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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 저출생, 소아청소년과 패러다임 전환 시급"
은백린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
[ 2019년 05월 07일 05시 33분 ]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이 올바르면서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릴 수 있도록 제정된 날이다. 하지만 한국 어린이 수는 저출생 시대를 맞아 점점 줄고 있다. 의료계도 저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소아청소년과다. 환자가 급속히 줄다 보니 과의 미래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러나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은백린 이사장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린이 환자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여전히 어린이를 건강하게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일은 소청과 전문의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은 이사장은 “저출생이라고 우려하기 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집자주]


Q. 지난달 춘계학술대회에서 소아과학회에서 소아청소년과학회로 개명을 했다

학회 명칭 개정은 평의원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평의원들이 투표를 했다. 일부에서 개정한 학회 명칭이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로 너무 길다는 이유로 반대도 했지만 극소수였다. 이후 대한의학회에 서류를 제출했고 회원관리위원회에서 심의를 한 뒤 승인을 거쳐 상임이사회에서 논의가 됐다. 이후 금년 3월 인준이 됐고 이번 제49차 춘계학술대회 때 개정된 명칭을 선포했다.


Q. 소청과학회로 명칭이 변경됐지만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사건이나 성남 의료인 구속 사건 등 위기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맞다. 우선 저출생 시대 때문에 인구가 감소한다는 게 문제다. 과거에는 한 해 신생아 숫자가 100만명이었는데 지금은 30만명도 안 된다. 3분의 1로 떨어진 것이다. 소아청소년과에서도 저출생으로 환자가 줄기 때문에 우려되는 바가 있다. 그러나 이는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 인공지능(AI)이 발달해 환자를 AI로 보는 시대가 온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치료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신생아부터 영유아, 소아, 청소년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해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출산시대에 갑자기 아이들 숫자가 줄어 걱정이 있지만, 소아과학의 목표인 어린이 성장을 돕는 데는 여전히 변수가 많다. 예방접종으로 유행병이 줄고 있다고 하지만 유전적 질환은 늘고 있고, 귀하게 태어난 생명이 성인이 될 때까지 사회의 일원으로 클 수 있도록 하는 이들은 결국 소청과 의사들이다. 저출생이라고 우려하기 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무기, 즉 새로운 지식을 익힐 필요가 있다.


Q.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미달 기록, 수련기간 단축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달을 기록한 적은 없는데 올해 처음으로 미달됐다. 이유를 살펴봤다. 외과와 내과가 3년제로 전환했던 게 컸던 것 같다. 내과 성향을 가진 전공의가 내과나 소아과, 가정의학을 전공하는데 내과 수련기간이 줄었으니 소청과 보다는 내과를 전공해 빨리 수련을 마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 같다. 또한 고령화로 노인 인구들이 증가를 하니까 내과에 많이 몰리는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자연적인 현상일 수 있다. 아이들이 줄고 있고 소아청소년과학회 전공의 정원도 32명을 줄였다. 하지만 전공의 정원은 사회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고 유연한 부분이다.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해서 억지로 뽑거나 할 생각은 없다. 소청과 진료에 흥미가 있고 사명의식을 가진 지원자가 와야지, 이곳의 시장상황이 좋으니 일하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상황은 오히려 전공의들에게도 자신이 수련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다. 전공의특별법 때문에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제한돼 있어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빅5 병원이라고 해도 전공의 트레이닝에 신경 안 쓰고 수련에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공의 수련 3년·어린이병원 입원전담의제도 정착 등 과제" 
"미세먼지 극심, 환경지킴이 선언 등 아이들 건강지킴이 역할 충실"
"추계학술대회에서는 'The one thousand day of life' 행사 예정"

 

Q. 전공의 지원 미달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수련기간 단축도 고민하고 있지만 미달을 기록한 올해도 전공의 충원율은 90% 이상이다. 충원율이 낮다고 해서 수련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반대다. 206명의 전공의 정원이 있는데 전공의법과 맞물려 대학병원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그냥 법만 시행했지 그 때문에 생긴 인력부족이나 진료공백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이런 단계에서 인기를 얻기 위해 수련기간을 단축한다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입원전담의, 일명 호스피탈리스트 정착이다. 소아청소년과에서 입원전담의가 할 수 있는 일은 신생아 중환자실, 소아청소년 중환자실. 종양, 혈액종양 등의 파트가 있을 것이다. 전공의들도 물론 교육을 받지만 입원전담의와 전공의 중 어느 쪽이 이들 파트에 들어가는 것이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 한다. 또한 입원전담의가 있으면 전공의 업무량이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3년제로 갈 수 있을 것이며, 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세부 분과 전문의를 통해 수련할 수 있다. 내과는 전임의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소청과는 비율이 낮다. 호스피탈리스트가 도입돼 안착되면 소청과 수련을 마친 전공의들은 일차의료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세부 분과 전문의는 전임의 제도를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다.


Q. 호스피탈리스트의 경우 내과나 외과에서도 제대로 안착을 못하고 있다

우선 제도를 시행한 지 얼마 안 됐다. 그리고 의사들이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해 불안해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분보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업무분장(Job Description)도 확실하지 않다. 병원장을 할 때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했지만 전공의와 전임의, 교수 사이에서 포지션이 애매해 갈등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신생아중환자실, 소아청소년 중환자실, 혈액종양파트 등의 전문영역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단지 급여가 높다고 해서 지원자들이 오지는 않는다.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호스피탈리스를 도입하더라도 내과나 외과와는 다른 모델로 가야할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장 및 대학병원 주임교수나 과장들을 만날 때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설득을 한다. 어린이병원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새로운 직군을 만들면 일자리 창출도 되고 소아청소년과학의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전공의들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내과가 호스피탈리스트를 도입했던 것이 좋은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 내과는 정부에서 하라고 해서 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을 시작했고, 결국 시범사업까지 하게 됐다.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간 'Bottom-Up' 모델이다. 소청과도 상급종합병원 소청과나 어린이병원에서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을 하고 정부와 함께 시범사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정착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Q. 어린이날이지만 여전히 소아청소년과 여건은 녹록지 않다. 학회서도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이번 춘계학술대회 때 환경지킴이 선언을 했다. 소아청소년 환경보건 지킴이 선포식이다. 학회 내에 환경보건위원회, 미래발전 특별위원회, 발달위원회를 만들었다. 올해 환경지킴이 선포식을 했던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큰 문제인데 아직까지 아이들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아닌지 제대로 가이드가 없다. 이에 8000명 넘는 소청과 회원들이 과학적인 지침을 바탕으로 교육도 하고 진료도 하자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차근차근해서 아이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추계학술대회에서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 'The one thousand day of life'라는 행사다. 10달의 임신기간과 두 돌까지의 기간을 더하면 1000일이 되는데. 이 때 습성이나 질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미숙아나 조산아들도 많이 태어나니 소청과학회가 표준화된 지침으로 접근하겠다는 캠페인이다. 학회가 어린이들이 건강한 삶을 거쳐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큰 그림을 그려 가겠다. 그것이 우리 의무다. 

origi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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