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11월25일sat
로그인 | 회원가입
OFF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병원 직원의 가족·지인 소개, 의료법상 허용될까
정혜림 변호사(법무법인 세승)
[ 2017년 10월 23일 09시 17분 ]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의료기관에 소속된 직원이 그 가족 또는 지인을 소개해 진료를 받게 하고, 의료기관은 직원의 가족에게 본인부담금을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 위 의료기관 또는 직원의 행위를 환자의 소개·알선·유인 또는 이를 사주하는 행위로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는 의료법이 금지한 환자 유인 또는 사주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한 법원 판결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A의료기관은 소속 직원의 가족 등 지인에게 병원을 홍보하기 위해 속칭 ‘지인진료보기’라는 행사를 계획했다. 특정일을 지정, 직원으로 하여금 가족 등 지인을 데려오게 하는 환자 유치 행사를 몇 차례 진행했고, 직원별로 소개한 환자수를 전산으로 관리, 직원의 가족은 병원 진료비 감면 규정을 이용하여 본인부담금을 감면해 줬다.

A의료기관의 행사에 대해 검찰은 A의료기관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및 병원장 등 경영진 3인을 공동피고인으로 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직원들로 하여금 환자를 유인하도록 사주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A의료기관이 직원, 그 가족, 관련 협력업체, 부설 대학교 직원과 그 가족 등에게 본인부담금 감면 혜택을 정한 진료비 감면규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점, 실제로 다른 대형병원 등에서도 복지차원에서 직원과 그 가족, 협력병의원 등의 직원과 그 가족에게 본인부담금 감면 혜택을 정한 경우가 있는데 이와 같은 복리 목적의 감면 규정을 둔 경우에는 의료법이 금지하는 본인부담금 감면행위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도 별다른 제제를 가하고 있지 않는 점, 이 사건 각 유치행사 당일의 요양급여비의 청구 규모가 평소 2배 또는 그 이하로 진료 횟수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크지 않은 점, A 의료기관의 경영진인 피고인들이 위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본인부담금을 면제하면서 그 조건으로 다른 환자의 유치를 부탁했다는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이 같은 행위는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고는 1심과 2심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의료법이 규정한 환자유인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는 의료기관 주위에서 환자 유치를 둘러싸고 금품수수와 같은 비리 발생 및 의료기관 사이의 불합리한 과당경쟁을 방지하려는 데 있다.

다만 의료기관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이상 소비자인 환자들에게의 접근을 완전히 봉쇄할 수는 없으므로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으로 하여금 광고는 할 수 있도록 했고, 동법 제56조에 허위 또는 과장 광고 금지를 규정하여 환자 유치과정에서의 위법행위는 상당부분 동조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케 했다.

 
즉 의료기관과 의료인은 원칙적으로 환자 유치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 ‘유인’과 ‘유치’ 행위를 명확하게 구분 짓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법원 역시 “행위 과정에서 환자 또는 행위자에게 금품이 제공되거나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인이라 할 수 없다”고 원칙적인 기준을 판시하며 사안에 따라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령 이 같은 사안에서도 A의료기관의 유치행사 당일의 요양급여비를 청구한 금액이 평소보다 몇 배에 달해 그 증가폭이 크고, 위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족이나 지인을 많이 소개한 직원에게 경제적 포상을 하거나 인사고과에 유리하게 반영하는 등 직원에게 영리추구의 동기를 부여하였더라면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개별적·구체적 사안의 해석에 따라 위법성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보니 결국 실질적인 당사자인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은 경쟁 기관의 진정·민원 제기 및 유관 행정기관의 판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A의료기관처럼 적법한 환자 유치행위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지된 유인행위로 해석돼 뜻하지 않게 법정다툼까지 벌이는 고초를 겪게 된다.

 
의료법 위반과 관련된 유관행정기관의 판단으로 인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얻는 행정적·경제적 불이익은 절대 가볍지 않다.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환자 유인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 행위이므로 규제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형벌 법규의 지나친 확장해석을 통한 부당한 규제는 지양돼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은 시행하고자 하는 환자 유치행위가 의료소비자인 환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등 의료시장 질서를 해할 수 있는 행위인지에 대한 법적인 고려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국립암센터 원장 이은숙 박사
상계백병원 연구부원장 고경수·소화기병센터장 신원창
박재현 교수(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아시아심폐마취학회 차기회장
김지택 교수(중앙대병원 안과), 美안과학회 최우수 학술상(포스터)
하나로내과의원, 충남대병원 발전기금 5000만원
임학 고신대복음병원장, 한국 월드비전 고액 후원자 모임 '비전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임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미국내분비학회 잡지 JCEM 편집위원 위촉
박민현 교수(성바오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미국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 국제학술상
김상훈 제주한라병원 부원장,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표창
국립중앙의료원 진범식 감염병센터장, 대통령 표창
서울시의사회 제16회 한미참의료인상, 강성웅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사랑의교회 봉사팀
박용주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 모친상
전철수 前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모친상
민유홍 교수(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장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