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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선거 앞둔, 흔들리는 리더십
한해진 기자
[ 2018년 02월 24일 08시 04분 ]
[수첩]
최근 의료계는 수장들의 수난시대다. 무사히 임기를 지내는 것처럼 보이던 몇몇 협회장들이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 과정에서 집행부에 대한 일반 회원 혹은 반대파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당장 대한의사협회만 해도 그렇다. 지난 20일 회장선거에 나선 각 후보들이 기호를 부여받으며 순조롭게 출발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는 지난주만 해도 세 번째 불신임 홍역을 치른 불명예 경력을 쌓았다. 
 
추무진 후보의 불신임 추진에 참여해 온 전국의사총연합 최대집 상임대표도 나란히 기호 3번 후보에 등록됐다. 앞으로 진행될 회장선거가 네거티브 공방으로 빠져버릴 가능성이 농후한 대목이다.
 
다른 협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前 회장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 발의를 위한 로비 의혹 및 상대가치점수 개편 책임론 등에 시달렸고, 결국 탄핵으로 물러났다.

함소아 설립자인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고, 난국 타개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혁용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정책특보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사 위상을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지난해 치러진 첫 직선제가 제도상 결함 논란을 빚다가 끝내 법정까지 갔고, 무효 판결을 받는 바람에 회장을 비롯한 선출 대의원들의 직무가 정지됐다.

치협은 “투표법을 재정비하고 오는 4월 재선거를 치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던 소송단과의 근본적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주 치러진 대한간호협회 회장선거도 진통을 겪었다. 단독으로 출마한 신경림 후보를 놓고 간호계 내부에서 갈등이 있었다.

한국간호발전총연합 등 15개 단체가 공동으로 신 후보의 논문표절 의혹 등을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하자 간협은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박했다. 신경림 후보는 논란을 뒤로 하고 9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당선됐다.
 
직능을 대표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협회라고 해서 의견 충돌이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협회장은 해당 직역의 상징으로 자리잡는 인물인 만큼 오히려 선거 과정에서 회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서로 다른 입장이 오가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균형이다. 건강한 논쟁과 저급한 말싸움의 거리는 생각보다 가깝다. 실질적으로 협회 업무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지 않은 곳일수록 소수의 인원이 집행부를 이끌고 가면서 그 거리는 더욱 위험하고 가파르게 된다. 최근의 문제들이 그런 경향을 보인다.
 
회원들은 이 같은 문제를 민감하게 파악한다. 집행부 바깥에 머물러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목소리가 수면 위로 드러났을 때는 상황이 심각해져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얼마 전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터져 나온 불만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참석해야 하는 155명의 대의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장 불신임안이 자동 폐기됐다. 이에 대의원회 의장도 “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의 총회 불참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에는 관심없다”고 말하는 회원을 줄이는 게 현직 혹은 차기 회장들의 가장 큰 과제다. 내부 지지를 받지 못하는 협회는 외부의 공격도 막아내기 어렵다.

10만명 의사 가운데 4000명 남짓의 표만 얻어도 당선되는 의협회장 또한 나머지 회원들의 지지를 설득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소모적 갈등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회원들의 등을 돌아서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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