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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전현직 경영권 분쟁 '악화'···주식거래 '정지'
금융위, 허위매출채권 등 적발 조치···4월 주총 결과 집중
[ 2018년 03월 03일 06시 06분 ]

현 경영진과 전임 회장 간 경영권 분쟁으로 경남제약이 만신창이가 돼 가고 있다.

양측의 소송이 난무하면서 급기야 회계처리 위반으로 주식거래 정지 처분까지 받게 됐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경남제약이 매출 및 매출채권을 허위 작성했다는 이유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날까지 주식거래를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조치는 2월 28일 열린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회의에서 의결됐다. 위원회는 경남제약이 매출은 과대 계상, 당기순이익은 과소 계상한 것을 두고 회계 처리 위반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경남제약은 20008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 및 매출채권 49억8900만원을 허위 계상했으며,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공사비를 부풀려 유형자산을 과대 계상함으로써 허위매출채권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2013년에는 매출채권과 유형자산 등 가공자산을 손상처리해 가공 거래를 취소했으나, 전기이월이익잉여금 감소로 처리해야 함에도 당기비용으로 처리해 당기순이익을 과소 계상했다"고 지적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경남제약에 과징금 4000만원 부과와 함께 회사와 전 대표이사 1명, 담당 임원 1명을 검찰 고발하고, 다른 전 담당 임원 1명은 검찰에 통보한 상태다. 

잇따른 악재에 경남제약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연일 뜨는 악재 공시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다, 이제 거래마저 임시 정지됐기 때문이다.

경남제약 측은 "자본잠식이나 임원의 배임 및 횡령으로 불거진 사건이 아니라 전임 경영진의 불법행위에 대한 후속조치일 뿐"이라며 "지난해 두자릿 수 영업이익을 내고, 레모나 중국 판매 허가도 받은 상황이기에 내부 혼란만 수습되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경남제약 내부에선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사건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희철 전(前) 회장은 2007년 녹십자로부터 경남제약을 245억원에 인수해 2013년 초까지 경영했다. 

이 전 회장은 경남제약 인수 직후인 2008년 회사가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달성한 것처럼 포장하고, 공장 신축공사 대금을 횡령한 혐의로 2014년 기소됐다.

지난해 8월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현재 구속된 상태다. 법원 판결이 나자 경남제약은 2017년 9월 25일 이 전 회장에게 16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전 회장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사흘 뒤인 지난 9월28일 부인 오 씨 명의의 지분 13.79%를 본인 명의로 실명 전환했다. 그 결과, 이 전 회장은 회사 지분 20.84%를 보유하게 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은 본격적인 영향력 행사에 나섰다. 같은 해 11월 3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 현 경영진이 추천한 사내이사 선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 위한 행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희철 전 회장이 최대 주주가 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본다"며 "업계에서도 그가 회사 경영에 복귀하려고 공격적으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말했다.

관할법원인 창원지법 마산지원이 이 회장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예정대로 임시 주총은 열렸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었다. 경남제약에서 이 전 회장을 제외하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없어 현 경영진의 모든 안건이 부결됐다.

절치부심하던 경남제약은 서울중앙법원에 이희철 전 회장의 예탁유가증권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했고, 승소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이 전 회장의 복귀를 막기 위해 현 경영진이 방어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남제약 측은 “9월 25일 이희철 전 대표이사와 김성호 전 기획조정실장인 김성호에게 약 16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 시 채권금액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 1일 50억원의 주식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현 경영진과 전 경영진의 대립은 오는 4월 12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사내·외 이사진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 관한 사안이라 뭐라고 입장을 표명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여러 문제들이 4월 주총을 거치면 조금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양보혜기자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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