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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의 강력한 비리근절 행보 아쉬움
박근빈 기자
[ 2017년 10월 10일 15시 12분 ]

[수첩]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비리 근절과 함께 청렴도 향상이라는 숙제를 풀어야만 하는 공공기관이다.
 

타 기관 대비 특정 사안에 대한 권한이나 정보력이 있기에 심평원 임직원들에게 유혹의 손길이 잦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그간 골프접대나 금품수수 등 비리 사건에 연루된 사례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유관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비교되는 청렴도 평가에서 드러난다. 건보공단은 최상위 1등급을 받았지만, 심평원은 3등급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청렴도 등급은 알게 모르게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게 됐고 심평원은 이의 향상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특히 심평원 조재국 상임감사의 청렴도 향상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감사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가장 강력한 한방은 급여기준실과 약제관리실 임직원들의 주식계좌 등 금융투자정보를 반기별로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개정한 것이다.


그 이유는 급여기준실과 약제관리실 업무 특성 상 의약품이나 치료재료 급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신속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별도의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문제가 존재한다는 판단에서다.


‘미연에 의혹의 고리를 끊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해석된다. 공공기관 직원들에 대한 청렴도 및 윤리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시기이기에 바람직한 행보라는 평가다.   


여기에 놓치지 말아야 할 영역도 존재한다. 그간 심평원 급여기준실, 약제관리실에서 발생했던 문제는 임직원들이 아니라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는 상근 심사위원 등 2년간 계약직 형태로 근무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올초 C제약사와 H제약사와 연루돼 급여결정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 받았던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인물들도 바로 이 영역에 있었다. 과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들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결국 심평원 임직원 행동강령에 머무르지 말고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심사위원 행동강령을 개정해야 본질적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애초 대다수 심평원 직원은 근무하면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투자를 하는 행위 등이 불가능한 상태다. 행동강령이 바뀌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직원은 “각 위원회에 참여하는 외부 인력풀이나 상근 또는 비상근 심사위원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조항을 만드는 것이 우선일 수도 있는데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심평원 직원들이 아쉬움을 드러내는 것은 심사위원들과 달리 이미 가혹한 인사발령이 있었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초 약제관리실에 근무하던 모 부장은 갑작스럽게 인사발령이 난지 열흘도 되지 않아 외부기관 파견교육을 받으러 가게 됐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진 것은 배우자가 직무 관련성이 있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컨설팅회사를 운영,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지 모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장은 배우자 업체와 비리 사건 등에 연루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기관으로서는 혹시나 모를 의혹을 사전적으로 차단했다는 것이다. 


당시 심평원 내부적으로 ‘별도 고민 없이 인사를 해놓고 잘못도 없는 직원에 대한 징계적 조치가 취해진 것’이라는 비판적 의견이 우세했다.


물론 심평원 직원과 외부 인력, 그리고 잠깐 근무했다가 나가는 위원들을 향해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본질적 원인을 파악해 해결해고자 한다면, 그 원인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심평원의 비리근절 드라이브는 강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핵심을 건드리지 않고 주변부만 두드린다면 그 의지와는 다르게 다른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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