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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질평가·환자평가’에 쏟아진 싸늘한 비판
전문가들 "복지부·심평원, 패러다임 전환 시급" 촉구
[ 2019년 04월 05일 05시 41분 ]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선택진료 폐지에 따른 손실분 7000억원을 분배하는 의료질평가(보건복지부)와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해 병원별 점수를 매기는 환자경험평가(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계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이 쏟아졌다. 

의료질평가는 상급종합병원 위주의 독식현상을 억제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환자경험평가는 의료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변별력을 확보한 평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19 병원의료산업전시회(KHC)’ 첫 번째 날(4일)의 화두는 양대 평가의 실질적 변화를 통해 보다 발전적인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질평가, 대형 상위권병원 독식하고 절반은 최하위” 


이날 발표에 나선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질평가지원금의 가장 큰 문제는 상급종합병원이 독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제도가 될 때부터 구조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을 수 받게 설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인력배치 기준, 시설 기준 등 구조지표의 영역에서 상급종합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의 격차가 커진 상황이다. 이 영역에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넘을 수 있는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의료질평가지원금은 상위 2%가 1등급을 받고 하위 50%는 5등급으로 동일하다. 최소 기준도 없는 상태다. 중간 정도의 점수를 받아도 최하위 병원과 동일한 등급에 있는 것”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변화를 주고 보다 세밀한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 특정 기준을 목표로 두고 향상된 부분이 있다면 이에 대한 보상체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료량 연동 방식보다는 정액지급이 현명하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명칭도 의료질평가지원금이 아닌 ‘의료질향상지원금’으로 변경해야 실질적 제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토론에 나선 대부분의 패널들도 강 연구위원 발표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상일 울산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선택진료 폐지를 보상하기 위해 탄생한 제도인데 오히려 격차를 더 벌렸다. 총량이 정해졌으니 적절히 배분해야 하는데 1등급과 5등급에 지급되는 수가 자체의 차이가 너무 크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유인상 대한병원협회 유인상 총무위원장은 “심평원 중심으로 지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중심으로 지표 재점검이 필요하다. 의료 질향상에 초점을 맞춰야지 차등으로 점수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리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은 “병원이 노력한 만큼 보상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겠다. 향상된 부분에 대한 점수 등을 어떻게 반영할지 대응방안을 찾겠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전환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환자경험과 의료 질 상관관계 갑론을박   


의료질평가에 이어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환자경험평가는 의료질평가지원금 항목에 시범지표로 담겨있어 수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날 이재호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부교수는 “환자경험평가는 매우 중요한데 이것을 어떻게 의료질과 연결지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환자경험이 좋다고 의료질이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해외연구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본적으로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등 환자 선호도 차이가 있는데 모든 병원이 환자경험평가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분위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예를 들어 환자안전 개념은 의료기관에서 판단하는 수준과 환자가 생각하는 수준이 다르다. 지금보다 세부적인 지표를 마련해 적용해야 정확한 평가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환자경험평가 점수가 나쁜 병원이더라도 환자의 건강상태가 좋아지는 등 정반대 현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효선 의정부성모병원 PI팀장은 “평가방법 신뢰성과 대표성 문제가 있다. 0.2% 수준의 조사대상이 되는데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병상 수가 많으면 당연히 환자의 불만도 쌓일 수밖에 없다.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응급실을 방문하고 입원하는 환자가 많은 병원의 경우에는 평가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또 종별로 평가그룹을 구분하는 등 질병의 중등도 보정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여러 문제가 지적됐지만 심평원 측 입장은 단호했다. 

권아영 심평원 평가운영실 부장은 “환자만족도와 환자경험평가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환자만족도는 주관적 의견이 중심이 된 것이라면 환자경험평가는 객관적 지표를 토대로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일부 해외논문에는 환자경험평가와 의료질 향상은 반비례한다는 내용도 존재하지만 여러 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의료질에 긍정적인 형태로 전환됐다는 근거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기존에 지적됐던 변별력 확보를 위해 2차 환자경험평가는 조사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조정했고 평가결과 신뢰성 확보를 최소 150명 이상를 대상으로 설문응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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