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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겠다던 심평원, 되풀이되는 암환자 삭감”
김성주 대한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달라진거 없다" 비판
[ 2019년 03월 13일 06시 51분 ]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지난해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나선 한 암환자는 뜨겁게 열변을 토했다. 삭감으로 인해 병원에서 쫒겨난 암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진 상황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시 김승택 심평원장은 “요양병원 암환자 심사조정에 있어 각별히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약 5개월이 지난 시점 무엇이 달라졌을까.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김성주 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사진]는 “여전히 달라진 점은 없다. 삭감을 당해 쫓겨난 암환자들과 함께 발로 뛰며 심평원 각 지원에 면담을 진행했고 많은 대화를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암환자들은 삭감의 피해자로 머물렀다”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 김성주 대표는 심평원 총 10개 지원 중 절반인 5곳(광주, 전주, 수원, 인천, 대전 順)을 찾아가 지원장들과 논의의 시간을 가졌고 서초동 서울사무소에도 방문해 상임이사와의 미팅도 진행했다.


요양병원 입원적정성 심사 과정에서 암환자 삭감이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 해결방법을 찾자는 것이 취지였다.
 

일련의 시간 동안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돌아온 얘기는 모두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심평원의 입원적정성 심사를 비롯한 심사업무는 준수해야 할 규칙과 규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기준을 준용했다. 조만간 관련 내용을 정리해보겠다”라는 입장만 나왔다.


이에 김 대표는 더 이상 진전이 없다는 판단 아래 기자를 찾았고 “환자들을 살려달라.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시켜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보건의료분야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인 심평원은 사회적 약자인 중증 암환자를 비급여의 치료를 치료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삭감을 통해 병원 밖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밖으로 내몰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다. 사회적 입원을 발생시키는 악(惡)으로 규정해버리고 버렸다. 심평원은 언제까지 억지스러운 규정 속에 죽어가는 암환자를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언급했다.


사실 식도암을 앓고 있는 김성주 대표 역시 삭감대상자로 구분됐다. 지난해 국정감사 및 지원 릴레이 방문을 이어가고 있을 시점, 요양병원에 입원하며 치료를 병행하며 생활했는데 당시 진료분 삭감이 지난 2월 이뤄진 것이다.


그는 “개인적 상황을 공개한 것은 개인적 불편함을 호소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를 비롯한 수많은 암환자들이 여전히 부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부당한 삭감을 당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심평원을 돌아다니면서 암환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삭감대상자 선정과정 등에 대해서도 알아내지 못했다. 삭감 후 입원에 대한 계획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 결국 처음부터 동일한 심사기준에만 함몰돼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결국 허송세월을 보낸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의신청 시 신속한 조치라도 취해달라”


국민건강보험법에 근거를 두고 설립된 심평원은 업무 성격상 환자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구조다. 적정한 진료를 통해 올바르게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됐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기관의 의무이기 때문에 무작정 삭감을 철회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이처럼 심평원 권한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설명에 대해 김 대표는 “지금 당장 이 영역에서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아니다. 법 개정을 비롯한 방대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별도로 논의를 지속하되 심평원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료기록부 상 한정된 정보와 기록으로 삭감처리가 됐다고 해도 병원 측에서 이의신청을 걸고 보다 세부적인 내용이 공유되는 과정에서는 암환자를 삭감 대상자에서 신속하게 풀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정특례를 적용받고 있는 암환자들은 국가에서 치료를 잘 받으라고 규정한 것인데, 왜 이러한 환자들이 개인 돈으로 비급여 치료를 받았다고 입원도 못하게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질문을 던졌다.


근본적으로 재활환자나 타 질환의 환자와 동일한 기준을 두고 적정성을 논하는 심평원의 기준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의신청이 들어가도 절차 상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길고 또 이의신청 자체도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매우 적기 때문에 병원에서 쫒겨난 암환자들은 가야 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심평원을 향해 울부짖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 장기 입원환자 등은 전면 급여화 시기에 재정누수 요인으로 구분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명확한 구분 없이 암환자들도 나쁜환자로 규정짓는 행위에 대해 기관 자체적으로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병원들이 해야 할 일을 환자가 나서서 고생하고 있다는 점을 병원들도 인식해야 한다. 암환자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 병원도 심평원에 항의하고 환자 권익을 보호하기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어 “심평원은 부적절한 치료를 한 병원을 향해 철퇴를 날린 것이지만 결국 그 철퇴는 환자가 맞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건강권을 수호해야 하는 기관이라면 그 철퇴를 맞지 않도록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적절한 사회적 입원을 양산하는 요양병원 있다면 강력한 규제를 통해 환자들이 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근본적 해결방법이지만, 현 상황에서 방법이 없다면 우선적으로 덫에 걸린 암환자들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는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생과 사의 경계에 놓인 암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나오고 있음을 인정한 후 할수 있는 부분부터 신속히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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