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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미국 임상시험기관 방문 느낌
이윤희 ㈜KCRP 대표
[ 2017년 12월 08일 18시 15분 ]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보고에 따르면 전(全) 세계 임상시험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2.4% 성장, 570억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미국이 시장점유율 28%로 1위이며 이어 독일, 영국, 캐나다, 스페인, 중국, 프랑스, 한국 순이다. 최근 수년간 한국의 임상시험 관련 제도 개선과 함께 임상시험 관계자들의 윤리의식도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에 대한 편견은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 특히 임상시험의 부정적인 사례만을 부각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다양한 관점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임상시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다양한 수준의 기관들이 연계돼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코디네이터를 임상시험실시기관에 파견하는 SMO(Site Management Organization)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관련법이 개정되어 SMO가 설립되고 있다. 또한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는 전 세계 25만 명의 중증 질환자들이 활동하는 미국 내 커뮤니티로써 이곳에선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임상시험을 조직하고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법률에 저촉될 우려 때문에 적용이 어려운 모델이라고 한다.

 
미국의 임상시험 현황을 궁금해 하던 차에 충북대학교 의생명과학경영융합대학원에서 해외인턴십 과정에 지원해 한 달 동안 미국의 임상시험 현장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CIM(Coalition of Inclusive medicine) 임상연구소는 한국에는 없는 형태의 임상시험 실시기관 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책임자와 임상시험 수탁기관이 파트너십을 맺어 설립한 기관이다.

미국의 경우 비싼 의료보험이나 체류문제 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들에게 검사와 치료약을 제공해주는 임상시험은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는 희망이 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규모가 큰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이루어지며, 일차 진료기관이 임상시험에 참여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일차 진료기관의 임상시험 참여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일차 진료기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기관에서 임상시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해당 기관의 인턴쉽 관리자는 처방권을 가진 간호사로 시험담당자(Sub-investigators)이자 임상시험 코디네이터였다. 국내에서는 시험담당자가 의사로 한정돼 있지만 미국에서는 Nurse Practitioner제도에 따라 가능하다.

코디네이터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고, sub-investigator로서 연구를 관리하고 있었다. 최근 국내에서는 간호사의 처우 개선에 대한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임상시험 코디네이터의 경우도 ‘임상시험의 꽃’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그에 비해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코디네이터 직무만족도 역시 임상시험의 질(質)과 연결되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경력 개발과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에서는 연구코디네이터에게 주어지지 않는 범위의 권한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외국계 임상시험 수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도 방문했는데,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다른 형태로도 운영되고 있었다. 보통 CRO는 제약사 임상시험을 대행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이 기관은 병원내에 위치하며 CRO 역할 뿐만 아니라 환자 선별검사도 함께 담당하는 스크리닝 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었다. 임상시험 자원자를 검사해 기준에 맞으면 연구에 등록하고 병원의 연구책임자와 코디네이터에게 연결해주고 있었다. 
 
환자로부터 받는 임상시험 동의서도 한국에선 의사만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는 데 비해 해당 기관에서는 자격 검증을 통해 스페셜리스트가 동의서를 받는 것이 가능했다.

센터의 전문가에 따르면 의사들은 임상시험에 대해 환자에게 자세하게 설명해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 이러한 전문가의 개입을 통해 임상시험 효율을 높이고 대상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임상시험 절차도 Clean system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자적으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 동의서를 받을 때 페이지마다 인식된 바코드를 통해 모든 활동과 시간이 기록된다. 검사를 진행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미국의 경우 현재 임상시험에서 전자동의서를 활용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아직 임상시험 전자동의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전자동의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련법령 개정과 가이드라인 마련 등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센터에서는 지역사회에 동참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중 주말에 각 병원 의료진들과 자원자들이 모여 진행하는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이 활동에 의대를 지원하는 자원자들이 많이 참여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에선 학업 성적보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의사로 성장할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가 의대생을 뽑는 기준이라고 한다. 희망자에 한해 임상시험 참여 동의서를 받고 추가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미국에서의 체험 기간은 한국의 임상시험과 비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국내와 국외 임상시험 관련법과 규정이 다르지만, 국내에 없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비롯해 새로운 형태의 임상시험 관련 기관, 임상시험과 관련된 새로운 직종과 역할, 전자동의, 일차진료기관의 임상시험 참여 등 제도적으로 다른 부분을 보면서 미래 한국의 임상시험이 어떻게 변화할까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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