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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함유 사건 불똥 튀는 '저가약 대체조제'
범의료계 "제도 폐지" 목소리 커져···"정부도 관리·감독 소홀" 비판
[ 2018년 07월 11일 11시 38분 ]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발암물질 함유 논란으로 불거진 고혈압약의 발사르탄 제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치료 주체인 의료계가 정부 관리·감독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번 사태의 근원에 그동안 수차례 지적해온 저가약 대체조제 사안이 연관됐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유럽의약품청(EMA)는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만든 '발사르탄'에서 2A군 발암의심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을 발견해 해당 품목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렸다.


곧이어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해당 물질을 사용하도록 허가받은 82개사 총 219개 혈압약에 대해 판매·제조 중지 명령을 내렸다.


식약처는 현장조사 진행 후 지난 9일 해당 원료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한 91개 품목에 대해서는 다시 판매금지조치를 해제했다.


상황이 이렇자 의협을 포함 의료계 내 지역의사회, 학회, 개원의사회 등이 이 같은 식약처 조치와 관련해서 관리·감독 소홀을 문제삼았다.


대한의사협회는 9일 성명을 발표해 "이번 사태는 원료에서 부작용까지 안전관리에 책임이 있는 식약처의 직무유기로 발생한 것"이라며 "식약처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 문책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도 "정부는 이번 발사르탄 논란에서 혼선을 자초했다"면서 "의약품 승인 후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로 불거진 이번 사태의 해결을 병의원에 떠넘겨 불신을 조장하고 진료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차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의 고혈압을 관리하고 있는 개원의들도 나섰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10일 "의료인과 환자간 갈등과 불신을 조장한 정부와 식약처의 행태를 비판한다"면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언론에 먼저 터뜨리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탁상행정을 언제까지 두고봐야 하는가"라고 분노를 표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약에 대한 허가를 담당하는 식약처의 시스템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서 "수많은 사건으로 식약처의 문제점이 여러번 지적됐는데도 근본적 대책 마련이 없었기 때문에 환자가 복용하는 약제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성분명 처방정책과 저가약 대체조제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가했다.


의료계 단체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저가약에 인센티브를 주는 보건정책"이라는 데 공감했다.

이들은 "OECD 국가 중 제네릭 약값을 오리지널 약가의 80%로 책정한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노력보다는 특허가 풀린 약을 복제해 판매하는 데만 골몰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현재 정부에서는 보험재정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저가약 인센티브제도는 폐지돼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 건강권과 알 권리를 침해하는 정책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중지해야 한다. 성분명처방과 저가약 대체조제 등 제네릭 약가를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주는 관행에서 벗어나 적정수준으로 결정하는 것이 설득력 있는 정책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는 "이번 사태는 사실상 정부의 저가약 권장 정책에 맞물려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성분명 처방과 임의 대체조제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라면서 "성분명 처방은 결국 저가의 의약품만 양산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해당 정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천명했다.


전의총은 "저가약 처방 강요와 대체조제 인센티브 시행 역시 당장 중단돼야 한다"면서 "의사의 처방을 규제하고 저가약 대체조제를 유도하는 심사제도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약사들은 저가약 대체조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의료계와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10일 성명을 발표, "의협은 1%대도 되지 않는 대체조제를 문제삼고 있는데 현재 약사들은 시중에서 잘 구할 수 없는 약들만 의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체조제를 하고 있다"면서 "대체조제와 중국산 원재료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전부터 주장한 약사들의 투약권을 존중하고 의약분업의 원칙대로 약의 선택에 대해 약사의 권리를 인정했다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성분명 처방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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