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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모델 벤치마킹하고 지역맞춤형 치매정책 필요"
김영진 영등포구치매지원센터장
[ 2018년 05월 23일 05시 50분 ]

"정권 바뀌어도 일관된 정책 유지돼야"

‘2017 중앙치매센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치매 환자수가 70만명을 넘어섰으며, 유병률은 9.94%로 10%에 육박하고 있다. 관리에서부터 치료까지 국가가 이를 모두 담당하는 ‘치매국가책임제’의 일환으로 작년부터 전국 256개소의 ‘치매안심센터’ 운영이 추진되고 있다.
 

이곳에선 치매에 대한 홍보는 물론, 치매선별검사, 재가, 시설, 병원 연계 작업 등을 담당한다. 데일리메디가 김영진 서울 영등포구 치매지원센터장(서울성애병원 신경과 과장)[사진]을 만나 환자 치료 사례에서부터 센터 운영의 어려움 등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편집자주]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A 치매 환자의 가장 큰 특징은 ‘기억력 저하’다. 이로 인해 실제 무서운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녀는 없었고, 처조카만 있는 환자가 있었는데, 처조카가 몰래 환자의 재산을 수취하려고 하면서 소송까지 갔다. 치매 어르신은 결정에 미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치매노인 공공후견 제도’가 필요하다.


다른 환자의 경우엔 보호자가 밤마다 환자가 나가는 것 같아 CCTV를 봤더니 매일 밤 집 근처 작은 나무를 다 뽑고 있었다. 결국 보호자가 환자와 함께 진료를 받았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배회하거나 하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거리에서 특이한 물건이나 쓰레기를 집에 가져오는 사례도 있었다. 아주 특이한 경우는 길에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플라스틱 구슬(비비탄)을 집에 가져오는 환자도 있었다. 이를 hoarding disorder라 한다. 이러한 이상행동을 가진 환자를 보면 집에 보면 쓰레기로 가득 찬 경우가 많다. 이런 이상 행동을 보일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Q 치료나 관리를 통해 좋아진 사례도 있는지
〮A 초기에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치매는 치료가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임상에서도 완치가 아니라 ‘증상 호전’이 치료 목적이다. 대부분 65세 이상인 치매환자의 급격히 악화되는 인지기능, 이상행동은 남은 생존기간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하지만 치매의 약물치료는 인지기능 저하 진행속도를 지연시키며, 이상행동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 삶의 질이 높아진다. 더 중요한 치료 혜택은 가족의 조호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히 이상행동을 조절했을 때 보호자의 조호부담 및 사회적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초반에 치료하는 것, 그리고 특히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Q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치매안심센터’, 어려움은 없나
A 요즘에는 의료진과의 정확한 소통 부재가 아쉬움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통이라는 말이 조금 애매하지만 급격히 진행되며 겪는 문제가 있다. 치매는 ‘질환’이다. 치매에서도 관련 코드가 70여개가 있을 만큼 전문 분야다. 알츠하이머 치매 외에도 다른 분야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의료, 보건 협의체를 만들며 정책 추진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협의가 부족한 점이 있다.
〮 
또 치매안심센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전국 확대를 위해서는 10여년간 치매지원센터를 운영해온 서울시와 많은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


Q 치매 인식개선의 필요성은
A ‘치매는 불치병이니 어쩔 수 없어’, ‘검사에 돈 많이 드니 병원에 가지 말자’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치매 종류는 여러 가지다. 고칠 수 있는 치매가 있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하면 호전 가능성이 있다. 완치가 안 되는 것이지 호전은 되므로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센터에서 60세 이상 어르신을 위해 치매 검진을 나가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 국가에서 무료로 검사한다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것이다. 센터 검진은 대부분 전문의들이 하므로 신뢰를 가지고 검사를 받으시면 좋겠다.


Q 치매를 국가검진에 포함시켜야 할까
A 치매를 국가검진에 포함한다는 것은 여러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덧붙여 얘기하면 치매 전주기 연구개발(R&D) 사업을 10년간 1조1000여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으로 하고 있다. 치매국가 검진에서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부분도 있다.
 

예컨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하면 보험에 들어가기 어렵기도 하다. 따라서 어르신은 검진을 해야겠지만 젊은 사람들은 우선 치매를 인식하는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 치매전주기연구개발사업은 국민들이 치매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도록 10년간 근본적 치매해결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총 1조1054억원을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Q 국가검진에 포함시키려는 의료계 노력은
A 필요성을 인식, 국가검진에 치매를 포함시키려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다. 치매 검진은 설문, 기억력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다른 질환처럼 혈액검사나 구체적인 수치를 정형화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현재 많은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있지만, 높은 비용에 따른 효과를 따질 수 밖에 없어 어려움이 있다.
 

Q 최근 치매 유병률이 70만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유병률이 높아진 원인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이미 진입했고, 가장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노인 인구가 급증했다. 즉 노인성 치매 환자 비율 자체가 높아진 것이다.


또 치매 인식 높아져 진단을 위해 병원 찾는 사람이 높아져서다. 약10%의 유병율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마커의 발전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치매를 진단하는 검사 툴이 많이 발전했다. 치매 진단의 정밀성으로 인해 발견 확률이 높아졌다고 본다.


Q 치매 환자를 위한 제도적 지원은
A 작년 말부터 만 60세 이상 대상으로 전문신경인지검사, MMSE(치매선별검사) 등이 급여화 됐다. 신경인지검사, 정밀 신경인지검사를 거쳐, 필요하면 MRI 순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치매 검진은 고가였지만 일률적으로 급여화 했다. 더불어 치매 전(前)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도 MRI가 급여화 됐다. 제도적 지원장치가 마련돼 최근 치매 진단은 큰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Q 치매안심센터 운영 방향에 대한 제언이 있다면
A 치매안심센터 취지는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이다. 치매 치료관리에 대한 홍보는 물론 발견-진단-환자 연계 등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며, 환자 부담을 줄이는 기능을 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와의 협의가 중요하다. 첫 진단을 하고 어떻게 치료할지는 전문가가 아니면 어렵다. 전문가가 치료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데 협력의사를 통한 진단은 한계가 있다. 또한 협약병원과의 연관이 있어야 지원을 받을 수 있겠다. 너무 급격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기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확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전문가에 대한 홍보도 하면서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5개 센터가 10년 되면서 호평을 받은 서울시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하며, 지역간 소통을 잘 하면서 유기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Q 서울시는 인구가 집약된 반면 지방은 그렇지 않다. 운영의 차이는 없나
A 중요한 질문이다. 지방은 차량을 가지고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을 검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각 지역마다 산악 지역, 도시 밀집 등 특성이 다르다. 각 지역 특성에 따라 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지금은 너무 일률적이다. 서울시 모델을 벤치마킹하면서도 지역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게 필요하겠다. 전국 256개소가 한꺼번에 하려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Q. 치매정책 관련, 추가적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공립요양병원을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 2017년 기준 각 지자체에서 운영중인 79개 공립요양병원을 치매안심요양병원으로 운영중이다. 전문병동을 만들어서 문제 행동이 있는 환자를 입원시켜서 지원해주겠다는 것인데 작년 기준 치매 병동을 갖춘 요양병원은 33개소뿐이고, 치매 전담 간호사가 있는 병원도 9개 밖에 없다.


치매전문치료를 위해서는 꼭 신경과 및 정신과 의료진, 전담 간호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가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갖출 수 있는 병원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전문 인력 확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수가뿐만 아니라 급여확대도 필요하다.


또 중증치매 산정특례가 있다.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많은 의료진이 삭감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심평원 및 공단은 의료진이 안심할 수 있게 하는 홍보나 제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Q 끝으로 한 마디
A 치매국가책임제는 말 그대로 치매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뜻이다. 책임을 지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져야 한다. 정권이 바뀐다고 흐지부지 돼선 안 된다. 전 주기(치매 예방-진단-치료-돌봄-기술개발) 치매 투자는 발전되겠지만, 투자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적절한 분배와 감시체계가 필요하다.
 

저도 그럴 수 있고, 많은 분들이 나이가 들며 치매가 걸릴 수 있으므로 본인이 치매가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그 만큼 관심을 갖고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의심이 되면 치매안심센터나 가까운 병원에서 치매 전문가와 상담하고 빠르게 치료하기를 바란다. 치매는 처음에 어떻게 치료하느냐에 따라 나중이 굉장히 달라진다. 또한, 치매 진단에 따라 치료방향이 바뀔 수 있으므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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