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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 투철 외과전문의 육성 및 지원방안 절실"
박두혁 데일리메디 자문위원겸 논설위원
[ 2018년 10월 07일 14시 45분 ]


외과전공의 수련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입법예고가 나왔다. 4년 수련에 따른 낭비요소를 없애고 외과의사로서 갖춰야 할 필수 술기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우수 외과전문의 인력을 확보한다는 대한외과학회의 노력이 엿보인다.

또한 이렇게 전공의 수련기간을 줄임으로써 전공의 기피현상을 방지,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공급함과 동시에 병원계 현안인 호스피탈리스트와 PA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단계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한쪽에서는 3년의 수련기간 중 전문의시험을 앞둔 마지막 연차에는 6개월 이상 시험 준비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에 2년 반 정도 기간으로 충분한 수련교육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와 PA문제 등에 있어 외과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이 과연 이를 풀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호스피탈리스트의 경우는 자리를 펴고 기다리고 있어도 지원자가 없는데, 수련기간을 줄인다고 해서 과연 지원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대한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 측은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복지부 역시 그런 것 같다. 외과학회는 수련기간 단축을 위해 이미 전공의 연차별 수련과정을 역량 중심으로 개편하고 필수 술기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역시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은 1차의료 외과전문의 양성뿐 아니라 호스피탈리스트 확충 및 매년 미달을 겪고 있는 전공의 충원율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간이 아니라 질(質)이다.

지난 1993년 오랜 군사정권이 물러나고 소위 문민정부라고 불리는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각계에 권위를 타파하고 민주화로 체질변화를 도모하고 있을 즈음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계급과 서열과 상명하복이 매우 뚜렷하게 남아있는 곳이 있는데, 군인, 경찰, 그리고 또 하나 의사다라는 말이 회자됐다.

군인과 경찰은 목숨을 걸고 국가와 국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책임을 가진 직업이다. 그런 중차대한 책무를 지닌 집단에서 계급과 서열, 명령체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다면 나라와 국민이 위태로워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의사는 왜 거기에 포함되는가? 의사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생명, 하나뿐인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그 자체로 최고의 가치이므로 조금도 소홀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 군인이나 경찰처럼 의사 세계에서는 독특한 계급과 위계질서 및 명령체계가 운영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 60세 이상 시니어 의사들은 전공의 시절에 대해 많은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상급연차의 담배 심부름을 해본 일도 있고당직을 섰다가 입원환자 보고를 잘못했다고 뺨을 얻어맞은 적이 있다는 사람도 많다. 지금은 이런 일이 벌어지면 크게 사달이 날 것이다. 

담배 심부름이나 뺨을 때리는 폭력을 두둔하려는 게 아니다. 나이가 좀 된 대학병원 교수들은 시류에 따라 너무나도 무질서해지고 느슨해진 병원 내 선후배 의사들 관계, 의사들과 직원들 사이의 흐트러진 위계질서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러한 무질서가 결국 의료사고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은 사례를 한가지 소개하겠다. 한밤 중 입원환자 호흡에 이상 징후가 보여 간호사가 이를 당직 전공의에게 알렸더니 그걸 왜 나에게 얘기하느냐면서 주치의 집으로 전화를 하라고 했다. 서울 소재 유명 대학병원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이처럼 무책임한 젊은 의사들이 너무 많다고 나이든 교수들은 걱정하고 있다.

전공의 수련기간은 의사로서 전공 분야에 대해 탄탄한 지식을 쌓고 술기를 익히는 한편 환자진료에 직간접으로 관여함으로써 함께 일하는 동료의사 및 직원들은 물론 환자들과의 교감을 통해 비로소 한 의사로서 자리를 찾아가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수련기간 중에 섬세한 술기를 갖춘 의사일 뿐 아니라 철저한 생명존중 의식과 철저한 책임감을 가진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본인이 노력해야 함은 물론 가르침도 중요하고, 이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수련기간이 단축된다고 해서 앞에 지적한 것처럼 모든 게 다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수한 외과 전문의 인력수급에 꼭 필요하다고 제안된 만큼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사명감에 투철한 외과의사 양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게 많은 국민의 바람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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