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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완전 치료와 관리 가능 질환”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 2018년 05월 17일 12시 03분 ]

“당뇨병 진료지침, 개원가서 호응 높아"
“당뇨 합병증에서 주목해야 하는 ‘지방간’ 관리 중요”

생활습관이 변화하면서 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질환이 바로 당뇨병이다. 지난 40년간 국내 당뇨환자는 10배정도 증가했다. 현재 한국 당뇨병 환자는 480만명에 육박하며 성인 8명 중 1명은 당뇨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으로도 당뇨 유병률은 전체 인구 중 4분의 1에 달한다. 이렇게 유병률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당뇨 치료에 있어 불변의 정석은 바로 ‘평생 관리’다. 당뇨병이 식습관과 운동 등 생활 전반에서 개선이 필요한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강자를 비롯해 국내 제약사는 당뇨병을 잡기 위해 효능이 우수한 의약품을 잇달아 개발해내고 있으며 계속 도전하고 있다. 정부 역시 적잖은 예산을 들여 적극적으로 만성질환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이에 발맞춰 당뇨 치료를 위해 진료지침을 제정하는 등 당뇨를 둘러싼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일리메디는 당뇨병 치료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대한민국 명실상부 당뇨병 전문가인 세브란스병원 차봉수 내분비내과 교수[사진]를 만났다. 차봉수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위원장으로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에 힘을 쏟았으며 세브란스병원 당뇨병센터 소장직을 맡아 환자 진료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당뇨병 식사가이드> 등 저술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차봉수 교수는 당뇨병은 ‘완전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인터뷰가 개원의들과 당뇨병 환자 및 보호자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편집자주] 


Q. 국내 당뇨병학회에서는 주기적으로 표준진료지침을 발표 하고 있다. 교수님이 진료지침위원장을 역임했는데 진료지침 특징은 무엇인가요

2004년 처음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위원회가 마련됐습니다. 발족을 한 이후 몇 차례에 거쳐 개선을 거듭한 끝에 위원회는 공식적으로 4년 터울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공청회를 비롯해 공식적으로 모든 과정을 거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습니다. 각과, 학회, 개원의들까지 함께 했습니다. 학회 내부에서는 매년까지는 힘들어도 2년마다 지침을 만들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당뇨치료제가 등장하는 등 진료 환경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당뇨진료지침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 당뇨학회를 많이 참조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가장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KFDA 역시 많은 부분 FDA를 따릅니다. 그러다보니 진료지침을 마련하는 데도 많이 참조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과 우리의 환경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TDZ, 듀비에 등 우수한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우리 환경에 맞는 진료지침 제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아예 당뇨 환자 데이터가 없었습니다. 우리와 동일하지 않은데도 미국 가이드라인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되 우리나라에 맞는 진료지침을 만들어내겠다는 논의가 학회 내부적으로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만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실제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 표준진료지침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요
표준진료지침이 굉장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4년 진료지침 위원장을 맡아 내과, 소아과, 개원내과 등과 함께 모여 진료지침을 제작했습니다. 진료지침은 철저하게 1차 진료의사들을 위한 것입니다. 당시에 지침 제작을 시작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 지침 제작이 꼭 필요한지 의문이 들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효과가 매우 컸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1년간 당뇨병 약을 1회 이상 처방한 국내 개원의는 전체의 80%정도 된다고 합니다. 내과 개원의들이 당뇨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뇨환자 처방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개원의들은 공신력 있는 교육에 대한 니즈(Needs)가 있습니다. 대한의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표준진료지침 역시 그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료지침은 당초 4년~5년마다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앞으로는 책자를 제작하는 대신에 인터넷 사이트에 홍보자료를 게재하는 방향이 될 것 같습니다. 개원의들이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에 개정 전(前) 지침도 전부 누적해서 볼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기로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많은 자료를 한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개원의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세브란스병원 당뇨병센터장을 역임했습니다. 당뇨병센터에서 당뇨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측면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세브란스병원에서 ‘당뇨병센터’명칭을 붙이고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2년 전입니다. 2년 전 2016년 5월 16일 30주년 개소 행사를 가졌습니다. 오래전 세브란스병원에는 내과 내 외래가 전부 통합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30년 전에 당뇨병 클리닉, 골다공증 클리닉, 부인병 클리닉이 개설됐고 이를 계기로 특수 진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공식적으로 당뇨병센터가 운영된 이후로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으로 꼽히는 혈관질환에 중점을 뒀습니다. 대표적으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시작한 곳이 바로 세브란스병원 당뇨병센터입니다. 의원급에서도 경동맥 초음파가 일상적인 진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습니다. 우리가 이를 시작해 데이터를 취합하고 정상인 범위를 정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특수진료였으나 더 이상 특수진료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당뇨환자에 맞는 치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집중해야 할 부분으로는 ‘지방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혈관질환은 이제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고 좋은 약제도 많은 상황입니다. 지방간 역시 간질환이 아니라 대사질환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연구해나갈 부분은 지방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현재 대한당뇨병학회 내 소연구회로 지방간연구회를 꾸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당뇨병 치료가 과거에 비해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현재 당뇨병 치료는 ‘병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 가장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당뇨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평균수명이 더 길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4~5년 전에 나왔습니다. 저는 당뇨병은 완전한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질환(controllable disease)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들에게도 이러한 생각을 전달합니다. 이런 인식이 이전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입니다. 이제 질환의 유무보다 관리 여부가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됩니다. 당뇨병은 생활습관과 약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환자가 의료인을 신뢰하고 의료인의 전문적인 처방에 따르기만 하면 관리 가능합니다. 다만 완전한 치료와 관리를 위해서는 기능이 좋을 때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둘째로 혈당 관리가 가장 큰 목표였던 이전과 달리 당뇨병 관리는 환자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적극적 관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혈당관리만 해서는 부족합니다. 당뇨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걸 골고루 해야 합니다. 혈당 조절 외에도 생활습관, 식습관, 합병증 등이 관리 대상입니다. 환자가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의사는 환자의 현재 심리상태, 생활습관, 직업, 연령 등 단편적 정보를 넘어 환자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환자가 의료인을 믿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당뇨병 환자는 더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습니다.

Q. 미래 당뇨병 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생각하시는지요
당뇨병 치료는 더 다양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배경에는 치료제의 다양화가 있습니다. 2003년 미국 내 당뇨병 약제 비용은 30억달러였는데 2010년에 들어서는 100억에 달했다고 합니다. 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치료제 역시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병과 비슷한 고혈압은 1950년대부터 약이 개발돼왔고 ARB가 출시된 이후 더 이상의 치료제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더 좋은 약이 개발될 수 있는 상황을 지난 것입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50년이 걸렸습니다. 당뇨의 경우 치료제는 2000년대 들어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최근 질환입니다.

현대병으로 최근질환인 당뇨병은 환자의 생활습관, 식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환자마다 다 치료가 다르고 약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가장 큰 당뇨병 치료가 ‘환자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이 될 것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지금 그렇듯이 새로운 약이 앞으로 계속 등장할 것이고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본인에 맞는 약을 처방받으면서 효과적으로 관리하게 될 것입니다.

이 외에는 합병증에 대한 연구가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당뇨병이 위험한 것은 다른 합병증이 많기 때문이고 이 발병률이 계속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조기에 당뇨병을 발견해서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하고 합병증 발병을 막기 위해 이들에 대한 연구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 합병증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지방간'입니다. 지방간은 정확한 치료법이나 치료제가 더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지방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 간질환이 아니라 대사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학계에서도 지방간에 대한 연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심도 있게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다영기자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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