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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무산 ‘의료일원화’ 이번엔 성사될까
醫-韓, 의한정협의체서 합의문 초안 마련···의료계 ‘찬반’ 격론
[ 2018년 10월 10일 11시 08분 ]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의료일원화 논의로 의료계가 뜨겁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지난 8월 31일 의한정협의체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의료일원화 합의문 초안을 마련했다. 의협은 의료일원화 합의문 초안을 시도의사회와 대의원회에 공개했고, 곧바로 반대에 부딪혔다. 합의문 중 면허체계에 관련된 내용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 것이다. 이에 의협 최대집 회장이 직접 한의대 폐지 등 대(對) 한방정책을 발표했지만 또 다시 역풍에 불었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합의문 초안은 최대집 회장이 직접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의협과 한의협 간 갈등은 극에 달했고 의한정협의체는 결국 중단됐다.[편집자주]

의료일원화 합의문 무엇이 문제인가

의정협의체 운영은 지난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이 발의되면서 이뤄졌다. 의협과 한의협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안건 외에도 의료일원화 사안까지 포함한 포괄적 협의체를 구성했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서는 의협과 한의협의 이견이 여전했지만, 의료일원화는 합의문 초안을 마련했다. 

이번 합의문에는 ▲의료와 한방의료 교육과정 통합과 이에 따른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일 원화를 2030년까지 시행 ▲의협, 한의협, 대한의학회, 대한한의학회와 관계기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료일원화 통합을 위한 발전위원회 (이하 의료발전위원회) 구성 후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 ▲의료발전 위원회 기존 면허자에 대한 해결 방안 논의 ▲의료발전위원회 의사 결정 방식은 의협 및 한의협의 합의에 따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의료발전위원회에서 기존 면허자들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는 내용이다.

면허체계와 관련해서 의협이 한의사들에게 의사면허를 주려고 한다는 주장과 함께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의협은 상임이사회와 시도의사회, 대의원회에 합의문 초안을 공개했고, 이에 대해 상임이사회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으로부터 합의문 초안을 보고 받은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내용은 기존 면허자들에 대한 부분”이라며 “기존 면허자들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이 한의사들에게 의사면허를 주자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한의협에서 강력히 주장을 해 들어간 조항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추무진 회장 때 비슷한 논란이 있어서 엄청난 파장이 있었는데 최대집 회장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 회장과 다를 게 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조항을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문 내용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교육이 통합된다면 의료일원화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겠지만 현존하는 면허체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공감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합의문 초안에서 ‘기존 면허자들에 대해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는 내용을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주겠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의한정 협의체에서도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만든 합의문인데 의료계에서 절대 반대하는 쪽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합의문 초안 두고 醫-韓 ‘진실공방’

의협 최대집 회장은 의한정 협의체에서 마련한 의료일원화 합의문 초안에 대해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9월 10일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의협은 대한민국 의료정상화를 위해 성실히 의한정 협의체에 참여하며 한의대 폐지와 의과대학의 단일 교육제도 확립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런데 대한한의사협회장이나 주무이사가 당장이라도 한의사가 의사면허를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보면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의한정협의체에서 마련된 의료일원화 합의문은 실무 협의자들이 임시안을 만든 것”이라며 “의협은 원칙적으로 합의문 초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대(對) 한방 기본원칙에 근거해 의협의 새로운 안을 만들어 제안할 것”이라며 “기존 합의문은 수용 불가로 폐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밝힌 대 한방 기본원칙은 ▲한의사제도 폐지 ▲한의과 대학 폐지 ▲의과대학으로 의학교육 일원화 ▲기존 면허자들은 각각 의사와 한의사면허 유지 등이다.

의협 수장의 의료일원화 합의문 초안 수용 불가 선언에 한의협도 반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9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전 8월 31일 합의문 수용 이후 문구 수정 등은 최대집 회장이 직접 했음에도 의협 기자회견에서는 수정안 역시 대표단의 안에 불구하다고 표현했다”며 “이는 한의협이 협상 상대로서 신의를 보장 받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아직까지도 의협 최대집 회장이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며 “다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최대집 회장은 의협 내부적으로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이것이 한의협에 대한 신의, 성실을 지킬 수 있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의협 측은 최대집 회장이 최혁용 회장과 합의문 초안에 합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실무자가 최대집 회장에게 합의문 내용에 대해 보고를 했지만 최대집 회장은 이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한 바 없다”며 “한의협 최혁용 회장과 최대집 회장이 만나 복지부와 합의문 초안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의협-한의협-복지부 간 3자 합의는 됐는데 의협이 내부 설득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의료계 내에서조차 최대집 회장이 한의협과 의료일원화 합의문 초안에 합의해놓고 이를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이 합의문 초안에 부정적이면 초안이라는 것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합의문이 작성됐다는 것은 협상단과 회장과의 교감 하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회장과 교감없이 합의문 초안이 작성됐다면 담당자 문책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협은 “담당자는 문책 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醫-韓 합의 필요한 의료일원화
의한정협의체는 지난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법안으로 인해 구성됐다. 이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만이 아닌 의료일원화라는 큰 틀에서의 협의로 확대됐지만, 결과론적으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에 대한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이에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의료일원화 합의는 사실상 파행됐지만 의협과 한의협 어느 쪽도 협의체에서 탈퇴하려는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10월 국정감사에서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법안에 대한 논의도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와는 달리 의료일원화는 한의계와 의료계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국회나 정부가 대신 해결해줄 수 없다. 의료계와 한의계가 다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에 의한정협의체 파행을 피할 수 없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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