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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후유증 책임→'시술한 병원 vs 검사한 병원'
1심과 달리 항소심서 정반대 판결···"대학병원 3억6000만원 배상"
[ 2019년 04월 04일 06시 40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척추 감염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된 환자의 배상 책임을 두고 1심과 2심에서 정반대의 판결이 나와 향후 대법원의 상고심이 주목된다.
 
1심에서는 시술을 시행한 병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반면 항소심에서는 약물 시술을 시행한 병원은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나 이후 환자가 방문한 대학병원이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4일 서울고등법원 제 17민사부에 따르면, 원고 A씨는 2002년경부터 허리 통증을 앓고 있었으며 4~5번 요추 추간판 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이후 2012년 8월 B병원을 방문해 선택적 신경 차단술 및 약물 처방을 받았다. 그런데 진료 직후인 9월에 경미한 교통사고를 당했고, 이에 대해 B병원은 C대학병원에 대한 진료의뢰서를 발급하고 MRI검사를 시행했다.
 
C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A씨는 기본적인 검진과 혈액검사, 요추에 대한 단순방사선촬영검사, 조영증강 MRI검사, CT검사 등을 받은 다음 신경외과 일반병동에 입원했다.
 
그러나 상태가 악화돼 입원 이틀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척수 농양 제거수술을 받던 도중 4~5번 요추 부위 경막의 구멍이 관찰됐으며 혈액, 뇌척수액, 척추 부위 균배양 검사 결과 황색포도상구균이 확인됐다.
 
C대학병원 의료진은 감염성 척추염, 뇌경색증, 뇌실염, 세균성 수막뇌염 및 수막척수염, 경막하 축농, 척수 경막하 농양 진단을 내렸다.
 
법원 신체감정의에 따르면 현재 A씨는 뇌경색 후유증으로 경증의 사지마비가 확인되고 있으며 노동능력 상실률 56%의 영구 장해 상태다.

1심 "시술병원 책임" ↔ 2심 "대학병원 책임"
 
이에 대해 1심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는 A씨가 가입한 자동차종합보험 보험사업자 및 B병원에게 4억여원의 손해배상금 판결을 내렸으며 C대학병원에 대한 청구 부분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B병원에서 신경차단술 시행시 경막에 구멍을 발생시켜 세균이 그곳으로 침투해 세균성 뇌수막염 등을 일으키게 한 과실이 있다”며 “원고는 이 같은 중추신경계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현재의 장해 상태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C대학병원에 대해서는 “원고가 내원 당시 척추감염을 확진할 만한 소견이 없었고 발열 증상 이후 의료진의 균배양검사 실시 및 항생제 치료 등은 모두 신속하고 적절하게 이뤄졌던 점 등을 고려하면 C대학병원 의료진에게 A를 치료함에 있어 의료상 과실을 평가할 정도의 지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A씨가 가지고 있던 기존 증상과 이 사건 교통사고 및 이후 치료 과정 등을 고려해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반면 고등법원 재판부는 “보험사는 70만원을, C대학병원은 원고 A에게 3억6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며 이 밖의 보험사 및 B병원과 C대학병원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병원은 감염 예방 절차를 미리 마련해둔 상태로, 의료진이 원고에 대한 시술 시 이를 위반했다는 근거가 없다”며 “감염성 척추염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일 수 있고, 원고와 같이 알코올 중독이나 기저 질환의 있는 경우에 발생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봤다.
 
A씨의 감염이 B병원에서 일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C대학병원에 대해서는 이미 응급실에서 시행한 CT검사에서 화농성 감염이 의심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고, 의료진도 이를 확인했으므로 균배양검사 및 항생제 투여 등이 보다 신속하게 이뤄졌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날부터 이틀 후 고열이 발생했을 때까지 C대학병원 의료진은 요통 완화 등 보존적 치료만을 하면서 척추 감염 및 농양에 대한 진단과 처치는 지체했다”며 “의료진이 신속하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하지 못함으로 인해 원고의 감염성 척추염이 점차 악화돼 중추신경계 감염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뇌경색 발생에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교통사고로 인한 원고의 신체 침해가 심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보험사가 기왕치료비와 일실수입 및 개호비 등을 지급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데도 신속한 치료를 하지 않은 C대학병원의 책임이 크다고 본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가 C대학병원 내원 시 이미 척추 감염이 발생한 상태였고 척추 치료전력, 알코올 중독상태 및 장기간의 진통제 등 약물 복용 전력과 같은 내재적 요인이 감염 악화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50%로 제한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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