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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신포괄수가 경쟁 과열
박근빈 기자
[ 2019년 02월 01일 12시 33분 ]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수첩] 분위기가 완전 반전됐다. 애초 우려했던 부분은 사라진지 오래고 이젠 인기가 너무 많아 고민이다. 병원계 화두인 '신포괄수가제' 얘기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한시적 정책가산이다', '총액계약제로 가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난해 8월 시행 이후 병원들 사이에서는 경영난 탈피 방안으로 주목 받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2020년 1월로 예정된 신규기관 모집도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 1월 기준 신포괄수가 참여병원은 64곳이지만 긍정적 기류를 타고 2022년 5만 병상 적용 목표도 문제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한 빨리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해야 경쟁 병원과의 격차를 벌일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병원계의 또 다른 경쟁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는 2020년 1월이 아닌 올해 8월 진입 가능성을 타진해 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속도전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빠른 진입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것이다. 


서울 소재 A종합병원 관계자는 “작년에는 반기별 모집이었는데 올해부터 1년 주기로 전환돼 아쉽다. 신포괄수가의 경영에 미치는 효과를 알기에 서둘러야 한다. 신포괄수가제도 참여는 중요한 과제로 설정된지 오래다”라고 밝혔다.


경기도 소재 B중소병원 관계자는 “신포괄을 추진하려고 계속 준비 중인데 전산체계 정비나 인력모집이 상당히 어렵다. 일정 규모 이상이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확실한 효과에 기인한다. 최대 ‘30+α’의 정책가산은 달콤한 유혹이다. 물론 이 만큼 받아내기는 어렵지만 그 절반 이하라도 만족할만한 경영적 개선이 이뤄진다. 


본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환자 만족도 제고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자체적으로 비급여를 줄이는 긍정적인 지표를 생산해 낼수도 있다. 정해진 틀 안에서 적정진료를 하면 마이너스 요인은 잘 보이지 않는 게 신포괄수가제다.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신포괄수가제 도입의 전제조건은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고 전반적 지불체계를 바꿀 수 있는 시간과 그에 따른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을 바꾸고 신포괄용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과정자체가 복잡하다. 원가자료 등 제출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결국 전산체계 개선은 물론 전담 행정직이 있어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때문에 애초에 목표했던 중소병원 신포괄수가 확대는 사실 어려운 부분이 많고, 오히려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 부합하는 제도로 변화하고 있다. 


물론 상급종합병원은 참여를 못하도록 제한을 걸어뒀지만 병원급 이상 중에서도 규모가 큰 곳이 신포괄수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병원 경영이 어려운 중소병원의 지원책으로 해석되는 시기도 있었지만 병원계의 참여 의지가 높아지면서 당초 취지와는 다른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제도적으로 명확히 준비가 선행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심평원의 선결과제는 일정 규모 인력이나 제반여건을 확보해야 신포괄수가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는 식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근거로 시범사업 기관을 선정하고, 자체적으로 준비가 어려운 중소병원에는 지원책을 준비한 후 신청을 받는 게 필요하다.
 

또 다른 숙제 중 하나는 임상 현실에 맞는 세분화된 신포괄용 분류체계 개발다. 


일례로 비급여 항목이 많은 척추 전문병원이나 고가 행위가 많은 심장 전문병원을 위한 신포괄 모델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 신청 후 보완'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추후 문제 발생 가능성 높다. 


심평원 측은 “세분화된 분류체계 개발은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이다. 폐렴, 화상, 발열, 산과관련 등 일부 질병군은 올해 7월에 우선 반영된다. 전반적 개편작업은 학회별 의견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포괄수가제는 긍정적 지표가 나타나 병원계 관심을 증폭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시범사업 중이고 개선돼야 할 부분 역시 많다. 제도적 보완도 충실하게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행위별 수가에서 신포괄수가체계로 전환 시 다시 되돌리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당장 준비가 덜됐는데 무분별한 경쟁에 휩쌓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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