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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사, 홀대 서러움 딛고 전문인력 비상”
이은숙 한국병원약사회장
[ 2018년 05월 03일 06시 35분 ]
약사면허를 갖고 의료기관에 근무한다는 것은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니다. 의료인이 주인공인 현장에서 그들의 존재감은 좀처럼 부각되기 어려웠다. 모든 제도와 정책에서도 배제되기 일쑤였다. 그 만큼 자괴감도 컸다. 물론 마냥 가슴만 치고 있지는 않았다. 부단히 목소리를 냈지만 업무과중에 따른 인력충원 요청정도로 치부됐다. 이들의 외침에 대한 정부와 병원의 외면은 신생아 집단사망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 늦게나마 병원약사의 역할이 재조명 되기 시작했다. 환자안전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변화의 기류가 급속도록 형성되고 있는 최근 한국병원약사회 이은숙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약제부장)을 만났다. 그는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지금이 병원약사 위상 제고의 적기라고 힘줘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사태를 계기로 병원약사 업무의 재정립 필요성 대두
대부분의 신생아 중환자실 종사자들은 부족한 인원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환자안전사고 위함이 늘 잠재돼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환자안전사고의 30%약물오류.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안전 전담인력에 약사를 포함시켜야 한다. 전문인력이 보다 적극적으로 약물관리를 담당함으로써 이대목동병원 사태와 같은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다.
 
구체적인 약물오류 방지 대책은
‘5R’을 통해 가능하다. 환자확인(Right person), 약물확인(Right drug), 용량확인(Right dose), 투여경로 확인(Right route), 투여시간 확인(Right time)을 준수하고 특히 약사가 의약품 사용 안전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약물오류 사고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의료진과 함께하는 임상약제서비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정부에 제안한 병원약사 제도 개선의 구체적 내용은
병원약사가 궁극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약물요법을 통해 환자 치료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적정인력 확보와 적정수가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부적으로는 병원약사 역할 재정립을 위한 약사법 전면 개정 환자안전 전담인력에 약사 포함 의료기관 약사 정원 개정 병원약사 행위료 체계 재검토 등을 제안했다.
 
인력기준 개선은 병원약사들의 숙원이다. 이번에는 가능한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크다. 현재는 병상 규모에 따라 병원약사 인력기준이 나뉘어 있다. 300병상 미만 1인 이상, 100병상 이하 병원과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은 주당 16시간 시간제 약사를 허용하고 있다. 무자격자 조제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안전한 약물관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이번에는 현실을 반영한 인력기준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병원약사 패싱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심각한 문제다. 약물사고에 의한 9살 종현이의 사망을 계기로 환자안전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정작 약물사고 예방에 핵심이 되는 병원약사는 이 법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주요 의사결정자들 입장에서는 약사는 환자 옆에 있는 의료인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병원약사의 의료인 편입 얘기도 나오는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녹록치 않다. 의료법과 약사법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약사만 의료법에 편입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과 활발한 협업을 통해 병원약사의 존재와 역할을 인정받는 게 급선이다. 법에 활자로 존재하는 의료인이 아니라 활동의 실체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의료인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전문약사도 그러한 일환인가
그렇다. 적어도 의료인과 팀의료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자격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일명 임상약사를 기치로 2010년부터 매년 전문약사가 배출되고 있다. 6개 분과로 시작한 전문약사는 현재 10개 영역으로 확대됐고, 그동안 배출된 인원만 702명에 달한다. 종양약료 내분비질환약료 심혈관계질환약료 중환자약료 등 임상과 직결된 영역이 대부분이다.
 
수가체계 개선 역시 짚어야 할 부분 아닌가
물론이다. 현재 입원환자 및 외래환자 조제복약지도료, 주사제 무균조제료만 수가가 인정된다. 그나마 원가 보전율은 30~40%에 불과하다. 앰플, 바이알 같은 주사제는 아예 관련 수가 자체가 없다. 주사제 무균조제 현실화가 시급하다. 뿐만 아니라 당장 오는 18일 시행 예정인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관련해 마약류 관리 수가가 신설돼야 한다.
 
병원약사 위상 강화 복안은
최근 의료기관 의약품 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정부기관의 각종 위원회에 약사 전문가 참여 요청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특히 병원약사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에 재단법인 병원약학교육연구원을 설립했다. 병원약사회와 재단이 균형을 이뤄 병원약사 위상 강화에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임기 내 중점 꼭 마침표를 찍고 싶은 사안은
지난해부터 약사 행위를 의료 질지표로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의료기관 약사 적정 규모 확보, 환자안전 전담인력에 약사 포함 등 2개 목표는 꼭 결실을 이뤄내고 싶다. 마침 환자안전법 개정이 상반기 중 완료될 것으로 보여 법 개정과 함께 질지표 신설도 기대를 걸고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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