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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역사 변함없는 환자사랑 실천 '성빈센트'
김선영 병원장 “마음이 따듯한 의료서비스 실현되도록 노력"
[ 2018년 05월 31일 12시 08분 ]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다. 중심가에서 한참 떨어진 그곳에는 6.25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온 피난민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인근 지역주민 역시 극빈층이 대부분이었다. 홍수라도 날 경우 지역 전체가 폐허가 돼 천막을 치고 살아야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인구 120만명의 대도시인 경기도 수원의 첫 대학병원은 51년 전 바로 그곳에 지어졌다. 작금의 기준으로는 최악의 입지조건이었지만 독일에서 온 파란눈의 수녀들에게는 최적의 입지였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였다. 그렇게 가톨릭 성직자 빈센트 정신에 입각해 1967년 설립된 성빈센트병원은 단순한 선교 차원을 넘어 이제 대한민국 의료의 산역사가 되고 있다. 특히 50년이 넘는 세월,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도 묵묵하게 제 자리를 지켜온 이 병원은 최근 미래 50, 아니 100년 준비에 한창이다. 그럼에도 환자라는 최우선 가치는 확고부동하다. 반세기 역사의 중심에서 병원을 이끌고 있는 김선영 데레시타 병원장. 그 역시 모든 경영의 지향점은 환자를 향해 있었다.[편집자주]
 
Q. 취임 일성이었던 편안한 병원, 다시 오고 싶은 병원, 신뢰하는 병원에 대한 중간평가는
 
환자들에게 병원은 치유의 장소임과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병원이길 희망한다. 술기는 물론 서비스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높여 다시 오고 싶은 병원이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되면 신뢰는 자연스레 수반될 수 있다. 모든 조직원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Q. 그동안 추진해 온 제2 개원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10명의 의료진이 매일 70여 명의 환자를 돌보던 병원이 연간 100만명 이상의 외래환자와 25만명의 입원환자를 치료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지난 51년 동안 환자들이 보내 준 믿음과 신뢰의 결과물이다. 이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대대적인 진료환경 개선에 착수했고, 차근차근 마무리 되는 단계다. 응급의료센터 리모델링을 마쳤고, 오는 9월 암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다.
 
Q. 암병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재임기간 동안 역사적 개원이 이뤄지는 소감은
 
성빈센트병원의 역사적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차다. 동시에 경영자 입장에서는 암병원의 성공적 안착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다. 1967년 개원 당시 의료 불모지였던 수원에 희망의 씨앗을 뿌렸던 것처럼 2018년 문을 여는 암병원은 미래를 위한 또 하나의 희망의 씨앗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Q. 각종 진료 분야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비결은 없다. 모든 교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환자들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다. 자발적인 노력과 개선이 이어지면서 폐암, 위암, 대장암, 뇌졸중 등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의료진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병원장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의료진이 진료와 연구,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뿐이다.
 
Q.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도전이 아쉽게 실패했다재도전할 계획인가
 
상급종합병원이라는 타이틀은 결코 성빈센트병원의 지향점이 아니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가치를 실현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얻어지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환자를 위한 의료를 수행해 나갈 것이다. 적어도 본말이 전도되는 우를 범할 생각은 없다.
 
Q. 평소 전인치유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성빈센트병원이 추구하는 전인치유란
 
개념은 의료계에서 통용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현재의 의료환경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럼에도 성빈센트병원은 개원 이후 지속적인 전인치유 실현을 추구해 왔다. ‘빈센트 케어 시스템은 사랑과 섬김으로 전인적인 치유를 이룰 수 있도록 돌봄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Q. ‘빈센트 케어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의료의 질 제고를 위한 혁신과 모든 치유 과정에서 사랑과 섬김을 실현한 빈센트 성인의 정신을 계승하는 진료다. 1990년부터 암환자들을 집중적으로 돌보며 위로와 희망을 전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2001년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 설립으로 이어졌다. 제도화 훨씬 이전부터 성빈센트병원이 수행해 온 의료가 바로 빈센트 케어 시스템이다.
 
Q. 지향점에 격하게 공감한다. 하지만 현실과의 상충은 없는지
 
기술과 장비는 첨단을 지향하지만 의술은 사람을 지향해야 한다. 물론 퍽퍽한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전인치유와 빈센트 케어 시스템을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돈이 아닌 환자가 먼저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병원이어야 한다. 모든 교직원이 같은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Q. 정체성 확립을 위한 별도 교육이 이뤄지고 있나
 
그렇다. 20154월부터 우리는 빈센트인이라는 슬로건 아래 3년 차 이상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영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병원의 정체성과 비전, 핵심 가치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내재화 하기 위함이다. ‘전직원 꽃동네 사랑체험 인성캠프도 시행 중이다. 이론 중심의 교육을 탈피해 삶의 현장에서 희생과 봉사를 직접 체험하고 실현하는 게 목적이다.
 
Q. 그럼에도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의료서비스 디자이너 17명을 임명했다. 행정, 간호, 진료지원 등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논의 및 의견 조율, 실행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용객들이 느낄 수 있는 사소한 불편사항부터 껄끄러운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감시자로 활동할 예정이다.
 
Q. 그동안 꾸준하게 사회공헌을 전개했다. 새롭게 구상 중인 사업은
 
새로운 공헌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동안 진행해 온 사업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보다 체계화 된 의료봉사에 주력하고 있다. 2007년부터 매년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회사업팀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Q. 개원 당시 자선진료소를 운영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나
 
초기에는 병원 지하에 20병상 규모의 자선진료소가 있었다. 매주 월, , 금요일에 환자들을 진료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나중에는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현 의료제도 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어 2004년부터는 경기도 안산에 빈센트의원을 운영 중이다.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계층에게 무상진료를 제공한다.
 
Q. 임기 내 가장 역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내부고객 만족도 제고다. 직원이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하다. 희생과 봉사는 결코 강요될 수 없는 덕목이다. 환자를 섬기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선행돼야 한다. ‘환자 우선이라는 가치 실현의 주체는 직원이다. 작은 부분까지 직원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챙기고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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