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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산업 성장과 배치되는 규제
양보혜 기자
[ 2019년 05월 08일 16시 42분 ]

제약·바이오산업이 비메모리 반도체 및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가가 집중 육성할 미래 기간산업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글로벌 진출 및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총 4779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4324억보다 10.5% 늘어난 규모다. 지원금은 제2차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 5개년 종합계획의 2년차 시행계획 일환으로 투자된다.

이 같은 지원금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플랫폼과 스마트 임상시험 인프라를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신기술 활성화에 쓰인다. 정보기술(IT)와 바이오기술(BT)를 접목한 융합형 인재 육성에도 투입된다.

새로운 국가 기간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부처들이 머리를 맞댄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신산업 융복합 촉진을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줄여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규제업무를 담당하는 식약처는 현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신속하고 슬림한 심사 및 허가제도 시행 등의 규제 완화를 약속한 바 있다. 

이처럼 정부가 '바이오헬스 강국'을 선언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효과가 떨어진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악성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정부 약속이 상황에 따라 자주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새로운 규제가 더 생기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국내 한 바이오업체 CEO는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5000억원 가까운 투자에 나섰지만 실제 혜택을 받는 업체들은 그리 많지 않다"며 "여기에다 약가제도 개편, 품질관리 강화 등 규제는 나날이 늘어 앞으로 3~5년 사이 무너지는 업체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상황을 설명했다.

'인보사 사태'가 대표적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에 들어간 주성분 중 하나에 허가사항과 다른 세포가 혼입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잘못된 성분이 들어간 사실을 15년 동안 몰랐던 코오롱생명과학에게 1차 책임이 있지만 식약처 의약품 관리 시스템 역시 도마에 올랐다.

비난의 화살이 두 주체 모두에게 향하자 식약처는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리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사후약방문식 대책을 내놨다.

세포 채취부터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허가 시 개발에 사용된 모든 세포에 대해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의무화하고, 중요한 검증요소는 식약처가 별도로 교차 검증을 진행해 세포 동일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사후관리도 강화해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장기추적조사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전자치료제의 경우 임상 1상 참가자들에 대해 5년간 장기추적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제품 허가 과정도 선진국 수준으로 엄격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특히 인보사 사태는 규제 부재로 인해 발생한 게 아니라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발생한 사건인데 문제 원인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땜질식 규제만 계속 늘어나니 부담과 책임은 업체들 몫이라는 지적이다.

발사르탄 사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 난립을 막는다는 명목 아래 약가제도를 개편했다. 공동생동 규제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약가제도가 품질 향상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입으로는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외치지만 일관성 없는 책임 회피식 규제로 업체들을 옥죄는 조치를 멈춰야 한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정서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제약·바이오산업의 규제는 필수불가결하다. 그렇지만 면피성으로 늘어나는 규제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중요 국책 과제 중 하나인 바이오산업이 성장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럽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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