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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박민선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 2018년 03월 30일 12시 50분 ]

가장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

45세 남성이 건강검진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유통 및 증권 관련 일에 종사하던 환자는 25년간 하루 한 갑 흡연과 잦은 음주를 하고 있었고, 한 달의 1/3 정도 해외 출장으로 항상 피곤함을 느낀다고 했다.

아침을 거를 뿐 아니라 제시간에 맞춰 식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저녁 한 끼만 먹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며칠씩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지만 심혈관 질환 선별검사를 강력히 원해 심장 CT를 찍었을 때 좌우측 혈관이 75세 노인 상태와 비슷한 정도로 좋지 않았다.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고지혈증 약물치료와 아스피린을 처방했고 금주와 정시 식사로부터 생활습관 교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환자는 생활습관 교정 뿐 아니라 약물도 제대로 복용하지 못했고 규칙적인 병원 방문도 어려워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모든 가치 기준 잣대가 ‘돈’이 되기 시작한 것 같다.

물질만능주의’, ‘성과제일주의’와 맞물려, 사람의 가치, 능력을 주로 돈으로 가늠하기도 하고, 요즈음 이슈가 되는 가상화폐 등 숫자놀이와 같은 재물 모으는 일에 ‘올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또 매일매일 할 일에 쫓겨 다음날 할 일이나 당장의 이해 득실은 밤늦게까지 생각하는 반면, 건강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식사를 제 때 하거나, 가끔식 머리를 비워 효율적으로 뇌가 일하게 하는 것에는 무심해 건강 뿐 아니라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되기도 한다.

사실 돈이나 재물은 편리함을 위한 도구일 뿐 그 자체가 삶의 목표는 아니다.

실제로 사랑, 우정, 배려, 봉사 등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행복하게 해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돈으로 살 수도 없다. 특히 아직 젊어 장기가 건강한 상태의 젊은이들은 건강은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해 돈과 성취에 목숨을 거는 듯하다.

마치 깨끗한 공기, 맑은 물의 중요성을 잊고 사는 것처럼 우리 모두 건강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쳇바퀴 돌 듯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건강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다. 진료를 하면서 가장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은 재물을 쫓느라 건강을 잃고, 이제 살만한데 누릴 수가 없다고 한탄하는 분을 만나게 될 때이다. 건강을 잃고 나면 내가 이룬 어떤 것도 누릴 수 없다.

돈이나 재물은 자신의 일을 즐겁게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 오게 만들어져 있다. 특히 요즈음은 어떤 일을 하건, 자신이 담당한 일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하면 어느 정도 성취할 수 있는 시대이다.

철마다 보약을 챙기고 좋은 것 찾아 먹으려 하지 말고, 내 몸에 귀 기울이고 규칙적으로 몸에 해 줄 것을 해 주어야 한다.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우리 모두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 하는 우(愚)는 범하지 말자.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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