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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부끄러운 강원대병원 ‘성희롱·성추행’ 파문
수술실 교수 포함 의료진 ‘간호사에 파렴치한 인권침해’ 자행
[ 2018년 10월 12일 12시 33분 ]

[데일리메디 김진수기자 ] 일반적으로 성희롱을 비롯한 성폭력은 상하 구도가 뚜렷한 곳에서 쉽게 일어난다. 의료계 역시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의사-간호사, 교수-전공의 등 다른 직종에 비해 상하 관계가 확실하다. 그로 인해 의료계 내부적으로 성희롱·성폭력들이 발생했고 실제로 뉴스에도 가끔 보도되기도 했다. 의료계는 다소 폐쇄적인 구조로 피해 사례가 잘 공개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 8월 강원대학교병원 간호사들이 그동안 성희롱을 비롯해 의사들의 갑질에 시달렸다며 단체로 실상을 폭로했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직까지 피해자와 가해자들의 진술이 마무리 되지 않았고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편집자주]

#응급수술이 끝나고 샤워실 문을 노크했는데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문 단속을 위해 내부로 들어갔더니 A교수가 옷을 하나도 입지 않은 채로 서 있어 반강제적으로 A교수 나체를 보게 됐다.

#B교수는 수술용 가운을 입혀줄 때 나를 껴안으려했고 수술 중 고글을 벗겨 주기 위해 다가가자 얼굴을 들이밀며 강제로 뽀뽀하려 했다. 또한 근무복을 입고 있을 때는 등 부위에 있는 속옷을 더듬었다.

#수술 도중에 C교수 얼굴에 땀이 났는데 이를 나의 어깨, 그리고 다른 간호사의 팔, 심지어 목에도 닦았다.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

#배가 아파 아무 말 없이 수술실에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D교수가 “너 생리하니? 약 지어줄게 외래로 와”라고 말해 수치심이 들었다.

#E교수는 본인 전담간호사를 정해놓고 그 간호사만 수술실에 들어오게 한다. 다른 간호사가 들어가면 한숨을 쉬며 무시를 한다.

#F교수는 수술실에 들어가면 성적인 농담을 끊임없이 한다. 간호사들의 신체부위를 빗대어 이야기 할 때도 있고 매번 “오빠가~”라며 말해 불편함을 느낀다.

#G의료진은 간호사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손가락 하트를 만들고 “내가 젊었으면 우리 OO한테 커피 한 잔 하자고 했을텐데”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H의료진은 간호사들에게 다가가 수술복 단추가 풀렸다며 은근슬쩍 자기가 직접 단추를 잠가주고 손가락에 낀 반지를 살펴본다는 이유로 손을 만지거나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빈번하게 한다. 이런 행동이 신규 간호사들에게도 행해지는데 매우 불편해하고 있다.


지난 7월 강원대학교병원 간호사 30여 명은 지속되는 의료진의 성희롱 등 불합리한 상황을 참다못해 인권침해 사례를 폭로하고 공식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위에 나열한 사례 외에도 간호사들은 “의사들이 회식때 불러서는 억지로 옆에 앉히고 허벅지와 팔뚝을 주무르고 장기자랑을 시켰다”, “섹시한 여자가 좋다며 짧은 바지를 입고 오라 말했다”고 폭로했다.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병원분회 관계자는 “우리는 의사에게 ‘몸매가 좋네요’ 라는 말도, 신체 접촉도 하지 않는다. 얼굴이나 몸매를 보고 비하하는 행동이나 말은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고 자존감을 하락시킨다. 그러므로 가해자들은 더 이상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충처리위원회 구성 후 진상 파악 착수

이에 강원대병원은 지난 8월 병원 진료처장을 포함한 병원 측 2명과 노동조합 측 대표 2명 동수로 ‘고충처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지난 8월 14일, 고충처리위원회는 제1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번 성폭력 논란과 관련해 거론된 당사자들에게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토록 했다.

그러나 고충처리위원회에 제출된 소명서에는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와 피해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사건 본질에 대한 사실 확인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병원분회 관계자는 “고충처리위원회에서 가해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성폭력과 관련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하거나 아니면 ‘그런 의도로 행동한 것은 아니었다’고 소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폭력 논란과 관련해 거론된 당사자들에게 해당 사실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토록 하고 제2차 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했는데 그 의견들이 서로 달랐다는 설명이다.

이에 고충처리위원회는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같은 달 29일 제2차 위원회를 열어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간호사들의 증언을 청취했다.

특히 피해를 주장하는 간호사 37명이 2~3명씩 짝을 이뤄 고충 처리위원회에 진술했다. 애초 간호사들이 주장했던 내용에 더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간호사들의 새로운 증언들이 계속해서 나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까지 약 3주 가량이 소요됐다.

지난 9월 20일까지 피해를 주장한 간호사 37명의 진술은 마무리 됐으며 고충처리위원회는 곧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들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 가해자로 지목된 의사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진실 여부를 가려야 하지만 지금까지 피해를 호소하는 간호사 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회적으로 적지않은 파장이 야기될 전망이다.

성희롱·PA간호사 문제 해결 촉구 결의대회도개최

노동조합은 이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 해당 안건에 대한 보여주기식 조사가 아닌 철저한 조사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결의대회에서 노동조합은 성희롱, 폭언, 갑질 없는 병원 만들기를 비롯해 그동안 문제가 됐던 PA간호사 제도에 대한 대책 마련,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화도 요구했다.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병원분회 관계자는 “모든 조사 후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병원 측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내부 고발을 수행한 간호사들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 해주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고충처리위원회의 위원장을 병원 측 인사인 진료처장이 맡고 있어 사건에 대한 진상 파악 및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돼 향후 위원회의 공정한 조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병원분회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번 사안이 처리되고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협조 한다는 방침이다.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병원분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병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일주일에 2~3번이라도 위원회를 열고 조사를 실시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사안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사실이 없어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듯 하다”고 짧게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겠다. 또한 2차적 피해나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쓸 것이며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kim8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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