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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기준 유지, 의학적 자주성 확립”
이해영 대한고혈압학회 학술이사
[ 2018년 06월 08일 07시 05분 ]
파격이었다. 세계 의학의 중심인 미국을 거스르는 결정이었다. 더욱이 동일한 임상결과를 놓도 다른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발칙한 도발(?)의 주체는 다름아닌 한국이었다. 사실 이번 결정이 내려지기 전부터 세계 의학계는 한국을 주목했다. 무려 17년 만에 고혈압 진단 기준을 개정한 미국의 결정 이후 다른 나라에서 처음 이뤄지는 가이드라인 개정이었던 만큼 한국의 결정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미국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한국 의학계는 파격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 그 중심에 섰던 대한고혈압학회 이해영 학술이사는 철저히 학술적 타당성에 근거한 판단이었다고 술회했다.
 
소신 근거한 반기
 
세계적으로 자체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일본, 대만, 한국 등에 국한된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미국의 기준을 따르고 유럽은 영국을 중심으로 EU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그 만큼 미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러한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가 지난해 11월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mmHg’로 하향조정하면서 세계 의학계는 술렁였다.
 
십 수년 간 유지돼 왔던 기존의 140/90mmHg 기준을 부정한 결정이었던 만큼 의견이 분분했지만 미국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반기를 드는 국가는 없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인 지난 5월 대한고혈압학회가 5년 만에 고혈압 진단 기준 가이드라인 개정을 예고했다.
 
핵심은 한국이 ‘130/80mmHg’로 낮춘 미국의 결정을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느냐의 여부였다. 미국의 결정 이후 첫 개정이었던 만큼 자연스레 세계 의학계 시선은 한국을 주목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결정은 ‘140/90mmHg’ 기준 유지였다. 미국이 설정한 새로운 기준은 의학적으로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이해영 학술이사는 고혈압 진단 기준은 혈압을 낮춤으로써 얻어지는 임상적 효과에 기반해야 한다“130/80mmHg 이하로 조절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적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의학계에서 미국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을 감안할 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사회경제적 비용 등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할 때 기존의 기준을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덧붙였다.
 
동일 연구, 다른 해석
 
더욱 주목을 끄는 대목은 동일한 임상결과를 놓고 미국과 다른 해석을 내렸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의학적 자주성 확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가 고혈압 진단 기준을 개정한 근간에는 지난 2015년 발표된 SPRINT(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연구가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주도 하에 진행된 이 연구는 혈압을 낮출수록 사망률과 심질환 위험이 낮아진다(the lower, the better)’는 메시지를 던지며 순환기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엄격하게 관리하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다는 게 SPRINT 연구의 핵심이었다. 미국심장학회 역시 이 점에 주목해 고혈압 진단 기준을 강화했다.
 
하지만 대한고혈압학회의 판단은 달랐다. 미국심장학회의 결정을 수용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시각이었다.
 
이해영 학술이사는 “SPRINT 연구 대상자는 일반적인 고혈압 환자가 아니라 합병증이 있는 심한 고혈압 환자였다이는 의학적 타당성을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즉 미국의 경우 심뇌혈관계 합병증 발생률을 감안할 때 130/80mmHg 이상인 사람들도 그 이하인 경우에 비해 위험성이 뚜렷하게 높은 만큼 진단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은 고위험군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혈압치료를 받았을 때 얻어지는 이득이 크지 않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고려했을 때 현행 진단기준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판단은 비단 대한고혈압학회만이 아니었다. 미국 의학계 내에서도 ‘130/80mmHg’이라는 새로운 고혈압 진단 기준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미국심장학회의 결정에 대해 미국당뇨병학회와 미국가정의학회, 미국내과학회 등이 수용 불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 학회 모두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처음으로 미국심장학회 결정에 불수용 방침을 정하면서 세계 의학계의 시선은 이제 자연스레 유럽을 향하고 있다.
 
이번 주말 유럽고혈압학회(ESH)와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 2014년 이후 4년 만에 고혈압 진단 기준 가이드라인 개정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들 학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세계 고혈압 진단 기준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대한고혈압학회 역시 유럽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의 경우 4년 전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환자 등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포함해 고혈압 환자 전반에 140/90mmHg 미만을 일괄 적용하도록 가이드라인으로 권고한 바 있다.
 
이해영 학술이사는 현재 상황에서는 유럽학회들의 결정이 상당히 중요해졌다이들 학회의 결정에 따라 세계 고혈압 진단 기준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ESHESC가 기존 기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만약 미국의 결정을 따를 경우 우리나라도 불가피하게 수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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