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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허가·3개월후 취소 직면 '녹지병원'
고재우 기자
[ 2019년 03월 12일 11시 19분 ]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수첩]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녹지국제병원이 결국 개설허가 취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5일 제주도의 조건부 허가 결정이 있은 지 근 3개월 만이다.
 
사회적 합의가 동반되지 않은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은 이달 5일부터 시작된 청문절차를 통해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시민사회, 심지어 녹지국제병원과 중국과의 관계에도 상흔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복지부와 제주도는 지난 3개월 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복지부는 지난 2015년 12월 영리병원이 공공의료체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승인을 강행했다. 제주도 역시 내국인 진료를 제외한 채 ‘조건부 허가’ 결정을 내리면서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도 이를 적절하게 고려치 않은 셈이다.
 
더욱이 복지부와 제주도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 한 발언을 하는 등 개운치 않은 인상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의 조건부 허가와 관련된 행정소송에 대해 “의료법 위반여부는 복지부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했고, 복지부는 “유권해석은 조건부 허가 자체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따진 게 아니라 제주도의 권한을 존중한다는 취지였다”며 선을 그었다. 정부와 지방정부가 ‘폭탄 돌리기’를 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공공의료체계 붕괴를 염려하며 저항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공론조사 결과 무시, 녹지국제병원의 건물 가압류·병원의 인수의혹 타진, 우회투자 등 갖가지 논란이 쏟아졌다.

당연히 시민사회 반발은 더욱 심화됐고,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와 관련한 청문 절차를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보건노조는 녹지국제병원의 공공병원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법률가들이 전망한 것처럼 청문 절차를 통해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이에 따라 병원이 제기한 행정소송도 조건부 허가에서 개설 허가 취소로 내용으로 바뀔 여지가 크다.

행정소송 내용이 달라질 경우 병원 측은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청문결과 개설 허가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제주도가 지난 11일 공개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에 ‘외국인을 주 대상으로 진료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면 역시 민사소송은 의미가 없어진다는 견해도 있다.

법무법인 서로 최종훈 변호사는 “녹지국제병원이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면 이에 따라 영업을 하면 됐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기각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한·중 FTA로 인한 ISD 등 국제소송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수륜아시아법률사무소 송기호 변호사는 “녹지국제병원이 사업계획서에 내국인 진료 등을 포함시키지 않았다면 ISD에 회부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배상의무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면서도 “공공의료 부분까지 ISD 문제가 거론된 만큼 해당 조항의 위험성 또는 폐기 시급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지방정부·시민사회 등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이 순간. 그래서 사회적 합의없이 혹은 이를 도외시 한 채 사업을 승인한 복지부와 개설을 허가한 제주도에 물을 수 밖에 없다. 대체 누구를 위한 녹지국제병원이었나.
k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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