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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책임 전가 메르스소송 패한 복지부 "항소 검토"
서울행정법원, 과징금 행정처분·607억 손실보상금 지급거부 관련 '원고 승소' 판결
[ 2018년 11월 30일 05시 55분 ]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발생한 손실 보상금 607억원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삼성서울병원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소송에서 패한 복지부는 추후 항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9일 서울행정법원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복지부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등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복지부는 2016년 12월 삼성서울병원에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메르스가 유행 당시 슈퍼 전파자였던 14번 환자에 대해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을 뒤늦게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부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입원환자 이송과 외래환자 불편 등을 고려해 15일의 업무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총 806만2500원을 부과했다. 또 삼성서울병원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고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지부는 607억원으로 추산된 병원의 피해를 보상하지 않았다.


서울삼성병원 운영주체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작년 5월 이 같은 복지부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취지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병원은 복지부에 607억원의 손실보상금도 청구했다.


병원과 복지부는 607억원의 손실보상금과 병원의 명예를 두고 1년 반 동안 팽팽하게 맞섰다.


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환자 접촉자 명단을 제때 주지 않는 등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으며 손실보상액 미지급 결정은 정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복지부 주장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측은 "병원은 최선을 다해 메르스 환자 명단을 복지부에 전달했다. 혼선은 복지부가 잘못한 것이며 메르스 사태로 발생한 병원 손실은 1180억원으로 복지부가 산정한 607억원의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해왔다.


메르스 확산의 불명예를 떠안을 수 없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지난 변론 과정에서 병원 측은 "메르스 사태에 최선을 다해 대처했으나 행정처분에 이어 손실보상금도 받지 못했다. 메르스 확산의 불명예를 떠안을 수 없다"고 호소해왔다.


법원은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2017년 2월 2일 복지부가 삼성서울병원에 내린 과징금 부과 처분과 2017년 2월 10일 손실보상금 미지금 처분 모두 취소했다.


법원은 병원과 복지부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메르스 환자 접촉자 명단 제출 과정에서 복지부가 처분 주체와 추지를 밝히지 않았던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역학조사관들이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 제출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명단 제출 요구의 주체인 처분 행정청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이 요구가 구(舊) 의료법 제59조 제1항에 근거한 것이라는 취지를 밝힌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 명령이 부존재하므로 위반도 존재할 수 없어서 복지부장관의 과징금 부과 처분은 처분 사유가 없어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한 명단 제출 과정에서 삼성서울병원은 복지부 주장과 달리 신속히 대응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삼성서울병원은 역학조사관들에게 전자의무기록 접근 권한을 부여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접촉자 명단 제공을 제안했으며 감염관리실 직원이 명단 작성을 하게 하는 등 신속히 대응했다고 볼 수 있다"며 "명단의 유형과 범위가 다르고 명단 제출 창구 단일화에 대한 소통이 원만하지 않아 이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한 "실제 삼성서울병원 측이 명단 제출을 거부하거나 지연할 동기도 없다"며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봤을 때 삼성서울병원 측이 역학조사관들의 명단 제출 요구를 거부나 방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607억의 손실보상금 지급 거부도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손실보상금 거부는 현행 의료법상 ▲복지부장관의 명령 위반했거나 ▲감염병예방법 상 역학조사 시 금지행위를 한 경우 ▲역학조사에 대한 부당한 거부나 방해 ▲위반행위로 인한 손실 발생 및 확대에 직접적 관련성이 있거나 중대한 원인으로 인정될 때 가능하다.


복지부장관의 명령 위반은 복지부가 처분 주체와 취지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존재할 수가 없으며 역학조사에 대한 금지행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사건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며 "복지부가 삼성서울병원에 한 2017년 2월 2일 과징금부과 처분과 2017년 2월 10일 손실보상금 지급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복지부 측은 추후 항소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판결 주문이 2주안에 복지부로 송부되면 그 내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소송 당사자가 정부기 때문에 항소여부는 법무부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관련 부처와 상의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판결문 내용을 확인한 후에 공식적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다"면서 "복지부도 나름의 입장이 있었고 병원과 대치됐기 때문에 법리적인 판단을 받게 된 것이다. 선고는 말 그대로 법원에서 공표한 내용이기 때문에 판결문 내용을 직접 확인해 보고 판단해야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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