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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국내 첫 '생체 폐이식술' 성공
폐부전으로 심장까지 멈췄던 20살 딸에게 부모 폐 일부 이식
[ 2017년 11월 15일 14시 53분 ]


서울아산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체 폐이식 수술을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은 지난달 말기 폐부전으로 폐의 기능을 모두 잃은 오화진(20·여)씨에게 아버지 오승택(55)씨의 오른쪽 폐의 아래부분과 어머니 김해영(49·여)씨의 왼쪽 폐의 아래부분을 떼어 이식해주는 생체 폐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건강하게 회복중이라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번 생체 폐이식 성공이 뇌사자 폐이식을 기다리는 300여 명의 말기 폐부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장기이식센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뇌사자의 폐를 기증받기 위해 대기하는 평균적인 기간이 1,456일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뇌사자 폐이식 대기자 68명 중 절반에 가까운 32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게다가 국내 장기이식법에 따르면 생체 폐이식 진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지난 8월 병원 임상연구심의위원회와 의료윤리위원회를 정식 개최하고, 대한흉부외과학회, 대한이식학회에 의료윤리적 검토를 의뢰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또한 정부기관과 국회,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 대한이식학회에 보고해 화진씨를 위한 생체 폐이식 수술의 불가피성을 한 단계씩 설득했다.


지난달 21일 화진씨와 부모에게 실시된 생체 폐이식은 성공, 화진씨는 중환자실 집중치료를 받아 수술 후 6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떼고 지난 6일 일반병동으로 옮겨지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폐의 일부를 기증했던 화진씨의 부모도 수술 후 6일 만에 퇴원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오화진씨는 "수술 전(前) 숨이 차서 세 걸음조차 걷기 힘든 상황에서 부모님과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라며 "수술 후 6일 만에 처음으로 의식이 돌아온 날이 마침 생일날이었고,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감격과 감사한 생각만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승택씨는 "기약 없는 이식 대기기간 중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몰라 매일이 지옥 같았으나 수술 후 천천히 숨 쉬는 연습을 하면서 다시 건강을 찾고 있는 딸의 모습을 보니 꿈만 같다"고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박승일 교수는 "생체 폐이식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해서 기쁘게 생각한다. 뇌사자 폐이식을 기다리다 상태가 악화돼 사망하는 환자들, 특히 소아환자들에게 또 다른 치료방법을 제시한 중요한 수술"이라며 "기증자 폐엽 절제는 폐암 절제수술의 경험으로 흔히 시행되는 안전성이 보장된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생체 폐이식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일본은 1년, 3년, 5년 생존율이 각각 93%, 85%, 75%로 국제심폐이식학회의 폐이식 생존율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생체 폐이식 수술의 의학적 안전성을 인정받아 생체 폐이식이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


생체 폐이식은 1993년 미국에서 처음 시행된 후 201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400례 이상 보고되고 있으며, 이번 수술에 참관해서 조언해준 일본의 히로시 다떼(Hiroshi Date) 교수는 생체 폐이식 수술을 연간 평균적으로 10건 이상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1998년부터 2011년 사이에 시행된 생체 폐이식의 5년 생존율이 88.8% 수준이다.

김민우기자 kircheis8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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