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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제이(以夷制夷) 정부에 속수무책 의료계"
전국의대교수協 신동천 회장
[ 2018년 01월 22일 12시 23분 ]

수 년 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회비 납부 거부’ 운동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염증을 느낀 의과대학 교수들이 고심 끝에 이 같은 선택을 했을 때는 “그래도 바뀌겠지”라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고 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신동천 회장[사진]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사실상 불발로 돌아갔지만 의료전달체계 논의를 비롯해 최근 대한의사협회의 행보에 아쉬움이 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실 의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제35대 주수호 회장이 재임했던 지난 2013년부터 세계의사회 재정기획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세계의사회에서 의협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평가되면서 비록 대학에 몸담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교수라는 직역 보다는 대한민국의 ‘의사’로서 관심을 기울였다.


신 회장은 “대다수 스승들이 그러하겠지만 내 제자들 만큼은 모두 잘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교육 현장에 서 있다”며 “나 역시 제자들이 동네병원, 2차 의료기관, 나아가 3차 의료기관에서 의사 본분을 다해주길 바랬다”고 회고했다.

"상급종합병원-개원의 커지는 간극, 결국 부메랑될 것"


일부에서는 대학에 있으니 개원가 의사들을 어떻게 이해하겠냐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지만 의협에서 일을 할 때도 기본 생각은 "대한민국 의료는 개원의들이 잘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서울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비율이 40%대에 육박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기형적인 의료전달체계로 치달은 실정이다.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이 20%대로 급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 회장은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잘라 말하며 “대학병원이 돈을 많이 벌 수 밖에 없는 구조, 경영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는 구조는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이번 정부와의 의료전달체계 개편 논의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의료계 내부에서 진통이 극심하다.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일차의료기관과의 간극은 물론이고 개원의들 사이에서도 진료과별로 나뉘어져 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신 회장은 “문재인 케어 가운데 보장성 강화를 두고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어떠한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지 묻고 싶다”며 “정부와의 협상이 그야말로 산으로 가고 있다”고 탄식했다.


정부가 이이제이(以夷制夷) 방법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섰지만 의료계는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의협이 개원의 단체 대변한다면 지지 힘들어"
 

신 회장은 “문재인 케어의 어떠한 부분이 가장 문제인지 명확하게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전달체계 개선 만이 유일한 답인데 보장성 강화와 한 데 섞여 혼란스러움의 극치”라고 표현했다.


물론, 현재 ‘문재인 케어’에서 제시하고 있는 보장성 강화를 비롯해 의료전달체계 확립, 비급여 감소 등 주요 정책들에 대해 총론적으로는 공감한다고 전제했다.


일부 개원의들 의견이 과도하게 반영된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신 회장은 “내과계 개원의들과 상급종합병원 외래의 업무 중복은 해결해야 할 문제이나 단순히 상급종합병원에서 하지 않아도 될 진료를 하는 경우, 환자 본인부담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의료기관전달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은 본질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에 내 놓을 카드가 없는 실정이라고 봐야 한다. 스스로 의사들끼리 머리를 맞대도 모자랄 판에 내부 갈등만 증폭되고 있으니 이제는 의료계 종주단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현재 집행부가 편향적인 정책에만 동요하고 의료계에 걸림돌이 되는 행보만 계속한다면 더 이상 희망은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제도를 논의하거나 정책을 수립할 때는 좀 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의료계 내 모든 이해관계 기관에 충분한 이해와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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