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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암, 전병동 안전제품 도입···"주사침 자상 방지"
박종훈 병원장
[ 2018년 07월 17일 05시 29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자동차 사고보다 의료과실로 죽는 환자가 더 많다."

지난 2000년대 초반 무렵 미국 국립의학원에서 나온 이 연구결과는 충격과 동시에 환자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국제의료기관인증기구(JCI) 인증에 환자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각종 보건정책에 이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환자 안전 최우선으로 해야 진정한 선진의료”

병원 규모를 막론하고 이어지는 의료사고에 국내서도 이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환자안전 관리를 위한 별도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파격적인 시도를 한 병원이 있다. 직원 안전이 곧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는 사명감 아래 전병동에 주사침 자상을 방지하는 안전정맥카테터를 도입한 고대안암병원이 바로 그곳이다.

현재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비브라운 코리아가 주사침 사고 예방 캠페인인 ‘세이프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격을 낮춰 보급하고 있는 인트로칸 세이프티 제품이기도 하다. 고대안암병원은 서울지역 최초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데일리메디가 박종훈 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직원들 주사침에 찔리는 경우 의외로 많았고 이는 환자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환자 안전을 위한 제품 사용 분위기 확산 기여하고 직원들 이해도 높아져"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전면 금지, '최소수혈(적정수혈) 외과병원’ 설립 추진"


Q. 전(全) 병동에 안전 주사침 제품 사용을 결정한 계기는
 
개인적인 경력과 관심사에서 나온 결과다. 병원에서 적정질관리(QI) 사업을 담당하면서부터 환자 안전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됐다.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간 안전 중심 의료문화에 대해 강의한 것만 해도 셀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수술 못하는 병원은 없다. 의료기술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는 거다. 여기서 진정한 선진의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의료사고를 줄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환자안전 문화가 없는 병원은 좋은 병원이라 볼 수 없다.
그런데 우리 병원 내 통계를 검토했더니 안전사고 가운데 직원들이 주사침에 찔리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만약 혈액에 직접 침투하는 주사침에 찔렸다면 감염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위험성도 있다. 환자안전은 결국 같은 병원 안에서 활동하는 직원 안전과 연결돼 있다는 판단 하에 모든 병동에 안전 주사침 사용을 결정하게 됐다.
 
Q. 구체적인 도입 시기 및 사용될 제품 수는 얼마나 되는지 
 
의료진 교육을 마치고 7월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현재 짓고 있는 신축 건물이 완공되면 총 병상 수가 1200~1300개 정도로 늘어나게 되는데 연간 약 30만개의 안전정맥카테터 제품이 사용될 예정이다. 
 
Q.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할텐데 병원 입장에서 부담되는 측면은 없는지
 
'세이프티(Safety) 프로젝트'를 통해 회사가 해당 제품을 원가에 보급하고 있다. 물론 안전장치가 없는 일반 제품과 비교해 볼 때 가격 차이가 나겠지만 혹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병원이 입게 될 손실을 생각해 보면 훨씬 효과적이다. 유럽과 미국 등은 안전카테터를 이미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측면때문에 세이프티 프로젝트도 한국에서만 시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궁극적으로는 이 같은 사회공헌 활동이 없더라도 병원이 안전 요소를 갖춘 의료장비를 사용하고, 기업들도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하는 분위기가 당연시됐으면 한다. 현재로서는 관련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보상을 받는 급여 체계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환자 안전을 위한 의료기기 설계의 중요성이 경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Q. '환자 안전을 위한 직원 안전 보장’ 개념이 실제로 많은 호응을 얻었나
 
처음에는 아니었다. 일단 기존에 쓰던 것과 다른 장비를 쓰려면 제품이 손에 익을 때까지 교육을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환자들로부터 불만이 접수될 가능성도 있으니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막상 사용해보면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만큼 관습을 바꾸는 게 어렵다. 
 
지난 노사간담회에서 프로젝트 맥락과 의의를 직접 설명한 이후부터 좋은 반응이 느껴졌다. 노조도 환자 안전이 중요하지만 직원의 안전도 고려해달라는 제안을 이미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안전카테터 제품 도입이 이런 문제의식의 구체화로 실현된 것이라는 데 의료진도 공감하고 있다.
 
Q. 환자 안전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데 의료기관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은
 
리더십이 중요하다. 추상적인 개념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한 예로,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가 유행처럼 번졌다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수그러든 적이 있다. 이는 JCI의 진짜 의미를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JCI는 환자 안전을 근본적인 가치로 두고 있다. 원칙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를 운영 방침에 기본으로 두고 각 병원 사정에 맞는 구체적인 환자 안전 시스템을 마련해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JCI의 목적이다.
 
고대안암병원 또한 ‘첨단 연구와 최상의 의료를 지향하는 글로벌 리더 병원’에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안전한 병원’으로 모토를 바꿀 계획이다. 첨단 연구와 최신 기술은 너무 당연한 말이기 때문이다. 의료사고 없는 안전한 병원으로 환자 신뢰를 얻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더불어 앞에서도 언급했듯 보건 당국의 정책 또한 환자 안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선언으로 그치지 말고, 안전장치를 더한 장비 개발 및 환자 안전 중심의 병원 시스템 도입을 독려했으면 좋겠다.
 
Q. 환자 안전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다른 프로젝트가 있는지
 
취임 후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현황을 확인하고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재사용 금지에 따른 관리비용이 늘어난다는 우려가 컸지만 원칙을 따를 것이다. 더불어 최소수혈외과병원으로의 도약이 목표다. 2000년도 이후 수혈이 환자 감염률 및 사망률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장에서는 수혈 가이드라인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가이드라인보다 더 엄격하게 수혈을 관리하는 '최소수혈(적정수혈) 외과병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 비브라운 코리아의 세이프티 프로젝트
 
비브라운 코리아(B. Braun Korea)가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안전정맥카테터 ‘인트로칸 세이프티(Introcan Safety®)’의 가격 장벽을 낮춰 병원 내 주사침 자상 사고 예방하기 위해 기획됐다. 유럽과 미국 등은 이미 안전 카테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기에 세이프티 프로젝트는 현재 한국에서만 실시되고 있다.
 
주사침 자상으로 인한 혈액 매개 질환으로부터 의료진과 병원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인트로칸 세이프티(Introcan Safety®)는 국내 출시한 제품 중 유일한 자동 작동 안전 카테터로서 니들을 제거하는 동시에 안전 방패 ‘세이프티 쉴드(Safety Shield)’가 자동으로 작동하여 니들 끝을 감싸준다. 일반 카테터와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1998년 독일에서 개발돼 2004년 한국에서 정식 허가를 마쳤으며 현재 전 세계에서 10억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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