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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PA 간호사와 복지부 표리부동 정책
한해진 기자
[ 2018년 08월 27일 11시 32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보건복지부가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칼을 뽑았다. 복지부는 최근 국립대병원 수술실 간호사의 봉합행위에 대해 '명백한 위법'이라며 처벌을 예고했다.

PA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제도로 불법"이라고 천명하면서 해당 병원 조사를 천명했다.

사실 PA는 의료계의 해묵은 과제다. '수술실 의사 인력난'이라는 미명 하에 공공연하게 운영돼 왔던 만큼 불법성 논란은 계속돼 왔다.

이제는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공론화 자리들이 심심찮게 마련됐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역시 행사에 참석해 의료계와 고민을 함께 나눴다.

실제 지난 5월 국회에서 PA 제도화 토론회가 개최됐다. 의료인력난에 대한 논의와 함께 PA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갔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했던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곽순헌 과장은 “PA간호사는 국내 의료법에 존재하지 않는 역할을 하고 있어 딱 떨어지기 어려운 부분으로 기존의 판례를 참고하는 등 해석이 필요하다”며 “전문 간호사를 활성화하고 간호사 역할을 법적으로 정의하는 작업을 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보다 2달 앞서 열린 서울시병원회 학술대회 토론회에서도 “의료취약지 및 신생아 중환자실 등에서 의사인력이 부족해 PA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인정했다.
 
기존 행보만 살펴보면 복지부의 이번 발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공통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에 공감을 표하던 복지부가 한순간에 징벌적인 심판자가 됐기 때문이다.
 
간호사들에게 의사 업무를 강요하는 행태에 대해 처벌을 촉구해 온 의료연대본부조차 “복지부 결정은 근본적 해결이라기보다 일부 간호사 처벌로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복지부가 수 많은 PA 문제 논의에 참석해 언급했던 제도 개선과 공감대 형성을 통해 의료인력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과는 거리감이 있는 것이다.
 
의료법을 위반하거나 의료사고를 일으켜 환자에게 피해를 준 병원을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사전 예방이 정말 불가능했는지 의문이다.

왜 진작 PA 고용 현황을 파악하지 않았을까? 왜 주사제 분주 관행에 대한 실태조사가 없었을까? 왜 의료기기 재사용 가이드라인이 없었을까? 왜 불법행위가 불거지면 마치 처음 알게 됐다는 듯 처벌로 수습하려는 행태가 반복되는 것일까?
 
PA 고용이 문제라면 불시에 병원들을 조사하면 된다.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법에 근거해 처벌한다. 의료기관은 경각심을 갖고, 제도 개선에 대한 근거 자료도 쌓인다. 의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는 물론이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이 커지고 나서야 조사와 처벌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비난의 화살은 해당 의료기관과 몇몇 개인에게 갈 뿐이고, ‘운이 좋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다른 병원들의 PA 숫자에는 변함이 없다. 
 
의료제도를 개선하고 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희생양 공격용 탄환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

이번에 논란이 된 강원대병원은 “서울 및 수도권이나 지방 대도시에 위치한 병원들에 비해 인턴 및 전공의 정원이 제한돼 있어 진료의 대부분을 임상과 교수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PA 간호사 채용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불법임을 알면서도 불가피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게 작금의 병원들 현실이다. PA들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진 것을 계기로 복지부가 예방적 조치에 보다 비중을 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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