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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 아닌 예외적용 요청도 '거부'
醫, 개정 필요성 주장···복지부 “의료계, 유리한지 숙고해봐야"
[ 2017년 09월 14일 10시 23분 ]

의료계의 숙원 사업인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개선 방안이 제안됐다. 이전에는 당연지정제 폐지를 주장했다면, 이번에는 예외를 두자는 것이 골자인데 정부는 반대 입장이 요지부동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수 연구조정실장은 13일 의협회관에서 개최된 ‘비급여 진료 의료기관의 당연지정제 예외 허용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당연지정제는 지난 2000년과 2012년에 폐지를 위한 헌법소원이 제기된 바 있지만 헌재에서 합헌 결정이 났다.


당시 헌재에서 당연지정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근거는 비급여 진료의 존재. 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요양기관 당연지정이 돼 있지만, 비급여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한 일명 문재인케어를 발표했고, 의협 추무진 회장도 “미용과 성형 분야에서 당연지정제 예외 적용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히면서 당연지정제에 대한 재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김 실장도 현실적인 입장에서 당연지정제 폐지를 위한 헌법소원을 또다시 제기하기 보다는 예외적용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현재 전국민 건강보험 하에서 당연지정제 폐지에 따른 의료기관의 실질적, 현실적 이득이 없다”며 “결국 목적은 현 조항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법적·제도적으로 예외 허용을 두자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공개됐다. 국공립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은 당연지정을 하되, 미용과 성형 등 보험진료를 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당연지정 적용에서 제외하자는 것이다.
 

김 실장은 “현재도 성형외과 등 비급여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은 사실상 요양기관에서 제외돼 있다”며 “여기에 요양기관 지정을 거부하는 특정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한시적 예외를 위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요양급여의 포지티브 시스템 전환 ▲단일보험자체제 재논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의사와 국민의 선택권 부여 등이 실행방안으로 제안됐다.
 

문재인케어가 획일적 의료수가를 강제한다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조계의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세승의 현두륜 변호사는 “비급여의 전면 폐지로 획일적 진료수가가 강제돼 의료기술 발전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없게 된다면, 위헌의 여지가 높다고 볼 수 있다”며 “나아가 당연지정제에 예외를 허용한다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연지정제 예외 허용 추진이 실효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을지대 예방의학교실 장석용 교수는 “비급여를 주로 시행하는 진료과에 당연지정제 예외를 허용해달라는 것은 위헌 소지가 낮은 영역에서 당연지정제 예외 적용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는 사실 국민의 선택권 제한이 없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선택적으로 당연지정제 예외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입법이 이뤄질지 현실적으로 의문”이라며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의협은 국민의 권리부터 염두에 두고 의사의 직업수행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당연지정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의료계에서도 당연지정제 폐지가 유리한지에 대한 입장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추진단 비급여관리팀장은 “당연지정제를 폐지하는 것은 결국 계약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인데 정부는 분명히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당연지정제 폐지 시 사적 시장이 팽창될 수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기관 솎아내기가 발생할 수 있는데 두 가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손 팀장은 “당연지정제 폐지가 의료계에 유리한지 의료계 내부에서 자문을 해봤으면 좋겠다”며 “당연지정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이 개정돼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 측면에서는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연지정제 폐지 및 예외 적용 주장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반대하는 측면서 제기된데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손 팀장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반대해 당연지정제 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너무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다면 그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게 낫지, 당연지정제 폐기 주장은 어려운 접근법”이라고 말해 수용할 수 없음을 재확했다.

정승원기자 origi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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