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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설립 취지와 다르게 운영”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 2018년 01월 26일 06시 02분 ]

문재인 케어 설계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추진으로 국내 의료체계 근간이 뒤바뀌는 상황 속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책임지는 수장의 역할을 맡게된 것이다. 의약분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설립 등 보건의료계에 굵직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현장에 있었고 국회의원 경험도 있기 때문에 기관 장으로서의 무게감을 유지하며 소신대로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지금도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차대한 변화의 시기에 놓여있다. 국민들 기대감과 의료계의 우려가 공존하는 시기,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비용절감 위해 수가 깍지 않고 적정수가 보장 의료서비스 정상화 모색"

25일 서울 마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난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사진]은 첫 간담회임이 무색할 정도로 예민한 주제에도 거침없이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건보공단-심평원 역할론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심평원 설립이 타당한지를 고민하던 당시 시민단체를 설득해 심평원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던 일이 기억난다”고 밝혔다. 


그는 “건보공단이 하는 업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재판소 기능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쉽게 말해 요양기관에 돈을 주는 건보공단이 심사까지 하면 의료계가 수긍을 안할테니, 제3자 성격의 기관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사와 평가가 권위있는 판단이 되길 바랬다. 마치 대법원의 판례처럼 쌓여 급여를 관리해 나가는 판단기구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애초 설계에서 벗어난 측면이 있다. 지금 심평원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심사와 평가 자체로 권위가 있어야 하는데 점점 의료계가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게다가 재판소 영역이 아닌 수가나 약가를 설정하는 기능까지 부여받으면서 입법과 사법기능의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이사장은 “다만, 여러 문제가 있다고 해서 기능을 재조정하자는 식의 발언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신중한 논의를 거쳐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혀 양측 기관의 관계 설정 등이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다.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 설립 억제 기조 철학은 여전히 유효


김 이사장은 그간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의 의료 질(質)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과잉공급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줄곧 피력한 바 있다. 의료전달체계 유지를 위해서는 의료이용량만 늘리는 소규모 병원급의 역할을 억제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발언으로 일부 병원계로부터 공분을 사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 기조는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이사장은 “300병상 이하 억제 등의 내용은 지속적으로 고민한 결과였으며, 지금도 그 생각과 다르지 않다.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 설립을 제한하는 등 입법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영역과 건보공단 이사장의 업무와는 거리감이 있어 발언을 최대한 조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직접적인 주장을 펼치긴 어려울 것이다. 공적 영역에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보건복지 인프라, 의료전달체계 등의 연구 중 하나로 관련 내용이 포함될 수 있을 수는 있다”고 답변했다.


문재인 케어는 합리적 수가 인상 등 의료계에도 좋을 수 있어


“건보공단과 의료계 사이에 일정한 긴장관계는 있어야 한다. 바람직하고 필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쳐서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순기능적 갈등관계 수준이 아니다.”


김 이사장은 “갈등의 원인은 낮은 수가, 가혹한 심사 문제가 있다. 문재인 케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급여를 급여화하면서 낮은 수가를 올려주는 등 급여항목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수가가 원가+α면 의료계와 싸울 일이 훨씬 줄어들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의료계에 만연한 비합리적인 수가가 사라지고 합리적 수가로 변화하는 것이 바로 문 케어라는 주장이다.


김 이사장은 “문 케어 등 변화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의 두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과정을 넘어서고 합리적으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야 갈등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수가를 깍아 내리는 관점이 아니라 적정수가를 보장해야 의료서비스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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