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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통일보건의료 관심 더 가져야"
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 2018년 05월 08일 05시 35분 ]

"대북 보건의료 지원, 전문인력 양성 가장 시급”
"남과 북 개별이 아닌 한반도 전체를 보는 건강공동체 개념 구상"
"남북 보건의료협정 체결 등 준비해야"
"남측 의료기관 경쟁적으로 북한사업 참여 바람직하지 않고 신중한 접근 필요"

지난달 남북이 역대 세 번째로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종전 선언에 대한 언급이 있어, 향후 남북의 협력 관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남북이 함께 평화를 논의할 수 있다면 보건의료 분야의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보건의료학회 전우택 이사장은 "북한에 대한 보건의료 분야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작정 퍼주는 것보다는 보건의료인력 개발 지원 등 북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분야를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의사들도 통일 시대를 대비해 통일보건의료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Q. 역대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남북관계 진전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기대가 클 것 같다


남북관계가 여러 측면에서 좋아지고 교류가 이뤄지는 상황이 됐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남북관계가 회복됐다는 것이지 통일이 됐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적으로 북한이 정상 국가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이제 북한 국민이 인간으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북측에서도 노력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영역이 있을 것으로 본다. 국제기구와 북한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될 것이다. 이제 곧 남북이 통일될 것처럼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양 측 모두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북한 국민들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06년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북한 국민들이 사용하는 1인당 보건의료 비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 현재 북한의 보건의료 상황은 매우 열악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다. 여기에서 우리의 지원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Q. 남북관계가 회복되면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의료는 인간 생명과 관련되는 부분이다. 때문에 어느 영역보다도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이제부터는 남북이 함께 한반도 건강 공동체 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남한의 보건의료인과 보건당국은 대한민국이라는 공간 안의 문제만을 생각했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남북 교류가 늘어난다면 남쪽의 질병이 북에 갈 수도 있고 북의 질병이 남에 들어올 수도 있다. 때문에 남북 보건의료당국과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할 때 한반도 전체 단위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이것이 건강공동체의 구성으로 이에 기반한 보건의료 협력체계가 마련된다면 건강 안보로 이어질 것이다.


Q. 남북 보건의료 협력을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근거도 중요해 보인다

남북의 보건의료 협조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남북 보건의료 협정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남북이 보건의료 협정을 체결하고 관련된 법 제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Q. 남북 보건의료협정에 담겨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메르스, 사스와 같은 급성전염병에 대해 한반도 전체가 공돈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결핵, 간염, 말라리아 등 남북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북한의 보건의료 현대화는 국제기관들과 협력을 통해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남한이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할 필요는 없다. 이제 국제기구와 남북한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보건의료 지원 방안을 모색할 때다. 


Q. 보건의료협력체계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민관의 협력도 중요할 것 같다


정부, 전문가, 자원봉사단체, NGO들 간 고도의 협력체계가 가동될 수 있어야 한다. 보건의료분야 협력은 법과 체계를 만드는 거시적인 부분도 있지만 직접 수술하고 투약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미시적인 면도 있다. 거시적인 부분과 미시적인 부분이 얼마나 잘 조합을 이루고 협력을 이루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보건의료 영역의 현장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이는 인간 생명과 직결된다. 때문에 우리의 보건의료 역량이 정말 잘 결합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북한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개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북한에 기자재나 약품을 보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보건의료인력 개발을 하는 것이다. 항생제나 결핵약과 같은 내성이 발생할 수 있는 약품을 아무런 원칙 없이 무분별하게 반입하는 것은 오히려 북의 보건의료를 힘들게 만들 수 있다. 보건의료인력 개발 지원과 협력체계 구축이 실질적으로 가장 빨리 시행돼야 한다. 
 
Q. 북한에 보건의료 지원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제 북한은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를 보냈을 때처럼 극도의 혼란이나 붕괴 직전의 시기가 아니다. 현재는 경제적으로 어려울 뿐 잘 관리되는 국가 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북 당국과 함께 면밀한 평가를 하고 북한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Q. 이번 회담에서는 앞서 두 차례 열린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로 했다. 과거에 병원, 의료기구,제약공장 건설 및 현대화 등에 합의했었다


그러한 합의사항들도 이행하기는 해야겠지만 북한 당국과 보건의료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북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Q.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기대가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당연히 이전보다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남측 의료기관이 북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우리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아니고, 북한에도 불행한 일이다. 남북관계 진전에 맞춰 보건의료분야도 신중하게 나아갈 필요가 있다.


Q.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 역할이 있다면

의료계에는 다양한 직역의 의사들이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있고 대학병원, 의료 NGO 등은 물론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앞으로 통일과 관련된 일에 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이제부터 한반도에서 벌어질 일 중 가장 큰 변화이기 때문에 모든 의료인이 통일보건의료에 적극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면 좋겠다. 

정승원기자 origi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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