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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방심 않고 대형참사 막은 세브란스병원
재난 대응 매뉴얼 기반 정기훈련 성과, 일사분란 행동 환자 피해 '제로'
[ 2018년 02월 06일 05시 07분 ]
사진제공: 연합뉴스
 
재난 대응 매뉴얼과 정기적인 화재훈련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화마를 막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마음 놓고 있었을 주말 아침에 벌어진 화재임에도 불구, 직원들이 300여 명의 환자를 자력 대피시킨 것은 병원 측의 재난 대응이 일사분란 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방재안전관리 권위자인 연세대 조원철 명예교수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사람이나 기관이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다했다”고 5일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화재 발생이 최초로 확인된 시점은 지난 3일 오전 7시 56분께이고, 발화 지점은 본관 3층 건물 우측 5번 게이트 천장이었다.
 
병원 매뉴얼에는 ‘최초 목격자가 “불이야”하고 주변에 화재사실을 알린 후 방재센터로 신고해야 하며, 소방서로 동시에 연락을 취하고 주변에 화재를 전파 한다“고 돼 있다.
 
매뉴얼이 제대로 이행됨에 따라 8시 4분께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고, 환자·보호자 등 300여 명은 병원 관계자 지시에 따라 대피하기 시작했다.
 
스프링클러·방화문 작동 등은 물론 본관 건물의 배연창이 자동 개방돼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세브란스병원 화재 대응 훈련

 
세브란스병원 매뉴얼의 또 다른 특징은 ‘구체적’이라는 점과 함께 ‘정기 훈련’이 동반됐다는 사실이다.
 
병원 매뉴얼은 환자·건물·층별·직원 행동강령 등 대피계획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또 병원은 매해 인근 소방서와 자체 소방훈련을 2회씩 실시하고, 부서별 소방훈련도 1회씩 진행하고 있다.
 
조 명예교수는 “구체적인 매뉴얼과 함께 정기적인 훈련이 있었기 때문에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며 “화재 발생 시 ‘교과서’ 같은 대응을 했다”고 강조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이번 화재에서는 병원 내 인력이 서대문소방서의 지침을 따를 수 있도록 매뉴얼에 따라 잘 준비했다”며 “이번 대피과정에서 있었던 이론과 실제 사이의 괴리들을 반영해 매뉴얼을 보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완만한 경사의 비상계단 부재·기름찌꺼기 미제거 등 아쉬움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완만한 경사의 비상계단 부재(不在)와 배기시설 등에 기름찌꺼기를 제때 제거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이들 문제는 비단 신촌 세브란스병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거의 모든 병원이 가지고 있다.
 
조 명예교수는 “밀양 세종병원 때도 그랬고, 비상계단으로는 휠체어나 침상 등의 이동이 불가능하다”며 “병원 내에 완만한 경사의 비상계단을 만들어 의료진이 휠체어·침상 등을 밀면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최근 비상엘리베이터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화재현장에서 엘리베이터가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다”며 “건물외벽에 비상경로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주장했다.
 
기름찌꺼기를 제때 제거하지 않아 화재가 일어난 데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이날 서대문경찰서는 화재 원인으로 피자가게의 화덕에서 발생한 불씨가 환기구 내부로 유입돼 기름 찌꺼기 등에 불이 붙은 뒤 확산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조 명예교수는 “비단 세브란스병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음식점 전부가 위험요소다”며 “환기구를 비롯한 부엌 설계가 다시 이뤄져야 하고, 1년 마다 정기점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감식결과가 정확히 나오는 데로 지적된 사항들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고재우기자 k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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