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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개편 완성도 높일 세밀한 보완책 중요
환자 의뢰회송 확대·종별 역할론 강화 등 다양한 시범사업 ‘긍정적’
[ 2018년 04월 13일 05시 55분 ]

[기획 4]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정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굵직한 총론과 다양한 시범사업 등을 통해 변화를 타진하는 각론으로 구분된다. 앞서 의정협의체를 중심으로 총론의 쟁점을 따져봤다면 이제는 보다 세분화되고 구체적인 사안이 담긴 전달체계 개편을 논하려고 한다. 정부는 수년 전부터 시범사업에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라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1~3차 의료기관의 역할 정립을 위한 단계적 개선방안의 일환이다. 사실상 의견 일치가 어렵고 의료계와의 마찰이 지속될 바에는 각론 위주의 변화가 더 현명하다는 입장이다. 전달체계 개편 및 재정립을 위한 시범 사업들을 살펴보겠다.[편집자주]
 

먼저 짚어볼 부분은 이름 자체부터 의료전달체계 개편 의미가 합축된 ‘의뢰회송 시범사업’이다.

만성질환은 아래로, 중증질환은 위로 보내는 선진화된 체계를 형성하기 위한 당근책이다. ‘대형병원 쏠림현상 극복’이라는 선결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지난 2016년 5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시범사업은 병의원과 상급종합병원 간 구축된 협력진료체계를 활용해서 내실있는 진료정보 제공과 함께 이뤄진 의뢰회송에 대해 수가를 적용하고 있다.

시행 초기 현재 입원, 외래 구분없이 4만3000원으로 고정된 회송수가, 의뢰수가는 1만620원으로 설정됐다. 이후 회송 수가는 5만7000원, 의뢰수가는 1만3000원으로 올랐다.

또 13곳의 상급종합병원을 주축으로 시작된 후 전체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됐다. 점차 확대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된 것은 그만큼 효과가 입증됐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복지부가 시범사업 전인 2016년 하반기와 시범사업 후인 2016년 하반기 회송 건수를 비교한 결과, 시범사업 전후 회송은 1만5299건에서 4만6251건으로 3배 증가했고, 경증 질환 회송은 과거 476건에서 2604건으로 약 5.5배 늘어났다.

이처럼 여러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정부는 힘을 얻었다. 

일선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 역시 “수가 보상이 주어지는 데다가 그간 인식하고 있었지만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경증 질환 회송’이라는 행위 자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자 복지부는 회송기관을 늘리기 위한 시범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의뢰회송 시범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회송기관을 종합병원까지 허용하겠다는 방침이 설정된 것이다. 

2018년 4월부터 시행이 예정된 회송기관 확대 의뢰회송 시범사업 준비는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참여기관을 모집했는데, 80여 곳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국 120여 곳의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중 67%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의뢰회송 시범사업에 많은 의료기관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이 증명되는 수치다. 

회송기관으로 지원한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이미 진료협력을 위한 세팅을 완료됐다. 2차병원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라 판단돼 참여를 원하고 있다. 3차병원 보다 동네의원간 교류의 문턱이 더 낮은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리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위와 아래 모두 교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회송기관이면서도 중증질환은 상급종합 병원에 의뢰하는 형태로 업무가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뢰회송 시범사업은 기존에 형성된 왜곡된 의료전달 체계를 수가보상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간 쌓아온 병원 브랜드, 충성도를 기반으로 병원을 선택하는 국민들의 인식 자체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수치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1~3차 병원의 역할론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학병원 진료협력센터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급성기가 지났으니 동네의원에서 치료하라는 말을 전달할 때, 아직은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큰 병원을 찾아 왔는데 다시 내려가라는 것에 아쉬움이 표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점차 그러한 환자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믿는다. 그간 형성된 전달체계의 문제는 질환의 중증도보다는 병원의 간판이 중요했기 때문인데, 병의원으로 내려보내는 과정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올바른 체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층진료·15분진료 만족도↑

의뢰회송 시범사업과 함께 전달체계 개편의 축은 ‘심층진료 시범사업’이 거론되고 있다.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대형병원도 신속하고 빠른 ‘3분 진료’를 통해 많은 환자를 받아야 한다는 기조는 의료전달체계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5분 진료’라는 패러다임이 공감대를 형성했고 시범사업 전부터 자체적으로 시작한 서울대병원을 필두로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현재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기관은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진행 되고 있다. 서울 9곳, 경기도·인천 5곳, 강원도 1곳, 충청도 2곳, 경상도 4곳 등 총 19개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 병원이 선정돼 운영 중이다. 

심층진료비는 초진환자에 한해 1회 9만3000원 수준으로 형성 됐다. 환자가 내는 비용은 20~30%인 2만8000원 정도다.
 

아직 시행초기라 구체적인 성과는 수치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서울대병원 조사에 의하면 15분 진료를 받는 환자가 부담하는 총 진료비는 3분 진료를 받은 환자의 총 진료비에 비해 23.3% 적었다.

진찰이 오랫동안 이뤄져서 받아야 하는 검사 수가 줄고, 약 처방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물론 심층진료 시범사업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15분으로 상향 조정된 진료를 뜻하지 않는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자를 심층진료하고, 외래환자는 동네의원에 회송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얘기한 의뢰회송 시범사업과 큰 틀에서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 만족도 제고를 위한 심층진료 의미도 있지만 이후 회송 과정까지 염두에 둔 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심층진료의 핵심은 중증희귀 질환자를 진료하고 경증질환을 감축하는 것이다. 각 진료과목 별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중증환자 기준이 무엇인지 맞추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의 진료공간이 뻔한데 중증의 진료환자를 보게 만들고 대신 높은 수가로 보전해주자는 의미다. 시범사업 수가 자체가 낮게 설정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추후 수가모델을 갖춰 나가면서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원급 대상 인센티브 제공 사업 추진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중심은 상급종합병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종별 역할 정립에 있어 회송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쏠림현상을 억제하고 경증환자를 축소해야 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보니 당연한 수순이다. 그렇지만 회송을 강화하는 제도 설계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당연히 의원급에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해야만 균형이 맞춰진다. 

이러한 의미에서 의원급 대상 시범사업들도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라는 의미가 깊숙이 담겨졌다. 만성질환관리제, 고혈압 ·당뇨병 등록·관리사업,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만성 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등 다양한 제도가 시행 중이다.

모두 인센티브 또는 수가를 책정해 경증 및 만성질환자를 동네의원으로 유입시켜야 한다는 목적을 두고 있다. 환자에게 진료비 경감 등 혜택을 부여하고 공급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일부 제공한다는 동일한 체계 속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각 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이 다르고 중복되는 사업의 한계점도 있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는 ‘만성질환 관리 통합’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회는 “만성질환 관리사업의 통합 작업이 실질적으로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조속히 구체적인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복지부에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이에 복지부는 민관협의체인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개선 위원회’를 기반으로 관련 내용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포괄적 만성질환관리 모형을 설정하는 전환점에 서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과 관련해서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기존 고혈압, 당뇨 관리 중심 만성질환 관리에서 대상을 천식, 만성 폐쇄성폐질환, 골관절염 등으로 확대하고 초기평가와 교육상담 등에 대한 수가를 신설해 보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서비스, 지역사회서비스와 연계하고 집단개원 형태의 일차의료기관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도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전달 체계 개편은 1차 의료기관까지만 한정된 상태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부분은 커뮤티니케어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고령화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기반의 건강 관리가 필수적 형태로 자리잡아야 실질적 대응이 가능하다. 가장 기초단계를 형성할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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