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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의학 세계적 흐름 서울서 한 눈에 살펴본다
박승정 심장혈관연구재단 이사장
[ 2019년 04월 25일 05시 22분 ]

[데일리메디 김민수 기자] 최근 의료계에는 국제학술대회를 표방하는 행사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의학자들의 수준이 세계적 반열에 오르면서 미국, 유럽 의학자들도 술기를 배우기 위해 방한(訪韓)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수년 전부터 여실히 엿볼 수 있었던 ‘관상동맥 중재시술 국제학술회의’(CardioVascular Summit-TCTAP 2019)가 오는 4월27일 서울 코엑스에서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3박 4일 간 치러지는 이번 행사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심장혈관연구재단 박승정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으로부터 우리나라 심장의학 위상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관상동맥 중재시술 국제학술회의(이하 TCTAP 2019)는 올해로 24회째를 맞는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의학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명실 공히 ‘최고의 심장의학 학술행사’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약 4000명 가까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 중 절반 이상이 외국 의학자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승정 이사장[사진]은 “아무리 국제학술대회라고 하더라도 외국인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학회는 많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로 자리 잡은 만큼 준비하는 동안 부담은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TCTAP 2019 지속 성장·발전토록 최선, 풍부한 임상 경험 바탕으로 실질적 치료 방향 제시"

TCTAP 2019가 매년 규모를 키워올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박 이사장은 ‘올바른 치료 방향 제시’를 손꼽았다.

전 세계 의학자들이 환자 안전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치료 개념 및 방식을 논의하고, 각자의 지식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 줌으로써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학술대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TCTAP 2019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관심을 끌고 있는 라이브 시술은 서울아산병원의 풍부한 시술 경험을 기반으로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소개해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단순히 보여주기 식 라이브 시술이 아니라 우리가 보유한 노하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유명한 석학들의 강연을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도 TCTAP 2019의 매력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행사에는 스텐트 시술이 고위험군 환자가 아닌 저위험군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등 최신 치료 동향을 대거 살펴볼 수 있는 알찬 내용으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우리도 더 정진해야”

그렇다면 TCTAP 2019와 같은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매년 성장시켜 온 국내 심장의학계의 세계적 위상은 어디쯤일까.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과거 15년~20년은 황금기였으나, 앞으로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그는 “특정 병원 순위를 1, 2, 3위로 매기기는 어려우나, 서울아산병원이 전 세계 심장의학 분야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면서 “다만 최근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의료진들의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전 세계 심장의학을 선도해왔다면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맹추격하고 있다는 게 박승정 이사장의 분석이다.

박 이사장은 “단적인 예로 중국 대형병원 1곳이 서울아산병원의 10배 이상 수술을 하고 있다”며 “시술 사례가 늘면서 중국 의료진의 실력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후학들에게 우리가 더 노력해야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당부하고 있다”면서며 “우리가 심장수술 10건을 하는 동안 중국에서 100건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학문적으로 더 정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료, 연구를 하나로 묶은 복합적 사고방식 중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는 의학자라면 누구나 논문 등재를 꿈꾸는 대표적인 의학 저널이다.

‘NEJM 논문 등재는 일생에 한 번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해당 저널은 엄격한 기준과 심사 과정으로 정평이 나있다.

진료뿐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활발한 실적을 내고 있는 박승정 이사장은 이미 5차례나 NEJM에 논문을 실으면서 국내외 의학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NEJM은 논문을 ‘예쁘게’ 잘 써서 채택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의료계 의문을 해결하는 주제를 주로 채택한다”며 “그래서 다수의 의료진이 NEJM을 보는 것이고, 인용지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시술을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주제를 잡으면 충분히 연구결과가 등재될 수 있다”며 “30년 동안 심장의학을 다뤄왔지만, 앞으로 1~2차례 더 연구논문을 기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진료와 연구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 복합적 사고방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를 진료하고, 해당 데이터를 잘 정리해 논문화한다면 연구 결과를 다시 새로운 환자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순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진료와 연구가 하나로 어우러져 있는 셈”이라며 “물론 어느 정도 풍부한 시술 사례가 쌓여야겠지만, 복합적 사고방식을 가지면 더 좋은 연구결과를 도출할 있다”고 추천했다.

“갖고 싶다? 먼저 자신부터 내려놓아야”

‘심장의학’과 무려 3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박승정 이사장의 지론은 “갖고 싶으면 먼저 버려야 한다”이다.

박 이사장은 “보이지 않는 균형을 맞추려면 자신부터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며 “모여서 이뤄지는 집단 지성이 정말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진료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협력을 통해 최상의 결과물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며 “자신만의 고집을 내려놓고 다른 이들과의 소통과 공감으로 더욱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와 같은 지론을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박 이사장은 "어떤 연구라도 결코 혼자만 해낼 수 있는 주제는 없다"며 "병원에서 이뤄지는 심장수술은 다양한 스탭들이 참여한다. 이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진료 및 연구 환경 조성에 힘써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진료, 연구, 후학 양성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있는 박 이사장은 인터뷰 말미 TCTAP 2019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TCTAP 2019의 순수 목적은 배우고, 공유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 세계 심장 의학자들이 돈독한 우정을 쌓고, 후학들의 믿음과 신뢰로 더욱 학술대회가 성장하길 기원한다”고 소망했다.

km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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