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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사건과 우리의 문제
고재우기자
[ 2017년 12월 30일 07시 25분 ]

[수첩]'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쳤다'면 황망한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의 연이은 죽음은 전(全) 국민의 공분을 샀다. 더욱이 해당 병원은 최근 몇 년간 부실한 감염·위생관리로 도마위에 올랐던 터였다.


가장 최근 병원에서 있었던 논란은 ‘벌레 수액’ 파문이었다. 지난 7월 요로감염으로 입원한 생후 5개월 된 영아에게 병원은 날벌레가 있는 수액을 투여했다.

논란은 이대목동병원 정혜원 원장까지 나서서 사과할 정도로 회자됐으나, 이후 열린 이화여자대학교 이사회에서는 해당 사안에 대해 심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게 벌레 수액 논란은 별 일 아니었던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대응은 더 가관이다. 인증원은 의료법 제58조에 근거하고, 보건복지부(복지부) 장관이 인증을 위해 필요하다고 정한 업무를 위탁 받아 수행하는 인증전담기관이다. 벌레 수액 파문 당시 인증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와는 별도로 병원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현장 조사가 9월에 있었으니, 벌레 수액 파문이 있은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신생아가 사망한 것이다.


더욱이 인증원은 인증평가 항목 ▲의료기구 관련 감염관리 규정 ▲감염예방 및 관리 프로그램 운영 ▲신생아실 감염관리 등에서 병원에 대해 모두 ‘우수 등급’을 줬고, 이의 효력은 오는 2019년 2월 8일까지 유효하다.

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3명에서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프룬디’ 감염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감염관리에 대한 인증평가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복지부도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복지부는 얼마전 ‘제3기 상급종합병원’ 선정 결과 발표했다. 애초 병원은 제2기(2015~2017년)부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고, 제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복지부는 부랴부랴 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보류했다. 의료계는 “그동안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랐던 이대목동병원에 대해 복지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 ‘이대목동병원들’은 많다. 허술한 감염관리는 규모가 되는 종합병원을 비롯해 중소병원을 가리지 않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종합병원과 중소병원에 황색포도상구균, 수퍼 박테리아 감염, 녹농균, 그람양성균 항균제 내성률 등은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할 수록 적자가 쌓이는 신생아 중환자실, 일부 주요 대학병원을 제외한 대다수 중소병원 간호인력 부족, 그리고 어김없이 늘 제기되는 원가 이하의 의료 수가 등 모두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그동안 꾸준히 지적됐던 사안이다.

문제가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한 직무 유기가 급기야 아직 피워보지도 못한 신생아 4명의 사망으로 이어진 처참한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이제는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고재우기자 k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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