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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전공의 과로사 추정···뜨거워지는 '근무시간'
"유럽식 60시간에 36시간 연속 금지" 제기 vs 대학병원 "인력 줄면 사고 발생"
[ 2019년 02월 09일 06시 58분 ]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설 연휴에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전공의 근무시간 개선에 대한 논의가 불붙는 모습이다. 


현행 전공의특별법상 전공의는 주당 80시간 근무에 8시간의 초과근무를 허용하고, 연속 근무를 36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준수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길병원 전공의가 36시간 연속 근무로 인한 과로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전공의법에 대한 제도개선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3명 중 1명은 최대 연속수련 시간인 36시간을 초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3명 중 2명은 오프임에도 근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의협은 지난해 11월 근로기준법과 전공의법 준수 등의 내용을 담은 '준법진료'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최대집 회장은 “대다수 병원 의사들은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근로시간이 아닌 사실상 휴식시간 없이 24시간 7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으로 극히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다”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정한 근무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도 “유럽 전공의들은 한국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전공의법을 제정할 때 ‘80시간+8시간’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다”라며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전공의법이 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공의법 제정 당시 근무시간 상한에 대해 유럽 60시간과 미국 80시간 중 미국식을 따라 80시간 상한으로 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전공의 근무시간 상한을 유럽식인 60시간대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생명을 다루는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일에 36시간 연속 근무는 살인”이라며 “전공의도 인간이다. 인간다운 삶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전공의법에 근무시간을 60시간 이내로 개선하고 36시간 연속 근무라는 조항은 반드시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 단축 앞서 정확한 근무시간 계측 선결 필요···전공의-교수 입장차 ‘미묘’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논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정확한 근무시간 계측이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법을 준수하는 병원들이 많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전공의들로부터 민원이 들어온다”며 “24시간 연속 근무했는데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자기계발 시간 제외하면서 실제와 다르게 시간이 측정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시간 단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계측”이라며 “전공의들이 야간근무나 교대근무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데 노동강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학병원에서는 전공의 근무시간을 단축하면 결국 환자안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소재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절대적인 전공의 숫자는 증가하지 않았는데 근무시간 단축으로 시간당 병원에 있는 전공의가 줄게 되면 결국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또한 “전공의들은 신분상 노동자이자 피교육자이기 때문에 근무시간에는 교육을 받는 시간도 포함돼 있다”며 “법적으로 모든 것을 규정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origi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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