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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기대회 이틀 앞두고 구속됐던 '의사 3인' 보석 석방
37일간 수감 의료계 들끓어, "개인 아닌 국가 의료시스템 개선 시급"
[ 2018년 11월 10일 06시 36분 ]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횡경막 탈장 오진이 업무상 과실치사로 이어져 금고형을 선고받은 의사 3인이 보석 석방됐다.
 

이들이 법정구속됐던 1개월 1주일동안 의료계가 사법부를 거세게 비판하고 의료과실의 형사책임에 문제를 제기했던 만큼 이번 사건이 의료시스템 개선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10월 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기도 성남 한 병원의 응급의학과장 A씨에게 금고 1년형, 소아과장인 B씨에게 금고 1년 6개월형, 가정의학과 전공의 C씨에게 금고 1년형을 선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는 들끓었다.


사건은 지난 2013년으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성남 한 병원의 응급실에 복부통증으로 8세 어린이 D가 내원했고 A씨는 D를 진단했다.


법원은 D의 X-ray 촬영 결과 좌측하부폐야에서 흉수를 동반한 폐렴 소견이 됐음에도 A씨가 검사를 하지 않은 점에 과실이 있다고 봤다.


A씨는 추가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비특이적 복부통증으로 진단한 후 관장과 소화기장애 치료를 했고 X-ray에도 이상소견을 기록하지 않고 D를 돌려보냈다.


D는 다음날 같은 병원 소아과에 내원에 복통을 호소했으나 B씨는 변비로 진단했다. 2, 3차 내원에서도 추가 조치 없이 변비라는 진단을 내렸다.


법원은 B씨가 흉수를 동반한 폐렴 소견이 있다는 영상의학 보고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과실이 있다고 봤다.


가정의학과 전공의 C씨는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응급 통증으로 내원한 D를 촬영한 X-ray상 횡경막 탈장 소견이 확인됨에도 이를 응급의학과 전문의나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알리지 않은 과실이 인정됐다.


D는 귀가 후 다음 날 경기도 한 대학병원에 내원했으나 횡경막 탈장 및 혈흉을 원인으로 한 저혈량성 쇼크가 발생했으며 이후 심정지로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의료계 "의료 특수성 무시한 판결" 거센 반발

최근 해당 판결에서 의사 3인이 법정에서 구속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 내부적으로 반발이 들끓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26개 전문학회를 비롯, 응급의학회 등 의료계 내 다수의 단체는 "의료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은 판결"이라며 "의료행위 중 발생할 수 있는 과실로 전공의까지 법정구속 된다면 의사들은 방어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해당 판결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법원 앞에서 삭발을 하고 수원구치소 앞 철야 농성에 이어 청와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의협은 시도의사회장단과 긴급회의를 열어 11일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이하 궐기대회) 개최를 결정했다.
 
총궐기대회를 이틀 앞두고 의사 3인이 보석으로 석방된 것에 대해 의협 방상혁 상근 부회장은 "다행"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차가운 구치소에 갇혀있던 동료의사 3인에 대한 보석신청이 받아들여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엄연한 직장, 가정이 있는 의사들을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법정구속을 시킨 것에 대한 부당함은 여전히 남아있다. 보석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지 3명의 의사에 대한 잘못된 판결이 바뀐 것이 아니다. 대한의사협회는 회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 변호를 맡은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이번 사건은 민사와 형사 재판 진행 과정에서 3개의 의료감정마다 과실과 인과 관계에 대한 감정 내용이 엇갈릴 정도로 다툼의 여지가 많았음에도 재판부는 단지 피해자와 합의가 안됐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3명의 의사를 법정구속하고 구치소에 수감했다"면서 "형사 사건에서 합의가 안됐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수감하는 기준은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뢰인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10월 2일 구속돼 37일 동안 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다"면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시스템 개선 이뤄질까

의료계는 의사 3인이 구속된 37일간 의료시스템 개선을 요구해왔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의료시스템 개선 및 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입법의 계기로 작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의협은 국민과 의사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서 구속된 의사 3인의 즉각 석방과 (가칭)의료분쟁처리특례법의 제정 및 의사 진료 거부권 보장을 위한 입법을 요구했다.


고의나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의료행위 등을 제외하고는 형사상 처벌을 면제하는 (가칭)의료분쟁처리특례법이 제정돼야만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의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의료인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학회를 비롯해 대한응급의학회, 가정의학회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의료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전문학회 중 가장 먼저 11일 궐기대회 참여를 공식화했다. 학회는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진료 중 매우 드문 질환에 대해 최종 진단을 요구하고 응급진료 후 결과가 부정적이었다고 형사적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나라 의사 중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응급의학회는 “학회와 응급의학과 전문의, 전공의들은 11일 전국의사궐기대회에 응급의료센터 진료인력을 제외한 모든 회원이 참여해 정당한 요구를 알릴 것이고 앞으로도 우리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묵묵히 응급진료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가정의학회 이덕철 이사장도 "의사 개인의 과실을 물어서는 안 된다. 의협을 비롯해 공신력 있는 단체가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문제를 찾고 개선점을 제안해야 한다"면서 "환자가 주치의에게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아왔다면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 주치의 제도 역시 분명히 시스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보다 시스템을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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