다. 시간이 부족한 환자들과 가족들은 숨 막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인 김태준[사진]씨의 일상은 지난 8월21일 기점으로 무너져 내렸다. 그날은 면역항암제의 일반원칙과 비소세포폐암의 급여 고시 확정안이 결정된 날이다.


환자 일부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대신 기존의 다른 암환자들은 병원에서 투약을 거절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의 딸도, 그가 운영하는 카페의 회원 중 여러 명이 급여 적응증에서 벗어났고 제도적 희생양이 됐음을 직접 경험했다.


네이버면역항암카페 운영자로 인터뷰로 나선 그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핸드폰을 올려놓고 음성파일을 틀었다.


“원칙적으로 오프라벨은 금지됐다. 우리 병원은 적응증 외 처방은 내릴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기 때문에 더 물어봐도 처방은 불가능함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올해까지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원칙은 그게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이는 김태준씨가 某병원에 면역항암제 처방 관련 문의를 했고 이에 대해 간호사가 대한 답변을 한 내용이다. 실질적으로 이 병원에서 만큼은 면역항암제 오프라벨 거부 지침이 결정됐음이 증명됐다.


김태준씨는 “녹취된 한 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회원들이 병원에서 처방 거부를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급여 후, 적응증을 벗어난 환자들에게 억울한 상황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환자 선택권은 없어졌다. 사망자가 발생할 것만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통상 면역항암제를 맞는 환자들은 2~3주 기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급여화 이전에는 이 관리가 가능했는데, 급여화 이후 병원에서 처방을 해주지 않으니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생명과 직결된 주사로 느껴지는 면역항암제이기에 그 고통은 더 크다.


김씨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허과초과 의약품 관리를 한다면서 일선 병원을 압박하고 있다. 유예기간을 설정했고 그런 일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장은 그렇지 않다. 왜 적응증 외 환자들이 눈물 속에서 버텨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프라벨 처방 시에는 건강보험 재정이 별도로 들어가지 않고 고가 약가를 그대로 지불하고 있는데, 급여약제가 됐으니 관리를 하겠다며 굳이 오프라벨 영역에 개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다. 


그는 “면역항암제 처방 관련 긍정적인 병원과 교수도 있겠지만 급여 이후 오프라벨 처방은 꺼려하고 기피하는 교수들이 대부분이다. 더 이상 처방 받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 환자들에게는 금기증이 아닌 이상 무조건 처방하고 차후 보고하도록 제도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암 치료를 못하게 해서 죽이던, 메디컬 푸어를 만들어 죽이던 심평원은 우리 암환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이게 인권유린이 아니고 무엇인가. 조금 더 살겠다고 자비로 맞겠다는 치료도 못하게 하는 것이 절차에 묶인 대한민국 의료 현실이다”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권역별 처방기관 설정 시급 


김태준씨는 “면역항암제를 맞고 있다가 중지된 경우는 시급하게 생명과 직결된 상황이므로 권역별로 처방이 가능한 기관을 설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급여등재와 심사까지 도맡고 있는 심평원 주도로 리스트를 꾸려달라는 것이다. 비급여 영역이긴 하지만 심평원으로 인해 처방이 거부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책임을 지고 환자들을 살려달라는 간곡한 바람이다.


그는 “얼마 전, 심평원 약제관리실과의 미팅에서 처방을 거부한 병원을 알려주면 조치를 취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과연 쉽게 해결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국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환자들이 편하게 병원을 갈 수 있도록 명단을 만들어야 한다. 이 방법만이 지금 상황에서는 유일한 해결책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수장은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심평원은 아프고 억울한 국민들에게 행정적 권한을 휘둘러 갑질을 하고 있다. 심평원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 조만간 청와대에 찾아가 이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얻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됐음에도 이를 규정 및 절차 상 문제로 회피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면역항암제 오프라벨 논란, 제한적 허용 가닥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양철우 교수(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 국무총리상
고려대학교, 의무기획처장 박종웅 교수(정형외과)·연구교학처장 오상철 교수(혈액종양내과)
강릉아산병원, 저소득층 자녀 교복비 1000만원
이기열 교수(고대안산병원 영상의학과), IWPFI(국제폐기능영상의학회) 한국 대표위원
대한남자간호사회 제2대 손인석회장 취임
질병관리본부 은성호 기획조정부장·나성웅 긴급상황센터장 外
조석구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한국실험혈액학회 초대회장 취임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 혜정장학회 기금 12억 출연
광동제약 김영목 상무 外
SK케미칼 김훈 Life Science Biz. VAX사업부문 CTO 外
이기형 고대의료원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선임
성재훈·이호준 교수(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 우수구연학술상
최우철 서울베스트안과 원장 장인상
변종인 소아과 의사 부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