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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분야 진출하는 제약사…새 먹거리 찾는 대기업
건강·뷰티 등 신사업 모색 열풍…포스코 등 제약·바이오시장 주목
[ 2019년 04월 15일 11시 54분 ]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국내 제약기업의 ‘캐시 카우’를 찾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본업인 의약품 개발, 생산, 판매 실력을 살려 기능성 화장품 산업에 진출하거나 식품과 의약품을 접목한 건강기능 식품 시장, 부동산, 산후조리원 등에 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신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 중 하나다. 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런칭하고,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사진下]

현재 전국 백화점, 여의도IFC몰과 잠실 롯데월드몰, 하남 스타필드 등의 쇼핑센터에 입점했다. 건강·뷰티 제품을 판매하거나 구매자 건강 상태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컨설팅 해준다.

유한양행은 두바이와 중국, 홍콩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활발한 진출로 그동안 약으로 치료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100년은 식품을 통한 예방에 힘쓰겠다는 복안이다.

환자용 식품 분야에 진출한 바 있는 JW중외제약은 더마 화장품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에 ‘화장품(Cosmetic)’이 합쳐진 말이다.

자회사인 JW신약을 앞세워 더마 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저염·저단백 식단 제품 브랜드인 JW안심푸드는 신탕수육, 고사리 볶음, 무조림과 같은 반찬과 영양밥 등 덮밥류까지 선보이고 있다.

동국제약은 사상 첫 매출액 4000억원대 진입이 예상된다. 동국제약은 2015년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런칭하며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토탈헬스케어 전문점 ‘네이처스 비타민숍’ 과 화장품 매장 ‘메이 올웨이즈’까지 오픈했다. 진출 첫 해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 1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국내 최초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은 피부미용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은 아니고 화장품 업계와 손을 잡고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기술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바이오벤처 프로셀테라퓨틱스가 개발한 피부투과 기술을 도입했다. 이로써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돼 국내외 코스메슈티컬 시장 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GC녹십자그룹의 지주회사인 녹십자 홀딩스는 2015년부터 자사의 공장이 있는 기흥역세권 땅을 이용해 부동산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녹십자 홀딩스가 부지를 제공하고 포스코건설이 이 일대에 아파트 등을 건설하는 식이다. 녹십자는 또 해외사업부문에서 인도산 백신과 국제입찰경쟁이 심해지자 북미지역을 대상으로 혈액제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은 더마코스메틱 경쟁이 한창이다. 한미약품은 2017년 유산균을 함유한 화장품 ‘클레어테라피 프로캄’을 내놓았다.

종근당도 같은 해 주름개선 기능 화장품인 ‘비타브리드 듀얼 세럼’을 선보였다. 대웅제약은 그보다 빠른 2016년 자회사 ‘디엔컴퍼니’를 통해 화장품 브랜드인 ‘이지듀’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분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며 더마코스 메틱 시장이 성장세에 놓여있는 만큼 제약사들의 진출과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제약업계가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요가 꾸준한 제약 사업과 달리 신사업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기적 투자에 익숙한 제약사들은 건강기능식품, 더마코스 메틱처럼 당장 시장이 크지 않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 분야를 선호한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들이 몸집 키우기에 힘쓰면서 신약개발 등 국민 건강을 위하는 본업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가 생명인 제약업의 특성상 자칫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 회복이 오래 걸린다. 되레 본업인 제약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포스코·OCI 등도 제약산업 ‘관심’

최근에는 제약산업에 진출하는 대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며 관심을 받고 있는 바이오 분야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지는 모습이다.

주력 분야에서 최고 자리에 올라있는 기업들이지만 기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삼기 위해 바이오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한국 철강산업을 이끌고 있는 포스코다. 포스코는 작년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리튬과 함께 바이오를 꼽은 바 있다.

포스코는 바이오 분야 연구인력을 많이 갖춘 포스텍(포항 공대)과 함께 바이오산업을 연계하기 위한 포석을 깔겠다는 복안이다.

권오준 회장은 "포스텍이 연구인력도 많고 연구 성과도 많이 내고 있어 포스텍이 갖고 있는 특허에 투자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분야 중에서는 우선 진단 분야에 힘이 실리게 된다. 신약 개발의 경우 투자도 많이 해야 하고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신중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대신 포스텍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한 진단 분야 등을 시작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바이오 전문 경력직 채용을 통해 본격적인 바이오 산업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용 대상으로는 바이오 소재, 신약, 유전체, 뇌과학, 의료기기 분야다.

국내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OCI도 제약·바이오 분야를 향후 먹거리 사업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OCI는 2018년 실적 IR자료를 통해 “올해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유망 바이오벤처업체에 투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곳은 태양광산업 관련소재 등 무가화학제품을 비롯해 농약사업, 시약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 3조1121억원과 영업이익 15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바이오사업부를 신설하고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대웅제약 연구소장을 지낸 최수진 前 산업 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 신산업MD를 제약바이오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OCI는 자체 바이오사업부를 통해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 진출하고 부광약품과의 합작사로 다양한 질환의 신약을 개발하는 투트랙전략을 구사한다. 신약 파아프라인 확보 절차를 거쳐 2022년 이후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 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이다.

부광약품과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사 비앤오바이오를 통해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초기 단계 신약 파이프라인에 투자할 예정이다. 비앤오바이오는 매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신약개발, 유망벤처 지분 투자 등 신약개발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OCI 관계자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항암제 시장을 타깃으로 바이오 사업을 개발할 것”이라며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보와 개발을 진행해 전략적 투자를 통한 성공모델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눈을 돌린 이유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가 자동차 (2000조 원), 반도체(4000조 원) 시장보다 큰 8000조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2017년 바이오헬스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1조7300억 달러였고, 이중 제약바이오가 약 70%로 1조2100달러, 의료 기기가 20%인 3440억달러, 나머지 10%가 의료영상장비 및 체외진단, 모니터링, 디지털 헬스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제약·바이오 시장 진입은 전체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목표 설정 없는 투자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특수성을 가진 분야라는 측면에서 기업들만의 특화된 전략을 통해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인수 통해 제약산업 진출하는 중견기업

덕우전자, 아이텍반도체, 국동, 필룩스, 에이치엘비, 인스코비 등 다양한 업종의 중견기업들이 투자나 인수를 통해 제약산업에 진출했다. LG, 삼성, CJ, 한화 등 굵직한 대기업의 제약산업 진출과는 또 다른 양상이다.

모바일 카메라모듈 부품 전문기업인 덕우전자는 바이오 장비 제조회사 라이브셀인스트루먼트(LCI)를 인수, 바이오 신사업 추진 소식을 알렸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LCI의 지분 50%를 취득,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 아이텍반도체도 최근 바이오와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이텍반도체는 이를 위해 제약 기반의 화장품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전문기업 삼성메디코스 주식 약 380만주를 180억원에 인수했다. 꾸준히 성장 중인 반도체 테스팅 사업과 함께 바이오를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1967년 설립 이후 주로 남녀용 겉옷 및 셔츠 도매업에 매진 해온 국동은 최근 자회사를 통해 제약산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국동의 자회사인 바이오밸류는 오스틴제약(舊 웨일즈제약)과 업무협약을 통해 산삼배양근 관련 의약품 및 건강식품 개발과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명기구 제조업체인 필룩스는 미국 현지의 신약 개발업체 지분 인수를 결정하면서 제약산업에 뛰어들었다.
지분 인수 대상은 미국 바이오벤처 바이럴진으로, 대장암 전이암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구명정 제조가 주요 사업이지만 바이오 업체로 급부상했다. 2008년 라이프코드인터내셔널 인수 이후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비롯해 계열사인 에이치엘비 생명과학은 바이오 의약품 주력업체인 라이프리버 지분 97%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알뜰폰 판매업체인 인스코비도 바이오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 2분기 의료기기와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셀루메드의 주식 43만6,500주를 160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알파홀딩스, 이에스브이, 리켐, 동운아나텍 등 지난해 신사업 으로 바이오에 뛰어든 코스닥 상장사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전체 공시 중 사업확대와 관련된 ‘타법인 주식 취득·처분’, ‘시설투자’ 공시는 전년 대비 각각 25.8%, 2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런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다수의 비(非) 제약업종 회사들이 인수나 지분 투자를 통해 제약업에 진출하는 것은 비용절감 효과가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파이프라인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제약·바이오산업은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조명되면서 타 기업의 진출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진출 기업들의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면서 “지분을 판매하는 중소업체들 역시 개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이들을 마다하지 않는 점도 타 분야 진출이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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