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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곳곳 ‘난항’
치과 제외 전국 10개기관 ‘정규직 전환 현황’ 전수조사
[ 2018년 01월 10일 06시 18분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Zero’ 원칙이 탄력을 받고 있다.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국립대병원들도 정부의 방침을 따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고용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상시·지속 업무 ▲생명·안전업무 등은 정규직이나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

반면 전환 예외사유로는 ▲휴직·파견 등 휴직 대체 근무 ▲고도의 전문직 ▲국고보조사업 중 한시적인 공모사업 등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기를 제시 하기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1단계로 내년 상반기까지 기간제근로자를 무기계약직·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단계로는 내년 안에 파견·용역 근로자의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을 완료할 방침이다.

국립대학교병원들은 표면적으로 정부의 방침을 따를 계획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비정규직 전환 범위, 기획 재정부(기재부)로부터 정원(TO) 확보,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예산지원은 얼마나 이뤄질 것인지 등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부와 국립대병원 간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관련 회의는 지난 9월 중순께 진행된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5개 국립대병원 노조가 속해 있는 공공운수노조는 “정부와 국립대병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무기계약직’ 전환은 또 다른 비정규직 양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용부의 가이드라인이 비정규직-정규직 전환사업에 노조의 참여를 전제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당장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기간제근로자 정규직 전환사업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데일리메디는 치과 병원을 제외한 10개 국립대 병원의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사업 현황을 전수 조사
하고, 사업의 쟁점을 분석 했다. 단 분석결과가 다소 민감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기때문에 조사결과는 익명 으로 처리함을 알린다.

비정규직-정규직 전환사업 핵심 ‘전심위'···노조 참여는 ‘두 곳’ 불과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 (전심위)’를 통해 이뤄진다. 고용부는 전심위를 통해 비정규직의 규모, 고용형태, 근로조건 등을 정하도록 했다. 비정규직 전환 규모를 정하는 곳이기 때문에 전심위는 전환 사업의 ‘키(Key)’를 쥐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교육부가 참여한 ‘공공병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정규직 전환 대상 여부(범위), 세부적인 채용방식과 절차 등을 노사 공동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요컨대 노조의 참여 없이 기간제근로자의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은 어려운 것이다.


10개 대학병원 중 전심위를 구성한 곳은 9곳이다. 표면적으로 기간제근로자의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전심위에 노조가 참여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환범위 등 전심위의 결론이 나오면 전심위 회의록 검토 등을 통해 노조의 참여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부의 가이드라인에도 ‘전심위 운영방식에 근로자 대표 등 의견수렴’을 규정하고 있다.

전심위에서 기간제근로자 전환범위, 근로조건 등이 나오더라도 ‘노조가 참여하지 않은’ 전심위에서 나온 결과가 대표성을 가지기 어렵다. ‘노조와 협의 중에 있다’고 알려온 병원 두 곳에서도 노조가 전심위에 불참한 가운데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형태·예산 등 뇌관···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


전심위에 저조한 노조참여율과는 별도로 고용형태·예산 등도 기간제근로자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사업의 뇌관이다. 앞서 상술했듯, 공공운수노조는 무기계약직을 사실상 ‘비정규직’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10개 대학병원들 중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기계약직만을 고려하고 있는 곳은 2곳, 무기계약직+정규직의 혼합으로 전환계획을 가진 곳은 4곳, 미정인 곳도 4곳으로 확인됐다.

 

예산도 문제다.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드는 ‘추가 예산이 들지 않는다’고 답한 곳은 한 곳에 불과했다. 세 곳은 추가예산이 필요하다고 했고, 아직 검토하지 못한 곳도 5곳에 달했다. 한 곳은 예산 등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전환사업에 ‘추가예산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병원은 적게는 4억원에서부터 많게는 30억원의 추가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산규모의 차이는 병원규모에 따라 상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0억원으로 예상한 병원은 기간제근로자 전환 이후 호봉 승급 등을 고려할 때 필요예산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봤다. 적자가 일상인 국립대병원에게 30억원은 큰 액수일 수밖에 없다.

‘정부지원을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곳은 다섯 곳이었다. 무응답의 경우에는 국립대병원이기 때문에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 탓으로 보인다.

또 기간제근로자 전환에 따른 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교육부는 시설비 등에 대한 지원만 하고, 인건비는 병원 자체에서 운용한다.

그러나 교육부는 “예외적으로 기간제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른 비용지원을 고려했으나, 병원 측에서 요청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기재부에 예산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병원들은 “교육부와 예산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단 기재부에 TO를 요청(인원 증원)할 것이라고 응답한 병원은 여덟 곳이다. 기타 공공기관인 병원의 인원 증원은 기재부 소관이다.

병원들 “기간제근로자 전환 기간 내 파견·용역 근로자 전환 어려울 것”

특기할 만한 사실은 병원들이 노조가 참여하는 전심위 구성·고용형태·예산문제 등 문제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말로 예정된 기간제근로자 전환기한을 준수할 것이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몇몇 병원관계자들은 “기본적으로 국립대병원은 기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정부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문제는 기간제근로자 전환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파견·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다수 병원들은 내년까지로 예정된 파견·용역 근로자 전환사업이 현재 진행 중인 기간제근로자 전환사업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의 원인으로 병원은 ▲인건비 부담 ▲노조와 협상 어려움 ▲직군 및 직급체계 신설의 어려움 등을 들었다.

설문에 참여한 A병원은 “기간제 뿐만 아니라 파견·용역 근로자도 정규직화에 따른 인건비 전액과 정규직 전환에 따른 TO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B병원도 “인건비 등 예산지원이 없는 한 정규직 전환은 어렵다”고 했다.

C병원은 “인건비 과다 소요로 인한 병원의 적자경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몇몇 병원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범위 등 ‘정부의 명확한 지침’을 요구하기도 했다. D병원은 “정규직 전환 범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고용부의 가이드라인과는 별도로 교육부의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국가계약직은 국가보조금 사업, 이를테면 임상 실험센터나 의생명연구원 등 정부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계약직이고, 고용주도 중앙정부다. 그런데 국가사업이 진행 됨에 따라 계약이 연장되는 경우가 생겼고, 일선에서는 이들을 전환대상자에포함해야 하는지를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고재우기자 k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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