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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타당성조사 면제···공공병원 건립 촉각
울산, 산재전문공공병원 속도···대전·서부산, 기대감 높지만 미정
[ 2019년 04월 12일 06시 27분 ]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공공병원 건립은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중앙정부 지원이 요구되는 공공병원을 세우기까지는 부지 선정부터 인력 확보까지 많은 과정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로 인해 희비가 갈리는지방자치단체가 늘었다. 예타란 정부의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면밀하게 검증하는 제도다. 그러나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한다는 점에서 공공병원이 예타 문턱을 넘는 것은 쉽지 않다. 올해는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


올해 초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32개 사업(총사업비 68조7000억원) 가운데 23개 사업(총사업비 24조1000억원)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울산광역시가 신청한 산재전문공공병원이 포함됐다.

울산시는 7대 광역시 중 사망률 1위 및 기대수명 최하위 등 열악한 의료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해당 사업은 이미 2013년경 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됐지만 두 차례나 통과에 실패했다. 당초 500병상 규모가 200병상으로 축소되고, 4000억원 넘던 예산도 1700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해에 진행된 예타 조사에서도 발목이 잡혔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하면서 예타 면제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무회의 전(前) 울산을 찾은 문 대통령은 “울산시민의 오랜 숙원인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과 울산 공공병원 건립을 정부의 예타 면제사업으로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울산 공공병원 건립은 대선 당시 문재인 선거 캠프의 지역 공약 중 하나였다. 이에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산재모병원 기능과 공공성을 갖춘 병원 설립 지원에 나선 것이다.

예타 통과로 울산은 본격적인 병원 건립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이미 지역에서는 어느 위치에 병원을 세울 것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총 사업비 2300억원이 투입돼 중증 산재환자 전문 치료 및 직업병 분야 R&D 기능이 구비될 전망으로, 300병상 규모에 16개 진료과 및 연구소 등이 세워진다.

울산과 희비 갈린 부산·대전
울산의 예타 통과에 대해 대전광역시는 떨떠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전 또한 의료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대전의료원 건립을 몇 년째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2015년 메르스 사태때부터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병원 설립을 주장해 왔다. 2016년 3월에는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을 마련했고 5월부터 설립계획서 등 구체적인 설립 협의안을 토대로 복지부와의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후 동구 용운동 선량지구에 약 300병상(사업비 1315억 원) 규모의 대전의료원 설립 예비타당성 신청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시에 따르면 그간 지역정치권과 공조해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국회 등에 85회에 걸쳐 의료원 설립을 위한 협의와 설득을 계속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예타 조사 대상에도 들지 못했다. 기재부 에서 공공의료원 설립은 다른 사업과 비교해 시급성이 떨어진 다며 사업 대상에서 제외시킨 후 복지부와 재협의를 거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이에 굴하지 않고 2018년 또다시 예타 신청을 준비했다. 충남대학교병원과 대전시의사회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당시 허태정 시장은 “대전의료원을 비롯해 시립치매요양원 건립 등 분야별 공공의료서비스를 크게 확대하고 복지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 4월 간신히 조사 대상에는 선정됐으나 통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시는 대전의료원을 통해 자살 감소와 결핵 등 감염병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료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전시민 10만명당 자살률은 2016년 기준 22.6명으로 특·광역시 가운데 세 번째다. 

만약 예타가 통과돼도 건설은 2023년부터, 개원은 2025년 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타 통과 이후 부지 논의가 한창인 울산보다 늦어지는 셈이다.

부산광역시도 서부산의료원 예타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부산의료원은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 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 인근 부지에 국비와 사비 등 총 2187억원을 들여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것이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공공난임센터·응급의료센터· 감염병예방센터·장례식장 등이 들어선다. 건축비는 민간에서 1135억원, 국비 50억원, 시비 379억원, 예비비 157억원 등으로 마련했다. 계획대로 올해 예타가 통과되면 오는 2022년 설계 및 착공 후 2024년 준공될 예정이다.

서부산의료원의 경우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용역 진행 결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복지부의 설립협의 요청서 등을 함께 제출해 자신하는 눈치다.

그런 부산시도 고충은 있다. 경영난으로 파산한 지역 의료 기관인 침례병원의 공공병원 전환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시 또한 보건복지부에 공공병원 인수를 위한 지원을 요청해둔 상태다.

법원 “채권자 이익보호 등 침례병원 매각 불가피”
올해 1월 경매에서는 아무도 입찰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2월에 이뤄진 2차 경매에서도 유찰자가 없었다.

법원은 이미 1순위 담보권자가 매각기일 지정을 신청했을 뿐만 아니라 파산절차 연기로 매달 3억원 가량의 지연이자가 발생해 채권자들의 이익 보호 등을 위해 더 이상 매각 절차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산시는 구체적인 인수계획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얼마 전에는 시의회로부터 공공병원화 기본계획 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공공병원화 타당성 연구용역 발주 또한 불투명하다.

어차피 병원 이외의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게 시 측의 설명이다. 부산시 측은 “침례병원은 부지 용도를 변경하지 않는 이상 병원 이외의 다른 시설이 들어설 수는 없다”며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병원은 지자체 예산이 투자될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의료 질 평가를 받아야 하며 적자 운영에 대한 부담이 필연적 으로 수반된다.

서울시 산하 13개 공공의료원만 해도 매년 1000억 원 가까운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지역 공공병원이 중앙정부 지원은 둘째 치고 예타조차 통과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절실하다.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응급의료 등 필수 서비스를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시의 경우 결핵 전문치료기관이 없어 의료원 설립을 통해 환자들의 편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예타 제도의 개선을 언급하고 나서 지역에 호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간담회에서 “대규모 예타 면제에 우려가 없지 않다. 제도는 유지돼야 하지만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추가 예타면제도 검토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 위원회는 대구와 경북 지역을 비롯한 전국 시도 예타 면제사업 토론회를 3월 말부터 진행하고 있다.

토론회는 전국을 돌며 총 4차례에 걸쳐 열릴 예정이며, 추가 적인 예타면제사업 대상과 잠정 사업비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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